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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149] 콘서트 프리뷰: 2020 서울시향 카바코스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1.06 09:16
  • 수정 2020.01.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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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9 (목) 오후 08시 00분 롯데콘서트홀

2020년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다.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많은 작곡가가 연상되겠지만 딱하고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을 한 명 뽑자면 아마 베토벤일 것이다. 베토벤이 가진 절대적 권위와 위엄은 작곡가 집단이나 악파 혹은 하나의 사조라는 커다란 전체의 일원을 뛰어넘어 예외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베토벤 못지않게 고귀한 다른 작곡가들을 제치고 홀로 숭고한 분위기에 둘러싸여 '악성'이라 추존되었다. 그런 베토벤을 서울시향이 1년에 걸쳐 다루면서 베토벤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고 하는데 그 첫 곡으로 지난해 9월에도 서울시향이 선정한 올해의 음악가(2019년)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연주했던 바이올린협주곡이다.

1월9일 목요일 서울시향의 카바코스의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공식 포스터
1월9일 목요일 서울시향의 카바코스의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공식 포스터

서울시향의 시즌 개막 공연을 위해 서울시향 수석 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함께 한다. 1967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소니 클래시컬 아티스트로서 본인이 직접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며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녹음, 2019년 10월에 출시할 정도로 베토벤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지난번의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비교 감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더군다나 요요마, 에마뉘엘 액스와 함께 미국 카네기홀에서 베토벤의 삼중주와 소나타까지 연주했다고 하니 서울시향이 선택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의 베토벤 연주자로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향과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하는 그리스 출신의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서울시향과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하는 그리스 출신의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사실 개인적으로 더욱 구미가 당기는 프로그램은 2부의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집>이다. 넘실거리는 도나우의 물결, 자유로운 유랑의 기운이 서려있는 보헤미안의 향기, 지그시 눈 감고 상상만 해도 황홀한 로맨틱한 프라하의 노을과 야경이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집에 오로시 배어있다. 평소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에 감탄하고 자극을 받았던 드보르자크가 슬라브 민족 음악에 관심을 갖고 보헤미아와 발칸 일대에 흩어져 있던 민속 무곡을 수집하여 민족 향토정서를 표출한 <슬라브 무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과 더불어 어느 나라, 어느 민족, 심지어 아시아 대륙의 가장 끝 한반도의 한민족까지 즐기는 서정적인 민족음악의 정화(精華)이다. 가정음악 용도로, 당시 유행했던 하나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 같이 연주하는 연탄곡으로 먼저 작곡되어 인기를 끌자 작곡가 본인, 또는 다른 사람에 의해 다양한 편성으로 편곡되면서 번져갔다. (이날 연주되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집 1권&2권 모두 작곡가 본인의 관현악 편곡이다.)

각 민족의 민요를 그대로 차용하던가 아님 민족 선율에 기반한 친숙한 멜로디와 악풍, 춤을 추는 목적보다 연주의 유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능, 5분 내외의 짧지만 개성 넘치는 각각의 무곡, 그중에서 2권 Op.72-2, 전체 18곡 중 10번 e-minor Allegretto grazioso를 첨부한다. 폴란드의 마주르카 리듬에 멜랑꼴리한 선율, 애수 있고 감미로운 선율로 바이올린 독주곡으로도 인기 있는 이 곡을 원곡 그대로 역시 슬라브족의 후예인 부니아티쉬빌리 자매의 four Hands version으로 소개한다. 이런 피아노곡이 어떻게 오케스트라로 다가올지 궁금하지 않은가?

1월 9일 목요일 새해의 시작, 밝아오는 여명처럼 롯데콘서트홀에서 드보르자크와 보헤미안 도나우의 물결을 온몸으로 맞아보라. 1월 9일까지 참기 힘든가? 그럼 영화 <밀정>을 먼저 관람해보길 권한다. 서울시향도 더불어 만날 수 있다.

서울시향과 드보르자크의 슬라브무곡을 먼저 만날 수 있는 영화 '밀정'의 포스터
서울시향과 드보르자크의 슬라브무곡을 먼저 만날 수 있는 영화 '밀정'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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