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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80] 김연경, 식빵투혼으로 올림픽 메달 딸까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1.15 11:23
  • 수정 2020.01.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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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태국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태국을 3대0으로 셧아웃시키고 본선 티켓을 따낸 후 “식빵투혼으로 메달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국제배구연맹).
(사진= 국제배구연맹).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배구팀은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김연경의 ‘식빵 투혼’이 팬들을 즐겁게 했었다.

당시 김연경 선수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XX’라고 혼잣말을 했고, 팬들이 입 모양으로 추정을 해서 ‘XX’가 욕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식빵’으로 바꿔 부르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줬다.

그렇다면 32살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큰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여자배구가 메달을 딸 수 있을까?

여자배구, 좋은 선수 많아

여자배구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메달(동메달)을 딴 후 44년 만에 두 번째 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세계의 여자배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시간차 공격, 이동공격, 다양한(A, B, C) 퀵 공격 그리고 서브도 강력하고 다양해졌고, 블로킹, 수비 모두 엄청난 발전을 했다.

한국 여자배구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때의 주역은 조혜정, 이순복, 유경화 선수였다.

당시 여자배구는 8개 팀이 출전, 4팀씩 A, B조로 나눠서 각조 상위 2팀이 4강에 올라 메달을 따도록 되어있었다.

(사진= 국제배구연맹).
(사진= 국제배구연맹).

한국은 한국, 구소련, 쿠바, 동독과 한 조에 속해 구소련(1968 멕시코, 1972 뮌헨올림픽 금메달)을 이기기 어렵더라도 동독과 쿠바를 모두 꺾어야 메달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구소련에 1대3으로 패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 동독을 3대2, 마지막 경기에서 쿠바를 3대2로 제압하고 2승1패 조 2위로 4강에 올라 A조 1위인 일본을 만났으나 일본에게 승산이 없다고 보고, 김한수 감독이 조혜정, 이순복 등 에이스를 모두 빼고 0대3으로 패했다. 그리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에게 3대1로 역전승을 거두고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주포 조혜정 선수는 1m64cm의 작은 키였지만 높은 점프력과 강한 스파이크로 ‘나는 작은 새’라는 별명으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여자배구에서도 특급 공격수였다. 다른 선수 가운데서도 유정혜, 정순옥, 마금자, 박미금, 백명선 등이 1m73cm로 가장 키가 컸다.

현재 한국여자배구의 주 공격수는 조혜정 선수보다 무려 28cm나 더 큰 김연경(1m92cm) 선수다. 여자배구는 처음부터 남자보다 네트 높이가 19cm(남자 2m43cm 여자 2m24cm)나 낮다.

김연경은 강력한 스파이크 외에도 서브리시브, 디그 심지어 토스까지 수준급이다.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여자배구는 레프트 김연경 외에도 미들브로커 양효진(1m90cm), 김수지(1m86cm) 등 이 있어서 높이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또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 이재영과 라이트 공격수 김희진, 박정아 그리고 세계정상급 서브를 넣고 있는 신예 강소휘 등 공격 루트가 다양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 팀의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김연경 선수에게 몰 빵(김연경 선수에게만 공격하게 하는) 배구를 지향하고, 세터에게 이재영, 김희진, 강소휘 등에게도 볼을 올려 주라고 주문을 하고 있다. 상대팀으로 볼 때 김연경 하나만 막기도 벅찬데, 이재영, 김희진 등이 다양하게 공격을 그만큼 면 수비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배구의 심장에 해당되는 주전 세터 이다영 선수의 기량도 한층 물이 올라있다.

공격형 세터 이다영

여자배구 대표 팀의 주전 세터 이다영은 공격수 이재영(1m79cm)의 쌍둥이 동생이다.

키가 1m79cm나 되기 때문에 공격형 세터로 분류된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세터 이다영(사진= 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세터 이다영(사진= 국제배구연맹).

고등학교 때 팀에서 가끔 라이트(아포짓 히터)를 봐서 그런지 찬스가 생기면 스파이크도 때린다. 그리고 블로킹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특정 공격수에게 몰 빵 시키는 게 아니라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고 있다. 키가 커서 센터들과의 속공 플레이도 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침착성이 떨어지고 분위기에 따라 기복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체육인 가족이다. 부모(1남3녀) 6명 모두 배구 육상 펜싱 등 각 종목의 국가대표급 선수출신이거나 현재 국가대표선수다.

어머니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세터로 활약했던 김경희 씨인데 당시 미녀선수로도 알려졌었다. 아버지는 육상 필드 종목에서 국가대표 생활했고 현재 익산시청 육상 감독인 이주형 씨다. 재영, 다영 자매 바로 위의 언니는 현재 호원대학교 펜싱선수 이연선이고, 막내 남동생은 남성고 배구선수(1학년, 1m86cm)로 활약 중이다.

스포츠 한국의 배구 담당 기자가 쌍둥이 자매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기자 ; 김연경 선수가 ‘식빵 투혼’으로 도쿄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고 선언했어요.

이재영 ; 우리는 ‘쌍둥이 투혼’으로 싸울까?

이다영 ; 얘는~ 무식하게 쌍둥이가 뭐니! Fighting spirits!

기자 ; 멋있네요, Fighting spirits!

이재영 ; 히힛! 얘가 영어 좀 해요. 배구 포지션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

이다영 ; 언니~ 아~아니 재영이는 레프트 즉 아웃사이트 히터이고 저는 세타에요.

기자 ; 세타는 스웨터(sweater) 고요, 배구의 세터는 영어로 Setter라고 해요.

이다영 ; 세타나! 세터나!

P.S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본선 조 편성이 확정되었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에는 총 12개 팀이 A, B 2개 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치른다.

각 조 상위 4팀이 8강에 진출, 1위와 상대 조 4위, 2위와 상대 조 3위가 준결승 진출을 놓고 크로스 토너먼트로 각각 맞붙는다.

A조의 한국(세계랭킹 9위)은 B조 보다는 비교적 순조롭다.

세르비아(3위)와 브라질(4위), 일본(7위), 도미니카공화국(10위), 케냐(공동 19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따라서 개최국 일본을 꺾어야 무난하게 8강에 오르고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조에는 세계랭킹 1위 중국과 2위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5위), 이탈리아(8위), 아르헨티나(11위), 터키(12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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