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157] 인간 같지도 않은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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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157] 인간 같지도 않은 XX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1.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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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도대체 이게 누구 입에서 나온 욕일까? 아니 욕을 하는 사람보다 먹는 사람의 정체가 더 충격적이다. 욕을 하는 이는 아주대 의료원의 유희석 원장이고 욕을 듣는 이가 바로 평소 소신 있고 강단 있는 발언과 태도로 주목을 끌었던 이국종 센터장이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가 누구인가? '아멘 만 여명' 작전 시 석해균 선장을 구해 일약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르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분인데 이런 분도 이런 상스러운 욕을 듣다니... 그리고 감히 이런 분에게 이런 막말을 퍼붓는 사람이 있다니... 해군 명예 중령이기도 한 이 센터장은 현재 두 달짜리 해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 있다.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왼쪽)과 유희석 아주대학교의료원 의료원장./사진제공=아주대

MBC는 유 전 원장이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 너?"라고 소리치고 이 교수가 무기력하게 "아닙니다.. 그런 거...."하며 말꼬리를 흐리며 대답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수년 전 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과와의 협진 문제를 두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병원장으로 재직했던 유 전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의 일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그동안 병원 측의 비협조로 중증외상환자의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 때는 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예산 20억여 원을 제대로 쓰지 않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외상센터가 정식 개원하면서 병원에 환자가 몰려 부족한 병실과 닥터헬기 운항으로 환자들의 소음 민원까지 더해져 병원 측과 갈등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유희석 원장도 의료계의 원로로서 평판이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이 역시나 나이가 지극하고 교수인 상대방에게 쌍욕을 섞어가며 악을 써서 첫 번째 놀라고, 기백 넘치던 이 원장도 우리 주변의 흔한 직장인처럼 상사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는 모습에 두 번째 놀라고, 지식인이며 병원이라는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도 시정잡배처럼 싸우는 모습에 세 번째 놀라고, 국민적 신망과 관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철저하게 이윤논리로 운영되는 병원과 이 교수님의 마이 웨이를 시기하고 제동 거는 직장동료들의 모습에 마지막으로 놀라고 있다. 그런데 그건 천민자본주의로 뼛속까지 이기심과 돈만 아는 대한민국의 기본 생리를 간과해서 그렇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낭만닥터 이사부? 기타를 든 이국종 교수의 모습이 참으로 해맑아 보인다. 음악과 예술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술이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부터 비인간적 수치 표준을 근거로 삼아 학생과 교수를 무자비하게 상품처럼 평가하고 있다. 오직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현실이다. 학교든 병원이든 어디든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든 가능성은 이차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환자가 죽어 나가게 생겼고 수술도 못 받는 형편에서 의료수가가 낮아 병원에 재정적 부담을 주는 외상환자에게 비어 있는 병실을 배당할 수 없고 병원의 이익이 외상환자의 목숨보다 앞선다는 논리다. 이번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몇 년 전 남양유업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 아모레 퍼시픽 사건 등이 연상된다.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욕을 하는 사람이나 부당하게 욕을 먹으면서 자신의 가치관보다는 먹고사는 생계를 위해 자존심을 팽개치고 모욕을 당하는 사람이 모두 억울한 인간성 상실의 시대이다.

그 놈의 돈돈돈, 출세와 오직 이윤추구, 배려와 양보가 실종된 대한민국의 민낯, 사진 갈무리 : MBC 뉴스
그 놈의 돈돈돈, 출세와 오직 이윤추구, 배려와 양보가 실종된 대한민국의 민낯, 사진 갈무리 : MBC 뉴스

극도의 이윤을 추구해야만 하는 민간병원 말고 국가에서국립으로 중앙외상 센터 엄청 큰 규모로 시원하게 새로 짓는건 어떨까? 한 곳에크게 세우기보다는 응급환자들은 시간은 다투는 환자가 대부분이니 각 지역마다 그 지역에 의료기관을 응급실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서 응급환자라도 그 지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작곡가와 음악가는 어디에 속해 있지 않고 유유자적하면서 낭만시인같이 살 수나 있지 촌각을 다투는 병원에서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것도 모자라 이런 외적인 문제로 싸우는 이국종 교수는 병원을 벗어나면 갈 데도 없다. 아니 차라리 외국을 나가는 게 본인에게는 영육 간에 편안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또 한 명의 의인을 허무하게 잃게 된다.이국종 교수가 심각하게 한국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항간에는 4월의 대선, 정계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5년전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고도 한다. 이 시대에 죽어가는 가치를 지켜가는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세상과 맞서면서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희망한다.

그걸 지키는 사람이 진정한 인간 같은 XX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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