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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 '뒤주 속 8일'을 말한다. 장편소설 '사도의 8일'

권용 전문 기자
  • 입력 2020.0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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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지 마라. 어지럽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비극적 삶을 살아간 왕족, 사도세자가 남긴 역사에 기록된 마지막 말이다.

영조의 둘째 아들로 일찌감치 왕세자로 책봉됐으나 아버지로부터의 미움, 질책과 압박을 받으며 불안속에 살아야 했다. 결국 심각한 정신질환까지 앓다가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인정받고 싶어했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갈림길에 선 인물로 표현된다. 아버지와의 관계, 당쟁의 권력 투쟁으로 자신의 설 곳을 찾지 못했던 사도세자의 '마지막 8일' 조성기 장편 역사소설로 등장했다.

뒤주에서 8일을 보냈던 사도세자와 아내 혜경궁 홍씨(헌경왕후)의 시점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쓰여졌다.

사도세자의 뒤주 속 8일, '사도의 8일'

사도는 글보다 무예에 재능을 보이는 총명함을 가졌지만 영조로 부터 미움과 질책을 받기 시작한다. 오랜 시간 정신적 압박은 사도의 기행을 불렀고 내면의 잔인함을 끌어냈다. 의대증(衣帶症·옷을 입는 행동을 어려워하는 강박증)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목을 베기도 했다.

소설 속 사도는 내관들을 칼로 죽이고 내인들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고 강제로 범하는 등의 모습을 혜경궁 홍씨의 입으로 묘사한다.

총명했던 사도는 글보다 무예에 재능을 보이면서 아버지 영조로부터 미움과 질책을 받기 시작한다. 오랜 정신적 압박은 기행을 불렀고 내면의 잔

그러나 작가는 사도를 미치광이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사도가 병을 핑계로 궁을 떠났지만 온양온천으로 거동하는 도중 백성들을 돌보는 모습을 통해 성군의 모습이 분명 존재했음을 이야기한다.

혜경궁 홍씨의 회고록 '한중록'은 이 소설이 쓰여지는데 바탕이 됐다. 사도가 죽고 뒤주형을 받자 자결하려 했으나 결국 세손인 아들 이산을 보고하기 위해 마음을 추스렸던 혜경궁의 심경과 모성의 위대함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세손 이산은 조선 부흥을 이끈 정조 대왕이 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사도세자 부부의 불행한 생애이지만 작가는 이들의 인간적 고뇌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작품은 저자가 2004년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를 발표한 후 16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조성기는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1985년 '라하트 하하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1991년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장편 '야훼의 밤', '욕망의 오감도', '우리 시대의 사랑', '왕과 개',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등의 소설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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