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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77] ‘옵트아웃’·‘바이아웃’ 왜 아웃이 많은 거야!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1.07 10:42
  • 수정 2020.02.1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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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대표적인 2루수 기아 타이거즈 안치홍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와 FA 계약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사용되는 ‘옵트아웃’ ‘바이아웃’ 계약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안치홍과 롯데구단은 지난 6일 계약 기간 2년 최대 26억 원(계약금 14억2000만 원, 연봉총액 5억8000만 원, 옵션총액 6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년 계약이 끝나는 2022년에는 2년 최대 31억 원의 구단과 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으며, 이 조항에 따라 연장이 계약대로 실행이 될 경우 계약은 최대 4년 56억 원이 된다.

상호 계약연장은 구단과 선수가 모두 동의해야 발효되며, 구단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려면 선수(안치홍)에게 ‘바이아웃 1억 원’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안치홍과 롯데의 이번 계약을 문제가 없지만, 2년 계약으로 보고 있다. 안치홍이 만일 2년 후 국내의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그 팀과 계약 기간은 1년만 해야 한다. 다년 계약은 못한다. 대신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을 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안치홍과 롯데 계약의 구체적인 사항들

이번 안치홍과 롯데의 계약 가운데 두 가지가 국내프로야구에는 없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상호계약연장 조항 즉 ‘옵트아웃’과 ‘바이아웃’ 이다.

안치홍과 롯데는 2021시즌 종료 뒤 연장과 계약 종료를 선택할 수 있다. 우선 롯데구단이 계약 연장을 원하면 안치홍이 최종 선택을 한다. 만약 안치홍이 롯데에 남는다고 결정하면, 2년간 최대 31억 원을 받게 되고, 계약 종료를 선택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KBO 리그가 정한 ‘FA 재취득 기준’은 4년이지만 안치홍은 2년 뒤에 다시 자유로운 신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KBO가 FA 재취득 기준을 4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안치홍이 롯데를 떠난다면 ‘보류선수 명단 제외’의 방법을 택하게 된다. 만약 안치홍의 가치가 2년 뒤 급격하게 상승하면, 안치홍은 KBO가 정한 FA 보상조건에도 구애받지 않고 더 좋은 조건으로 롯데가 아닌 다른 구단과 2년 연장 계약할 수 있다.

만약 2년 뒤 롯데가 안치홍을 잡지 않는다고 결정을 내린다면 롯데는 안치홍에게 바이아웃 금액을 줘야 한다. 반대로 롯데가 안치홍을 잡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음에도 안치홍이 타 팀으로 이적한다면 롯데가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는 사라진다.

안치홍은 국내 프로야구 정상급 2루수

국내 프로리그에는 유난히 뛰어난 2루수들이 많다. 국가대표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박민우(NC 다이노스)를 비롯해서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키움 히어로즈), 그리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정은원(한화 이글스) 등이다. 안치홍은 2009년 2차 1라운드로 기아 타이거즈 팀에 입단한 뒤 2019년까지 10시즌 동안 1124경기에서 타율 0.300, 홈런 100개, 타점 586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허리부상 때문에 2019년은 부진했다. 겨우 105경기에 출전(0.315) 5홈런 4도루에 그쳤다.

안치홍은 기아 타이거즈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 유격수 김선빈 선수와 리그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을 했고, 두 번(2009년과 2017년)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어 옵트아웃 제도는 잘만 운용 되면 선수나 구단이나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제도다.

옵트아웃은 기본적으로 장기계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개인(선수나 코칭스텝진)은 자신의 시장가치가 높아졌을 때 기존 계약을 해제하고 현재 자신의 시장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계약을 할 수 있으며, 구단은 계약 당사자의 시장 가치가 하락했을 때 잔여 계약 기간의 과잉지출을 줄이는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장치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선수로는 2013년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 팀에서 LA 다저스 팀으로 이적하면서 계약할 때 첫 5년 동안 총 750이닝 이상을 소화할 경우 6년 차에 ‘옵트아웃’ 선언이 가능한 조건으로 총 6년 계약을 체결했었다. 그러나 그 옵션은 류현진이 어깨 부상 때문에 2시즌 간 재활기간을 가지며 실행되지는 않았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구단과 7년 계약 중 5년차에 접어들면서 ‘옵트아웃’ 옵션이 달려 있었고, 커쇼의 ‘옵트아웃’ 실행에 맞춰서 다저스 구단이 3년간 9300만 달러에 재계약을 해줬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스포츠 부산’ 기자가 안치홍에게 전화 인터뷰를 했다.

스포츠 부산 ; 이제 우리 롯데 팀에서 뛰게 되었다 소감은?

안치홍 ; 솔직히 아직 ‘우리롯데’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 롯데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스포츠 부산 ; 아버지가 수학학원 원장 출신이라 그런지, 계산에 밝다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안치홍 ; 신인시절 부터 1안타 및 1도루 시 돈으로 환산하여 적립하는 기부활동을 하고 있고, 경찰청에 있을 때도 월급을 모아 200만 원을 기부 했었다. 그리고 매년 모교인 서울고 야구후배들에게 배트를 지원해 주고 있다. 계산에 밝다니.......

스포츠 부산 ; 아~ 그런 계산이 아니라~ 투수와 수 싸움 같은 거......

안치홍 ; 그건 그렇지만......

P.S

장기기증과 옵트아웃, 옵트인 제도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장기이식 제도와 관련하여 장기기증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한 제도적 관점을 Opt-out과 Opt-in으로 나눌 수 있다.

‘Opt-out 제도‘는 장기기증에 대한 명시적인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장기기증에 대한 여부를 밝히지 않은 사람까지 모두 포괄하여 장기기증에 대한 잠재적 동의자로 추정해 사망 후에 장기 적출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이다.

그와 반대로 ‘Opt-in 제도’는 별도로 장기기증에 대한 동의의사를 밝힌 사람을 장기기증에 대한 기증 동의자로 보고 그 외의 사람은 사망 후에 장기 기증을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Opt-out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Opt-in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계약 기간 도중에 그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P.S

바이아웃 제도(최소 이적료 제도)

‘바이아웃(buyout)’은 금융 분야에서 기업의 소유 지분이 주식의 다수 지분을 취득하는 투자 거래(인수) 뜻하는 말로, 흔히 스포츠(특히 프로축구)에서 쓰이는 바이아웃은 본래 인수 조항(buyout clause)이라는 뜻이다. 프로축구에서 바이아웃은 선수와 소속 구단이 계약을 맺을 때 일정한 금액을 정해 놓고, 이 금액 이상을 제시한 타 구단은 소속 구단과의 협의 없이도 바로 선수와 협상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 조항이다.

바이아웃 금액 이상을 제시한 타 구단은 소속 구단과 계약이 남아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다만 구단과의 합의와 관계없이 선수가 이적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토트넘이 손흥민 선수의 바이아웃 금액을 1500억 원에 묶어 둘 경우, 다른 팀에서 손흥민 선수에게 1500억 1만 원의 이적료를 제시할 경우 손흥민은 그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1499억9999만 원을 제시하면 손흥민은 그 구단과 협상을 하면 안 된다.

따라서 바이아웃 금액에 따라 그 구단이 선수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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