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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139] 드론의 미래? 예술에게 길을 묻다.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12.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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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론진흥원(이사장 곽재우)이 12월 22일 서울시 더클래식500 그랜드볼룸에서 '드론 산업 발전에 대한 워크숍 & 송년회'를 개최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처하고 드론산업을 교육과 방송, 영상 등으로 보다 활성하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싱가포르나 두바이에서 사람이 타는 드론택시가 나올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가고, 새로운 직업군도 생기고 있다라고 드론의 발전상을 설명하면서 드론 산업을 교육과 방송, 영상 등으로 보다 활성화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소방청이나 산림청, 해경 등 공공기관에서 드론 전문가 채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렇게 양성된 인력들이 해외에 전문가로 파견될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니 한국드론진흥권은 해외로 진출하는 전초부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사말을 전하는 곽재우 이사장(사진= 한국드론진흥원).

현재의 택시나 핸드폰 같은 필수품이 될 미래의 드론에 예술, 음악이 연결된다니 뜬금없는 발상이라 치부될지 모르나 드론이야말로 예술 분야의 새로운 먹거리이자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독일의 작곡가 칼 하인즈 슈톡하우젠(Karl Heinz Stockhausen(1928~2007)은 1993년에 <헬리콥터 4중주>를 작곡하여 2012년 영국의 버밍엄에서 초연하였다. 각각의 연주자들이 4개의 헬리콥터에 나눠 탑승한 후 헤드폰으로 타인의 연주를 들으면서 공중에서 자신의 파트를 연주하고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게 핵심이다. 공간음악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이 곡은 높은 창공에서 연주하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지상으로 전송되며 대형 오디오와 시청각 장비를 통해 지상에서 관객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헬리콥터 프로펠러의 소음이 마치 미니멀음악의 고정되고 지속된 리듬처럼 연주와 어우러지면서 음악 창작의 범위를 시간과 공간으로까지 확대하였다.

드론으로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작업은 뮤직비디오 촬영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영상은 미국 락 밴드인 'OK GO'가 2014년 10월에 발표한 뮤직비디오 'I won't let you down'으로서 밴드 멤버와 2000여명의 무용수가 함께 일본 지하 현에서 드론을 통해 촬영되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이틀 만에 600만 건 이상의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하니 드론을 통해 이슈몰이가 되어 수익이 창출된 좋은 경우다.

드론을 이용한 사업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의 에어쇼 같은 드론쇼를 쉽게 연상하겠지만 그건 하나의 일례에 불과하고 무궁무진하다. 여기서 잠깐! 드론이 음악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는 걸 아는가? 곡의 진행과 관계없이 낮은 성부에서 계속 지속되는 음이나 화음을 <드론>이라고 한다. 유럽 여러 나라의 기악·성악· 민속음악에서 널리 쓰였으며 특히 발칸 반도에서 애용되었다. 페달 포인트라고 불리며 유럽의 화성음악에서 쓰인 기법인 드론이라는 용어가 '쉬 접근하기 힘든 부분을 탐험하고 개척한다'는 의미로 음악에서의 최 저성부, 그리고 곡의 전개와는 상관없이 뿌리를 박고 울리는 음에 붙이는 뜻으로 쓰인건 아닐까 하는 비약을 해본다. 사람의 접근이 용이치 않은 미지의 세계 어디는 훨훨 날아다니면서 인간에게 더한 편의와 가능성을 제공하는 현재의 드론과 일맥상통하기도 한 개념아닌가! '혁신을 일으키고 싶다면 우선 타깃 시장을 결정하라'고 경영학 교과서에는 가르치지만 속기록이나 유언장의 대체로 만든 축음기가,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레이더와 보초의 역할로 착악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실제로는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빛을 발하고 사업 아이템으로 성공했는지는 현재의 우리는 모두 안다.

한국드론진흥원의 ‘드론 산업 발전에 대한 워크숍 & 송년회’를 개최 사진. 이날 행사에는 업계 관계자를 비롯한 학계, 산업계 등이 다수 참석해 그간의 실적을 공유하고, 향후 드론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 한국드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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