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83] 노 사이드 정신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1.28 14:02
  • 수정 2020.01.30 14: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 저거 보려고 ‘탄핵의 강’ 못 보게 한 거였어?”

“드라마는 재방송으로 보면 되잖아, 그리고 뻔~하 잖어....... 결국 탄핵의 강 넘을 거잖아......암튼~ 지금 저거 꼭 봐야 돼”

영일은 인천 남동 아시아드 럭비전용 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과 홍콩의 7인제 럭비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최종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는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당신~ 남편이 럭비 선수 출신인 것 잘 알잖아”

“부상당한 이후 럭비의 ‘럭 자’도 언급하지 말라며”

경신이 영일의 무릎에 약 10cm 크기의 수술 자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역전이야 역전, 장용흥 선수가 연장전에서 역전 트라이를 했다고, 용흥이~ 재 일본에서 뛰는 앤데”

“그럼 우리가 이긴 거야!”

“응, 12대7로 뒤 집었어”

“그럼 극장 골이네”

“극장 골이 뭐야, ‘극장 트라이’라고 해야지”

“럭비는 그래서 재미없어, 다른 종목은 다 골인데, 트라이가 뭐야, 트라이가 5점 인가보지? 그런데 아까 골대위에 H자 사이로 차 넣던데 그것도 점수를 주는 건가?”

“응~ 그래 럭비는 상대팀 앤드라인에 볼을 터치하면 트라이라고 해서 5점, 그리고 보너스 킥이라고 해서 트라이를 한 팀이 럭비공을 땅에 세워 H 골대를 향해 킥을 해서 H골대 사이로 통과하면 2점을 추가해서 한 번에 최대 7점을 날 수가 있어, 그리고 상대방이 심한 반칙을 했을 경우 페널티킥이 주어지고 반칙을 한 지점에서 공을 세워놓고 발로 차서 H 골대로 넘어가면 3점 을 얻을 수 있지”

“럭비공이 둥글지가 않고 고구마처럼 생겼잖아”

“맞아, 15인제, 7인제 모두 같은 공을 사용하는데, 400g 안팎의 타원형...... 쉽게 말하자면 고구마처럼 생긴 공을 앞으로 패스하면 안 되고, 반드시 옆이나 뒤로 패스하면서 전진을 해야 해”

“미식축구는 앞으로 패스 하던데”

“그게 미식축구와 럭비의 가장 큰 차이점이지, 여보! 어차피 도쿄 올림픽 때 많이 볼 테니까 내가 자세히 설명해 줄게”

“이 양반 신났네, 신 났어! 당신은 15명이 하는 럭비 했었다며 저건 7명이 하는 거네 뭐”

“내가 럭비 할 때는 7인제를 별로 하지 않았어, 그리고 이번 도쿄 올림픽에도 15인제는 없어”

“15인제가 원조 아니야?”

“그런데 15인제 럭비는 올림픽에서는 하기 힘들어, 15인제 럭비는 한 경기 뛰고 나면 2~3일이상 쉬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올림픽 기간 16일 안팎으로는 예선이나 치르고 말걸, 그래서 7인제가 올림픽에 포함되어 있는 거야”

“그럼 15인제와 7인제는 뭐가 다른 거야”

“우선 경기에 출전하는 인원이 15명과 7명으로 다르고, 경기 시간이 15인제는 전반 40분하고10분 쉬고 후반 40분 하는데, 7인제는 전반 7분하고 1분 쉬고 후반 7분하기 때문에 하루에 2~3게임도 치를 수 있어, 또 스크럼을 짤 때 15인제는 8명이 동원 되지만 7인제는 3명만 동원이 되지, 하지만 15인제나 7인제나 경기장은 똑같은 크기(100m. 70m)야”

“15인제 럭비를 보면 스크럼인가 뭔가 하면서 어깨를 대고 상대팀과 힘겨루기를 하던데?”

“아~ 럭비는 스크럼, 라인 아웃, 러크 만 알면 8할은 아는 거야, 스크럼은 반칙이 일어난 지점에서 8명의 선수(앞에 3명, 가운데 4명 뒤에 1명)이 힘겨루기를 하면 공격권을 가진 팀의 선수가 공을 가운데로 던지면 다리로 긁어내서 볼을 소유하는 건데 아무래도 자기 팀 선수의 발밑으로 공을 던져 넣게 마련이지, 15명 가운데 8명은 그 팀의 포드이고, 나머지 7명이 백스야 포드도 록, 백로우 등으로 나눠지고, 백스도 쓰리 쿼터스, 윙 등으로 나눠지지만 크게 보면 공격 8명 수비 7명이라고 보면 돼”

“라인 아웃은 또 뭐야?”

경신이 점점 더 흥미가 생기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응! 라인 아웃은 축구의 터치아웃과 똑같아, 볼이 양 옆으로 나가면 각 팀 2명 이상의 선수가 수직으로 나란히 서게 되거든, 그 사이로 공을 던져 넣는 건데 아무래도 자기 팀 선수와 사인을 해서 공을 잡도록 던지게 되지...... 또 하나 뭐라고 했지?”

“러크!”

“아~ 러크! 러크는 공을 갖고 있는 선수가 상대팀 선수의 태클에 쓰러져서 공이 땅에 닿을 경우 공격권을 유지하는 방법이야. 공을 가진 선수는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는 공을 빼앗기 위해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것을 말하지......또 럭비의 가장 큰 특징은 심판의 말에 절대 복종한다는 거고, 노 사이드 정인이야”

“심판의 말에 절대 복종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노 사이드 또 정신은 뭐야?”

“응~ 럭비 심판들은 경기가 끝날 때 ‘노 사이드’ 라고 말해, 그러니까 노사이드(No side)는 경기가 끝나면서 네 편 내 편 없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야, 그래서 럭비경기장에는 샤워장도 하나밖에 없어, 함께 샤워를 하라는 거지”

“우리하고 똑같네, 아무리 부부 싸움을 하더라도 샤워는 함께 하잖아”

“맞아! 우리 부부는 그동안 ‘노사이드 정신’으로 살아온거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P.S

올림픽과 럭비

럭비(15인제)는 1924년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92년 만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다시 7인제로 등장했다. 리우올림픽에선 인구 90만 명의 섬나라 피지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럭비에서 따 내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은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일본을 비롯해서 케냐, 호주, 영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피지, 미국,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국이 출전하는데, 한국은 12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분류되지만 1~2승이 목표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