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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199] 코로나 vs 모차르트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3.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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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시향의 연주회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를 실황으로 듣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연주도 훌륭하였지만 무엇보다 곡 자체가 발랄하고 명랑했으며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다. 모차르트 전에 연주한 음침하고 괴기스러운 현대음악과의 극명한 대비 때문인지는 몰라도 안 그래도 요즘 코로나19때문에 움츠러든 기운이 생동감 있게 북돋아 졌으며 듣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기뻤다. 이게 바로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일까?

모차르트 효과를 홍보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에라토에서 1990년대에 나온 음반 커버

'모차르트 효과'란 소리와 음악을 통해 인간이 타고난 청각능력을 계발해 인간의 건강, 행복, 창조성을 북돋우고 학습효과가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를 좋아져 태교와 육아,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특히 좋다는 가설이다. 1990년대 이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슈로미국의 첼리스트 출신의 여류 심리학자인 프란세스 로셔 박사를 비롯한 몇몇 사람이 맨 처음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시작됐다. 로셔 박사는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K.448>을 듣고 난 학생 집단이 공간추리력 테스트에서 다른 집단보다 월등히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고 논거를 대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여기서 모차르트 효과에 대한 신빙성과 과학적 이론 배경 등을 논할 의도는 없다. 과학적 임상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실험군과 대조군의 비교과 필수인데 단 기간에 어떤 조건으로 어떤 사람들을 선발해 그룹을 나누어 비교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확실한 건 모차르트, 아니 더 나아가 클래식(고전음악)은 밝고 긍정적이라는 거다. 특히나 모차르트 음악이 경쾌하고 산뜻하며 순수하다. 그건 과학적 결과물이 아니라 음악 감상의 느낌이다. 왜 그런지 연유를 찾는 건 음악, 예술의 속성에서 벗어나고 부질없는 행위다.

현 시국에 가장 스트레스 받고 움츠러들게 하는 건 '감염 공포'다. 언제 내게도 이런 불행이 닥칠지 주변에 누가 바이러스 유포자인지 몰라 사람 만나는 게 두렵다.힘든 때일수록 사람들은 영육 간에 치료받길 원한다. 그게 바로 예술이 필요한 이유다. 예술이 세상을 구할 순 없다. 하지만 예술은 세상을 치료하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이럴 때일수록 위로받고 거짓 뉴스라도 코로나가 종식되었고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치유제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이라도 듣고 싶은 게 순진무구한 인간들의 심리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은 어서 빨리 이 재난이 지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여 소중한 하루를 다시 만끽하는 거다. 그러고 보니 모차르트 이펙트는 종교와도 같다. 역사상 최고의 음악천재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우리 자식들도 머리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부모들의 심리를 자극한 모차르트 효과처럼 혹세무민의 이단집단이 판을 칠 때, 거기에 현혹되지 말고 고요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모차르트를 듣는 게 훨씬 심신의 평화와 영육 간의 안전에 도움이 될 거 같다. 뭔가에 의지하고 싶은 의타주의가 종교의 속성이라면 모차르트 효과를 믿고 머리가 좋아지고 심신이 평안해진다고 믿으면 만족의 플라세보 효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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