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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중국 미디어를 통해 본 정월대보름 풍경

윤교원 전문 기자
  • 입력 2020.02.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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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디어로 통치하는 국가이다. 그래서 출판, 인쇄, 신문 등은 개인이 운영하지 못하고, 국가가 운영한다. 이것이 중국 미디어의 핵심이고, 중국 미디어는 결국 중국이다. 대륙에 무언가를 하려면 이 특성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2월 8일 저녁, 중국 중앙라디오TV총국(CMG, China Media Group)에서 준비한 <2020년 위안샤오지에(元宵节) 특별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위안샤오지에란 정월대보름을 뜻하는 중국말이다. 위안샤오지에 특별 프로그램은 춘절(설날) 특별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위안샤오지에 특별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시간적으로나 다른 여러 방면으로 많이 축소되어 진행되었으며,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취소되었고, 시 낭송과 주제곡, 전염병 발병상황 관련 영상, 생방송 연동 등 형식으로 많은 부분이 대체되었다.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사진제공=央视网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사진제공=央视网

올해 2월 8일(토요일)은 음력 정월 대보름, 위안샤오지에(元宵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엄격히 통제하고자 여러 지역에서, 아니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위안샤오지에 다양한 활동 및 모임 등이 연이어 취소하였다. 과거 친지를 방문하고 가족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집에서 위안샤오지에 격리된채 지내야만 했다. 올해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 과거의 다른 때와 다르기는 하지만 단란한 모임을 바라고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베이징에서 근무한지 올해로 3년째 되는 어느 직장인, 출근을 위해 지난 1월 31일 베이징으로 복귀하여 베이징에 복귀하였으며 2주 동안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올해 위안샤오지에는 집에서 요리 몇가지를 해놓고 TV를 보면서 보냅니다. 탕위안(湯圓, 중국인의 정월대보름 음식)은 당연히 먹어야죠. 올해 위안샤오지에는 여느 해와 많이 다릅니다. 전국이 전염병과 싸우고 있어 집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식구들과 영상통화를 할겁니다. 가족들 생각도 나지만 걱정도 됩니다."

고향을 떠나 와서 베이징에서 홀로 직장 생활을 하는 어느 젊은이의 고백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위안샤오지에 특별 프로그램을 보면서 고향의 가족들과 친지들을 생각하면서 보낸다.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화면에는 의료진들이 우한으로 달려가기 위한 신청서 내용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央视网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화면에는 의료진들이 우한으로 달려가기 위한 신청서 내용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央视网

이번 특별 프로그램은 전염병과의 방역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비롯한 다양한 역행자(逆行者)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방역 인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따뜻함과 사랑, 축복, 그리고 무엇보다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또 승리해야만 하는 자신감을 14억 전 중국 인민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원래는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전염병과의 전쟁이 수행되는 아주 특수한 시기이기 때문에 실재 방송 현장에는 관중이 없었다. 시청자들은 “비록 관중석이 비어 있지만 우리가 있고 14억 인민이 있다”라는 댓글을 남기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환호를 대신하였고, 또한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호평을 받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모든 중국인 화이팅! 내일은 더욱 좋아 질 것이다!”라는 문구로 게시판을 도배했다.

여전히 전염병과의 전쟁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84세 고령의 중난산(鐘南山)원사와 루게릭병을 앓고 있지만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는 장딩위(張定宇) 우한진인탄병원(武漢金銀潭醫院) 원장, “가장 아름다운 의사” 류리(劉麗), 일반 환경미화원 위안자오원(袁兆文), 순직한 리원량(李文亮), 송잉지에(宋英傑)의사 등의 이야기는 수 많은 시청자들을 울게 만들었다.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화면에는 84세의 고령으로 중국 SARS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샨 원사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央视网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화면에는 84세의 고령으로 중국 SARS의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샨 원사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央视网

이번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각지로부터 우한을 지원하는 과정과 장면들, 즉 트럭 가득히 전국 각지의 농작물을 싣고 밤을 세워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과 의사와 간호사들이 서명한 “출원서”등 내용들이 전해지면서 아름다운 역행자(逆行者)들의 모습에 또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런 소박하지만 위대한 스토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것이 바로 중국 정신이다”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다양한 가수들이 다양한 곡들을 불렀고, 시청자들은 함께 호응했다. 노래들은 하나같이 이 어려운 시기를 국가와 중화민족을 위하여 이 어렵고 곤란한 전염병과의 전쟁 시기에 애국과 애족을 함양시키며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유명 작사자인 송칭송(宋青松), 작곡가 왕베이(王备), 청년가수 바이원(柏文), 탕페이(汤非) 등은 이번 역행자(逆行者) 대열에 올라선 의료진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你有多美(너는 아름답다)>라는 곡을 새롭게 녹음하여 뤼웨이(吕薇), 류흐어강(刘和刚), 왕리(王莉)와 함께 열창을 했다.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와 화면의 의료진이 클로즈업 되면서 이를 시청하는 중국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장면이다. 사진제공=央视网
정월대보름 특별 프로그램을 CCTV종합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와 화면의 의료진이 클로즈업 되면서 이를 시청하는 중국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장면이다. 사진제공=央视网

그 가사의 일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날 밤, 나에게 병이 닥쳐 왔을 때, 당신은 당신의 안위를 팽개치고, 나에게 달려왔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당신은 나를 데려갔었지”라는 의미의 내용으로 구절구절마다 흰 옷 입은 천사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깊이 담겨 있고, 듣는 이들로 하여금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게 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한국의 정월대보름 풍경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중국의 문화이고, 중국의 방식이다. 비바람이 지나면 반드시 무지개가 뜬다. 전염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전 인민들과 함께 극복하자는 의미가 반영된 프로그램이었다. 

중국은 미디어로 통치하는 국가이다. 그래서 출판, 인쇄, 신문 등은 개인이 운영하지 못하고, 국가가 운영한다. 이것이 중국 미디어의 핵심이고, 중국 미디어는 결국 중국이다. 대륙에 무언가를 하려면 이 특성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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