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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요즘 낮달

윤한로 시인
  • 입력 2020.02.24 09:15
  • 수정 2020.02.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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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낮달
   윤한로

무녀리 마음은
무녀리만 알아

,
바가지 낮달 각시랑 사는 이


좋겄네

오줌
누다 말고

물끄러미
물끄러미

 


시작 메모
나라 전체가 아픔들이 너무 크다. 코로나19로 성당에서 미사들을 봉헌하지 못하게 됐다. 대신 집에서 기도와 성경을 읽고 묵상했다. 2독서 몇 줄이 와 닿는다. 이 세상 지혜의 어리석음, 지혜롭다는 자들의 생각의 허황됨. 우리는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거꾸로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하는구나. 마을 황토 초가집을 지나다 멈춰 선다. 무너진 굴뚝 자리, 요강, 사발, 양재기, 부러진 곡괭이 자루, 뒷간, 뒤틀린 창문틀, 감나무 우듬지 무녀리 낮달까지, 우두커니 서서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나는 왜 여기 이런 것들이 좋을까, 하잘 것 없고 어리석은 것들이 좋을까. 아직도 몸을 더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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