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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92] 박태환의 재미있는 수영 이야기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2.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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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은퇴 상태인 박태환이 자신의 모교인 경기고등학교에서 수영강의로 재능기부 시간을 가졌다.

박태환이 3학년 2반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이 마치 아이돌이나 특급 연예인을 반기듯이 모교 선배를 크게 환영을 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 제가 무슨 선수출신인지 아지요? 오늘 수업은 제가 전문인 수영이론에 대해서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박태환이 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학생들 3~4명이 손을 들었다.

“저기 뒤에서 두 번째 줄....그래 너......”

“오늘 선배님을 만난다고 해서 기록들을 살펴봤는데,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같은 주요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셨더라고요, 그 가운데 선배님이 따신 가장 의미 있는 메달은 어떤 메달이에요?”

“네, 모든 메달이 다 피와 땀이 서려 있는 메달이거든요,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 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그리고 2006 도하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1500m 금메달 등 3관왕,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금메달과 100m, 200m 등 3관왕 등이 중요한 메달 들 인데, 나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메달은 역시 세계규모의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2007 멜버른 세계수영 선수권대회 400m 역전 금메달이야”

“네 저도 그때는 못 봤지만 나중에 TV에서 녹화 방송한 것을 봤는데, 350m까지 힘을 아낀 거 에요?”

앞서 박태환이 교실에 들어서자 인사를 시켰었던 반장이 자리에 앉은 채로 물었다.

“응, 그 당시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홈그라운드 호주의 수영 영웅 그랜트 해킷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밀려서 350m까지는 4위로 처져 있다가, 마지막 50m를 남겨 놓고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에 더욱 내 기억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지, 그리고 그 대회를 고비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기도 했다고 봐야해 아~참 350m까지 힘을 아낀 거냐고 물었지......맞아 마지막 50m에서 승부를 보려고 힘을 약간 세이브 했었어”

“제가 하나 더 물어봐도 되요?”

역시 반장이 다시 질문을 했다.

“오우 케이!”

“박 선배님은 주로 400m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는데, 이유가 있나요?”

“아 그거 말이 야, 자유형은 50m, 100m, 200m, 400m, 800m 그리고 1500m가 있는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6종목이 모두 벌어지지만, 올림픽에는 800m는 빠져서 5종목만 실시되지, 나는 순발력 보다는 지구력에 강점이 있어서 세계무대에서는 주로 400m에 주력했었어, 세계무대 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아시아권에서는 100m부터 1500m까지 다 도전을 했었지...... 다음 질문?”

“응 이번에는 맨 앞에서 손을 든~ 그래~ 너 말이야~ 너 으~응 그래”

박태환이 맨 앞에서 손을 든 학생을 지적했다.

“수영은 자유형 말고도 배영, 접영, 평영이 있잖아요? 왜 자유형을 하시게 되었나요?”

“아~좋은 질문인데, 수영 선수들은 대개 처음에는 자유형으로 시작을 해서 여의치 않으면 다른 형으로 바꾸지, 나는 자유형이 가장 적성에 맞아서 그대로 계속하게 된 거야”

박태환이 말을 마치자 두 번째 질문을 한 학생이 또 손을 들었다.

“응~ 그래 아직도 의문이 남았니?”

“자유형과 배영은 50m 반환점을 돌 때 멋있게 턴을 해서 한 바퀴 도는데 평영이나 접영은 왜 그렇게 하지 않나요”

“야~ 정말 예리한 질문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미국의 ‘아돌프 키에서’라는 배영 선수가 처음으로 네가 지적한 ‘플립 턴’을 시도 했어, 다이빙 경기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생각 했다지 아마, 그러니까 반환점 턴 지점에서 풀립 턴을 하면 기록이 0.4~5초 단축이 되거든, 그 이후 모든 자유형과 배영 선수들이 플립 턴을 시도하고 있어, 하지만 평영과 접영 선수들은 50m 턴 지점을 반드시 두 손을 집고 돌아야 하기 때문에 풀립 턴을 할 수가 없는 거야”

박태환이 말을 마치자 맨 뒤에 있는 학생이 번쩍 손을 들었다.

“그래~ 너는 뭐가 궁금하니”

“네, 저는 잠영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스타트대에서 출발하거나 턴을 한 후 잠영을 하게 되는데, 잠영이 물의 저항을 덜 받아서 더 빠른 것 같은데, 끝까지 그대로 잠영을 하지 왜 다시 물위로 올라오는 거예요?

“아! 그거, 지난 1998년부터 FINA라고 하는 국제수영연맹에서 머리를 기준으로 15m 이상의 잠영을 금지 시켰어, 그러니까 물밑으로 15m 이상 가면 실격이 되는 거지, 또 육상과 마찬가지로 수영은 출발반칙을 한번만 어겨도 곧바로 실격을 당해, 그러니까 모든 수영선수들은 심판장의 휘슬소리가 나오면 스타트대에 올라가야 해. 그리고 출발 신호원이 ‘Take your marks'라고 하면 총을 솔 때 까지 정지를 해야 하거든. 총을 쏘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실격을 당하는 거야”

“그럼 박 선배님, 런던 올림픽 때는 어떻게 된 거 에요?”

“아~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자유형 400m 예선이었는데, 중국인 심판위원장 웬가이 씨가 쑨양의 라이벌인 나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소문이 났었지, 내가 출발을 하기 전에 몸을 움찔 했다는 건데, 나중에 비디오 판독 결과 정상적인 동작으로 판명이 나서 결승전에 올라가서 은메달을 땄어, 정말 억울할 뻔 했었지”

“저는 사실 수영 선수입니다. 그런데 개인혼영은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순서로 하는데, 4명이 하는 계영은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선수 순서로 하는 이유가 뭐에요?”

“그건, 개인혼영은 수영의 영법 가운데 접영과 평영이 어렵고 배영과 자유형이 쉽다고 보고, 여려 운 접영을 먼저하고, 쉬운 배영 그리고 어려운 평영을 하고 마지막으로 자유형을 하도록 배치했다고 보면 돼, 계영의 경우에는 배영은 물속에서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영자가 중간에 뛰어드는 게 불가능해서 가장 먼저 실시하고, 그 다음부터 평영, 접영, 자유형으로 점점 빨라지도록 영법을 배치한 거야, 자~ 다음 질문......어! 벌써 수업시간이 다 됐네.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 되겠네”

“저요!”

이번에는 반장 혼자 다시 손을 들었다.

“그래 반장, 역시 궁금한 게 많구나, 그래 이번에는 뭐가 알고 싶니?”

“선배님과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가운데 누가 더 위대한 수영 선수라고 생각하세요?”

“비교 할 수 가 없지, 나는 400m가 전문인 장거리 선수이고, 펠프스는 200m가 주 종목이야”

학생일동 ; (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네)!?!

마이클 펠프스 모습(사진= 연합뉴스).
마이클 펠프스 모습(사진= 연합뉴스).

 

P.S 마이클 펠프스

모든 종목을 통틀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맨이다.

마이클 펠프스는 올림픽에서만 23개의 금메달을 땄고,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2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8개의 금메달을 따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포함해서 한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을 딴 2007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7개의 금메달을 따서 그 때까지 한 대회 최다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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