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155] 갤러리 탐방기: 예술이 된 악세서리, UniverS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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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155] 갤러리 탐방기: 예술이 된 악세서리, UniverShell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1.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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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0일부터 19일까지 초이스 아트 컴퍼니에서 열리는 금속공예작가 김희주의 2번째 개인전 '예술이 된 악세서리, 예술장신구 UniverShell'

예술장신구, 금속공예작가 김희주의 2번째의 개인전 '예술이 된 악세서리, 예술장신구 UniverShell' 전시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으로 1월 10일부터 19일 일요일까지 이태원 초이스 아트 컴퍼니에서 열리고 있다.국민대학교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희주 작가의 2011년 '다섯 번째 계절'에 이은 2번째 개인전이다.

이태원, 용산구청 바로 옆 골목에 있는 초이스 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김희주 작가의 2번째 전시회 UniverShell

바람은 차갑지만 화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 오후, 갤러리에 들어서자 필립 글라스의 'the Hour'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갤러리의 분위기와 구도에 적합한 배경음악 선곡이었다. 진열된 작품과 갤러리와의 연관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관람자의 플라세보 효과를 충족시킨다. 화이트 톤의 갤러리, 모던한 구조에 울리는 미니멀리즘 음악은 환산 불가능한 미지의 신비감을 조성했다. 목걸이와 브로치로 구성된 약 20점의 바디 오너먼트(Body Ornament)가 1,2층에 걸쳐 걸려있었다.

금속공예작가 김희주, 사진 제공: 초이스 아트 컴퍼니
금속공예작가 김희주, 사진 제공: 초이스 아트 컴퍼니

UniverShell??일반적, 보편적이라는 Universal과 조개껍데기, 조가비 등을 지칭하는 Shell의 합성어로 작가인 김희주가 만들어낸 조어라고 한다.

전해주조(Electroforming)?금속의 표면을 보호하거나 복제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의 두 키워드다. 이 개념을 알고 접근하면 작가만의 독특하면서 오랜 연구기법이 숙성된 작품들에 더욱 빠질 수 있다. 진주, 산호, 나무의 나이테...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한시의 쉼도 없이 잉태되고 성장하면서 변모해 가는 자연의 조각들이다. 처음부터 그것들이 있었던 게 아니라 세월의 과정 속에 그것들이 형성되며 진주란 이름으로, 산호란 이름의 body를 가지게 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모습은 변해간다. 그건 보편적인 우주의 법칙이자 자연현상이다. 그런데 전통 금속공예 기법인 칠보와 결합한 금속 작업을 통해 Shell들은 견고해진다. 비록 전기에 의해 구동되지만 집중과 몰입이라는 수공예적(Handwerk) 장인 정신이 밑받침되어야지 껍데기가 씌워진다. 자연의 요소들이 세월의 영겁과 함께 전해주조 기법을 통해 갑옷을 입은듯 보호된다. 그러면서 작가는 생명의 창조자이자 어머니와 같은 보호자가 된다.

진주목걸이? 조개목걸이? 자연과의 접촉과 조화, 싱그러움 바다 냄새가 나는 원초적 자연 그대로의 해안가가 절로 그려진다.

자연과의 접촉과 추억의 냄새가 어려있었다. 풀, 나무, 조개 등의 형상 말고도 삶의 줄기, 뿌리와의 흡입이야말로 진정한 자연(Nature)이고 생명이자 삶이다. 원초적이다.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다. 잉태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만 그다음부터는 살아남기다. 김희주의 작업은 새로운 생명을 틔우고 꾸민다.

‘작은 조각'(Small Sculpture’)으로 불리는아기자기한 예술 장신구들이 오밀조밀하게 몰려있다. 자연을 모티브 위에서 전기 분해된 금속의 입자들이 시간에 기대어 조성된 농밀한 재질감이 결합되었다. 자연과 일상의 소재들이 생명을 틔우고 있다. 장신구를 뜻하는 Ornament가 음악 용어로는 "꾸밈음"이다. 즉 동기(Motive)나 주제(Theme)를 수식하고 꾸민다는 뜻이다. 위 장신구들이 인간의 몸에, 벽에, 진열대 위에 놓이면서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변주하는 꾸밈음이 된다.

아기자기한 작은 조각들의 오밀조밀한 배치, 자연에서 잉태되어 자기만의 Body를 가지게 되었다.

2층 가운데에 미국 칠보협회와 오레곤 주립대학에서의 강의한 에나멜 세공품들이 유리에 담겨 있었다. 사람들 손을 더 많이 타서 그런가 왠지 더 정겹고 밀착형이었다. 구입 가능한지 물어봤다. 전시를 위한 작품들은 다 가격이 매겨져 있었지만 교재로 쓰인 건 김희주의 개인 소장품일 터...

이번 전시회는 김희주 작가의 자부심과 장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세련된 감각의 접근이었다. 전통의 경계를 넘어 자신의 분야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미감을 선보이면서 자신의 작업과정, 그리고 모든 작가들의 지극히 일상적인(Universal) 그 지리한 프로세스를 자연 현상에 은유, 푸른 대양의 생명을 암시하는 상큼한 이미지의 형상으로 만든 패기 넘치고 세련된 전시회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젊음이 살아 숨 쉬어서 시원하다. 김희주 작가 자체가 자신의 장신구에 투영되는 듯 보였다.

김희주 작가는 필자의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독일 칼스루에에서 전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인근 마을 포르츠하임 조형대학에서 1학기를 교환학생으로 수학했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12년 전이니 까마득한 옛날...... 김희주의 장신품을 관람하면서 포르츠하임 오페라 극장에서의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가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맞다! 진주... 그 아리아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김희주의 장신구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한다. 불변의 자연법칙처럼 이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계절을 맞으면서 '귀에 익은 그대 음성'처럼 '몸에 익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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