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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201] 콘서트 프리뷰: 김아름 피아노 독주회 * 코로나19확산방지를 위해 공연이 취소되었습니다.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3.04 08:54
  • 수정 2020.03.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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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국내 공연계는 '코로나19공포' 직격탄을 맞았다.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제 사람이 모이는 자체가 금지되고 상호 간의 경계만 높아지고 있다. 음악회를 앞두고 몇 달간 열심히 준비했는데 코로나19가 쓰나미처럼 덮치는 바람에 오시는 관객도 걱정이요, 객석에 몇 분만 앉아있다고 하더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해야 하는 게 음악인의 숙명이긴 하지만 속이 많이 상한다. 사상 초유의 천재지변 사태에 우리가 봉착해 있는 와중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중한 음악회가 열린다. 3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최되는 피아니스트 김아름 독주회다.

현대문화기획(대표 최영선)에서 주관하는 피아니스트 김아름 독주회 포스터
현대문화기획(대표 최영선)에서 주관하는 피아니스트 김아름 독주회 포스터

이런 와중에 무슨 음악회냐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힘든 때일수록 사람들은 영육 간에 치료받길 원한다. 그게 바로 예술이 필요한 이유다.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양대축으로 하는 제목만 들어도 벨 에포크(belle époque)시대의 화려함과 멋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고급스런 콘서트다.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 아름다운 시절'이란 뜻의 벨 에포크는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 전까지 유럽에서의 평화와 번영을 누린 시기로 일반적으로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일컫는다. 파리의 에펠탑, 첫 번째 지하철 노선의 개통 등 낙천적인 사회 분위기와 활력이 넘치던 시절, 그래서 화려함과 사치가 극에 달한,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가 바로 이 시대의 산물이다. 오스트리아 왈츠를 좋아했던 라벨이 자신만의 양식으로 소화해서 감각적이면서도 프랑스 에스프리가 넘실거리는, 지극히 정교하면서도 치밀한 수법과 날카로운 감각이 제목만큼 고귀(novel)하고 센티멘털(Sentimetale)하게 만들어진 7개의 왈츠와 에필로그로 구성된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는 라벨의 다른 거대한 왈츠곡인 <라 발스>와 더불어 넘치는 세련미로 침체된 시국에 색채와 생동을 선사할 것이다.

SW아트컴퍼니와 미디어피아(대표 김문영)의 후원으로 3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김아름 피아노 독주회
SW아트컴퍼니와 미디어피아(대표 김문영)의 후원으로 3월 14일 토요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김아름 피아노 독주회

선화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독일의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최고 점수로, 동 대학교의 최고연주자 과정을 만장일치로 졸업하고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의 성악 반주과 석사과정까지 이수한 김아름이기에 독일, 그것도 피아노와 성악에 가장 밀착된 작곡가인 슈베르트와 슈만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아름 독주회의 피날레 곡은 바로 로베르트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이다. 쇼팽에게 헌정된 이 곡은 호프만의 소설에 나오는 가공의 지휘자로부터 영감을 얻은 제목이지만 거기에 국한하지 않고 슈만의 연인이었던 사랑의 대상, 클라라와 클라라에 대한 상념 등을 자유롭게 펼쳐내면서 크라이슬레이나아라는 낭만시대 환상의 인물에 슈만 자신의 모습을 오버랩하고 있다. 총 8곡으로 이루어진 <크라이슬레리아나>는 연주 시간만 해도 30분에 육박하는 대곡이다. 곡들을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어 각 악장이 하나의 매듭과 동시에 다음 악장으로의 연결을 한다. 개별적인 곡들이지만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로 유기적으로 이어져있다. 30분간 그냥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슈만의 내적 심리와 심경 여러 단상들을 상상력을 가지고 따라가면 어느새 종착지에 도달해 있으며 곡도 살며시 마치 일장춘몽과 같이 사라진다.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과 추억인 벨 에포크 시대의 치장과 환희에 낭만 시대의 격정과 거칠 것 없는 감정의 분출로 지금처럼 의기소침해 있고 활력이 사라진 상황에 잠시나마 음악으로 위안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예술이 세상을 구할 순 없다. 하지만 예술은 세상을 치료하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이럴 때일수록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었고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치유제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이라도 듣고 싶은 게 순진무구한 인간들의 심리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은 어서 빨리 이 재난이 지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여 소중한 하루를 다시 만끽하는 거다. 기다려진다. 3월 14일의 김아름 독주회가. 그때는 지금과는 다르게 모두 소중했던 일상으로 돌아가 있으리... 그래서 따스한 봄햇살 내리쬐는 3월의 토요일 오후에 기쁨과 긍정의 에너지로 발걸음으로 내딛으리.

Areum Kim Piano Recital

김아름 피아노 독주회

2020년 3월 14일(토)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주관 현대문화기획

후원 SW아트컴퍼니, 미디어피아, 선화예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동문회

예매처 세종문화티켓 인터파크티켓 옥션티켓 예스24공연 하나티켓

공연문의 02 2266 1307 / 전석 20,000원

​[프로그램]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6 Variations in F major on "Salve tu, Domine" (from "I filosofi immaginari") by Giovanni Paisiello KV. 398

Maurice Ravel (1875-1937)

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 M. 61 (1911)

Einojuhani Rautavaara (1928–2016)

Etudes Op. 42 (1969)

Robert Schumann (1810-1856)

Kreisleriana, Op. 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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