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시인 2
윤한로
늑대나 할켜 갈!
나두
오줌 쌀만큼
영혼을 울리는
그런 시
쓰고 싶다 그런데
시를 살지도 않았고
시에 죽지도 않았고
시인스레 먹고
시인스레 마시고
또 시인스레 싸지도
않았으니, ㅠㅠ
오늘도 종이컵 벤치 위
그지 발싸개 같은 마음
한 줄이여
진즉
접었어야 했건만
구겼어야, 묻었어야 옳았건만
시작 메모
구지비 누가 나더러 시를 써달라칸 건 아니잖나. 내가 시를 안 쓴다 해서 세상이 눈 하나 까딱이나 하는 건 아니잖나. 여기저기 시인으로 등단한 제자들 소식과 인사가 들린다. 세상 다 가진 것 같지만, 이제 그네들도 쓰는 일 때문에 외로움과 괴로움, 후회막급 따위 훨씬 많이 겪을 것이다. 세상에서 시 냄새가 가장 역겨울 날이 올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