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土偶)
윤한로
푹푹,
손가락으로
눈 뚫고
코 뚫고
입 뚫고
귀 뚫고
아니야아 하며
그래애이 하며
개떡 먹던 입으로
무녀리 님 부르는 듯
노래하는
흙 악사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네
시작 메모
벌건 진흙 짓이겨 눈구멍, 콧구녁, 입과 귀 거칠고 투박스럽게 그저 푹푹 뚫었을 뿐, 그래놓곤 그게 노래하는 악사라는데, 마치 못생긴 님 부르는 듯, 아니 새 부르는 듯, 꽃 부르는 듯, 돌이나 바람 따위 부르는 듯, 뻔드레하지 않아 그 노래에 푹푹 빠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