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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종이컵 시인 2

윤한로 시인
  • 입력 2020.01.16 12:00
  • 수정 2020.01.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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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시인 2
     
윤한로

늑대나 할켜 갈!
나두
오줌 쌀만큼
영혼을 울리는
그런 시
쓰고 싶다 그런데
시를 살지도 않았고
시에 죽지도 않았고
시인스레 먹고
시인스레 마시고
또 시인스레 싸지도
않았으니
, ㅠㅠ
오늘도 종이컵 벤치 위
그지 발싸개 같은 마음
한 줄이여
진즉
접었어야 했건만
구겼어야
, 묻었어야 옳았건만

 


시작 메모
구지비 누가 나더러 시를 써달라칸 건 아니잖나. 내가 시를 안 쓴다 해서 세상이 눈 하나 까딱이나 하는 건 아니잖나. 여기저기 시인으로 등단한 제자들 소식과 인사가 들린다. 세상 다 가진 것 같지만, 이제 그네들도 쓰는 일 때문에 외로움과 괴로움, 후회막급 따위 훨씬 많이 겪을 것이다. 세상에서 시 냄새가 가장 역겨울 날이 올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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