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158] 콘서트 프리뷰: 피아니스트 이주희 리사이틀
[성용원 음악통신 158] 콘서트 프리뷰: 피아니스트 이주희 리사이틀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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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과 브람스, 거기다가 20세기 초의 스크리아빈과 드뷔시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1월 19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이주희의 리사이틀이 바로 그 음악회다.

이주희 피아노 리사이틀, 1월 19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리사이틀홀
이주희 피아노 리사이틀, 1월 19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리사이틀홀

프리뷰를 쓰기 위해 그녀의 이력을 조사하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읽고 또 읽었다. 프랑스 파리 Conservatoire Municipal du XIVe arrondissement de Paris 에서Diplôme de fin d'étude course 과정을 최우수 만장일치로 졸업을 하며 음악적 재능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CNR de Boulogne-Billancourt 국립음악원으로 진학하여 수학 중 귀국... 수학 중 귀국 후????

공부하다가 중간에 한국에 왔다는 말인가? 그다음 문장은 눈을 의심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 기악과 졸업, 그럼 수학 중 귀국이라면 중학교 전의 일이란 말인가.... 일반적인 음악가들의 이력은 국내에서 대학을 마치고 유학 후 귀국 이런 식인데 예원학교 전에 귀국이라면 그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교포란 말인가 아님 중학교를 입학하기도 전의 나이에 유학을 가서 공부한 조기 중의 조기 유학생이란 뜻인가 아리송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Peabody Institute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석사 과정 졸업, Indiana University Jacobs School of Music 피아노 박사과정을 마쳤다고 하니 그녀를 만나 물어보고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더욱 며칠 앞으로 다가온 그녀의 리사이틀에 호기심이 생겼다.

피아니스트 이주희 리사이틀 프로그램
피아니스트 이주희 리사이틀 프로그램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슈만의 <유모레스크>다. 독일의 국민성에 깊이 뿌리내린 개념인 유모레스크를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 번역을 잘하면 슈만의 유모레스크가 대중화되고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하고 몰랐던 사람들이 대번에 좋아할까? 유모레스크는 기쁨과 슬픔, 격렬함과 부드러움, 안정과 불안 등의 여러 감정이 교차하거나 한데 얽힌 상태로 슈만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다. 왜? 슈만 자신이 정신병을 앓고 지극히 불안전한 정신구조로 하루에도 몇 번씩 상태가 변했으니까. 조울증과 집착, 플로레스탄와 오이제비우스의 혼합된 정신 분열의 음악이다. 사람들은 강요한다. 들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이 음악을 쉽게 전달해 주라고.... 하지만 이런 광증(狂症)에 빠진 사람의 복잡한 구조의 음악, 청자와 작품의 감정이입과 몰입에서만 올 수 있는 무한의 상상력, 여러 공간이 입체적으로 숨 가쁘게 오는 펼쳐지는 음악을 들어보고 현장에 가서 겪어 봐야 한다. 유모레스크라 하면 짧은 소품이 연상된다. 그래서 슈만도 제목 앞에 大를 붙여 <大 유모레스크>라고 명명했다. 5개 부분으로 된 20분이 넘는 대곡이다. 슈만이 헨리에테 포익테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유모레스크는 웃음보다 눈물이 가득한 작품입니다'라고 했듯이 단순한 유머가 아닌 역설적인 비꼼과 슬픔이 가득한 슈만 특유의 복합적인 감정이 용해되어 있는 작품이다.

독일인의 유모레스크라는 단어는 프랑스인은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정서적인 것과 탐닉과 재치를 적절히 융합한 유머라는 단어처럼 완전히 독일의 국민성에 아주 깊게 뿌리내린 것이나 개념에 대해서 프랑스어로 바꿀 수 없습니다.                                                                                                                                       Robert Schumann 

같은 유럽권의 이웃도 이해 못가는 걸 이역만리 생전 유럽 낭만파 기악 음악을 감상해 보지 못한 우리들이 이해하고 즐긴다고? 어불성설이다. 정작 그렇게 된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또 한 명의 지극히 독일적인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의 <6개의 피아노 소곡, 작품번호 118>의 깊은 울림과 잔잔함이 그리고 쓸쓸함과 정제된 아름다움이 필자의 고독을 위로한다. 변덕스럽고 재기 넘치면서 숨 가쁜 슈만과는 달리 과묵하며 진중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다. 인간적인 온기, 부드러움, 대담한 리듬의 브람스 후기 피아노 작품들은 언제 들어도 환영이다. 여기에 스크리아빈의 <비극적 시>와 드뷔시의 <기쁨의 섬>까지 함께한 풍성한 프로그램이다.

1월 19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음악교육신문(문의 02-549-4133)의 주최로 열리는 이주희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거장들 (Human, Humor???)를 만나보자.

PROGRAM

Mily Balakirev - Pustynja

Johannes Brahms - 6 Klavierstücke, Op.118

Alexander Scriabin - Poème tragique, Op.34

Intermission

Claude Debussy - L'Isle joyeuse

Robert Schumann - Humoreske, O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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