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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글 읽어주시는 참 위인님들"

나정헌 전문기자
  • 입력 2019.12.13 17:35
  • 수정 2020.02.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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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프 견문록(003)

해 저물면 한 살을 더 하시는 어르신들 아홉분이 거주지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들을 찾아
전래동화며 세계명작 동화나 위인들의 삶을 귀여운 천사들에게 읽어주신 분들이 송년 모임을 한다며 또래인 기자를 초대하셨다.
"김 구 선생위인전"을 읽으시는 선세훈 선생
"김 구 선생위인전"을 읽으시는 선세훈 선생

새해에 여든셋 되는 선세훈 선생, 여든 여섯 되는 송영섭 님, 류제수 님(73), 주창순 님(73),    이정희 님(75) ,김경애 님(73), 이재경 님(73), 차순옥 님(70)등 아홉 분이시다. 2018년에 처음 '독서 도우미'를 시작할 때는 '독서 도우미' 란 말은 쉬웠지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소양교육에서 동화구연을 전문하는 강사가 구연법을 가르쳐주는 대로 다들 열심히 따라 하려 애를 썼지만 활동에 가보니 배운 것과는 많이 달랐다. 강사도 '독서 도우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던 게 아닌가 싶었다고 했다.

2018년 '독서도우미' 첫 활동시작준비교육- 15명중 5명은 중도 탈락.
2018년 '독서도우미' 첫 활동시작준비교육- 15명중 5명은 중도 탈락. 손유희 교육중!

동화구연을 가르쳤는데 처음 케치프레이즈는 '미취학 이동의 스마트폰 게임중독예방을 위한독서 도우미 교육' 이라 했으나 막상 활동에 나가서 이동들에게 스마트폰 게임을 하느냐고 물으니 다들 "안 해요, 게임하면 엄마 아빠한테 혼나요, 그래서 우리는 않해요"라 대답하더라 했다.어린이들은 똑똑했다. 가정에서 게임 금지교육을 단단히 시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구연 강사는 구연 시작 전 산만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대는 '손유희'가 으뜸이라며 이를 많이 연습하라 했지만 일흔 평생으로 노인들의 굳은 근육과 손으로 강사의 '손유희' 동작을 따라 하기가 쉽지 않았고 유치원 교사들이 손유희를 워낙 잘하는데 노인들의 어색하고 서툰 손유희가 되려 웃음거리가 될까 해서 쉽게 행해지지 않더라 했다. 20년을 동화구연 가로 활동했다는 그보다 20년 이상을 더 살아오시며 산전수전에 희로애락 다  겪어오신 어르신들께 '동화구연이 인생 최고가치 있는 일입니다'고 강조함이 전혀 공감되지 않더라 했다. 아마도 기관에서도 처음 시행하는 '독서 도우미 직종에 경험도 자료도 없어서 강사 선정에 착오가 있었음이라 이해했다고들 했다. 인터넷에서 '독서 도우미 활동방법'을 검색해 보아도 2018년 2월 구글에는 특별한 자료가 없었고 지자체에서 노인들이 '독서 도우미'로 봉사한다는 홍보용 사진이나 자료들 뿐이었다.고했다. 실제 활동에서 손유희할 틈이 없었던 것이 유치원, 어린이집에서는 교사들이 입회하여 어린이들이 기특할 만큼 집중을 잘하고 수업질서를 잘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 청라지구의 E 유치원 5~6세 아동들이 화장실에 갈 때는 소란하지 않으려고 한 줄로 서서까치발로 사뿐사뿐 걷는 모습에 아동들의 잘된 교육에 노인들은 감동하셨다.

숨죽여 집중하는 귀여운 천사들
숨죽여 집중하는 귀여운 천사들

유아시설에 활동이 없는 날에는 별도의 강의실에 모여 책 읽기 연습을 하고 활동경험을 나누며 토론을 하면서 아홉 어르신이 2년간을 같이 만나 협동하다 보니 정도 들고 좋은 협동이   이루어져 참 마음 편한 교류를 해오셔서 이제는 친구들 같다고 하셨다. 고령들이시지만 사시는 주거단지 안 노인정에는 나가실 생각은 없다고 했다. 노인 소리 듣기 싫으시다고.

조손(祖孫) 간에 분가 생활이 대세를 이루니 어르신들은 어린 천사들이 모두 귀여운 손주로 여겨져 더욱 정이 가고 활동 처에서 "할아버지,할머니와 같이 사는 친구들 손 들어 보세요" 물으면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두 달 계속 방문 지도하면 아동들은 어르신들께 다가와 안기기도 매달리기도 하고, 작은 상처를 보여주며 "할아버지 여기 다쳤어요." 하며 어리광을 보여 어르신들이 호~호~ 불어주며 "이제 괜찮을 거야,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지." 하면 "네 알았어요" 하고 살갑게 대한다고 했다.
오후 4시 방과 후 시간의 유치원생들을 지도하는 어르신들은 학부모가 맞벌이하는 가정의 자녀들이 대부분이라 아동들이 피곤해 보이고, 조금은 산만하고 지쳐 누워 잠이 드는 어린이들을 보면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들어 이동들을 더 잘 보살피는 노력을 한다고 했다.
송년모임에서 처음으로 9인의 점심식사
송년모임에서 처음으로 9인의 점심식사

공립유치원은 원아들이 많아 하루 30분씩 세 타임 지도에 휴게 시간 없이 다음 수업을 하니 많이 피곤하단다.  사람들이 층층 구만 층이듯 활동 담을 들어보니 유아보, 교육시설도 층층 구민 층인 것 같았다.  서구청 구립 두리 누리 어린이집, 경서 유치원 등 대부분의 활동 처에서 어르신 예우를 잘 해줘서 고마웠고, 이분들이 활동하시는 데 지장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겨주는 서구청장과 서구 노인복지관장, 복지사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꼭 써서, 전해 주십사 하셨다.

2019년에는 2.19~4.26 사이 주 2회, 회당 2시간씩 총 36시간 교육을 이수하고 5월 2일~12월 10일 사이 총 19개 유아보,교육시설을 방문해서 총 1166명, 연인원 9300명의 아동들에게 지정교재 8권 외 총 50여 권의 전래동화, 세계명작동화와 한국 위인전기를 그림 읽기, 글 읽기를 지도했다고 한다.
송년 식사후 검단중앙교회 카페에서 좌담회-커피값 저렴! 우와 2000원!
송년 식사후 검단중앙교회 카페에서 좌담회-커피값 저렴! 우와 2000원!

아홉분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니 여늬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과는 확실히 다름이 느껴져 알음알음 물어보니 모두 고학력자들이시고 지난 세월 경력들이 훌륭해서 나라 발전에 묵묵히 일만 해오신 어르신들이시다. 일제강점기 말에 태어나셨고, 광복 후 혼란, 육이오 전쟁, 사 일구, 파독광부 시절, 월남전 등의 한국 현대사의 격랑 속을 헤쳐오시며 혹독한 가난과 수 많은 생사를 보시며 묵묵히 주어진 삶에 몰두해오신 노익장 님들께서 이제는 편히 쉬셔도 되실 터인데   "놀면 뭐 하느냐?"며 부지런히"'아동 사랑'에 헌신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30년 고급 장교로 군복무하신후 전역하셨거나, 정부 부처의 공무원으로,보건직, 교직 공무원으로 사업가 등으로 일하신 분들이시라 지금 하시는 일과 참 잘 어울려 보였다. 문득 이분들이 참 애국자들이시오, '아동 사랑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위인들 글을 읽어주시는 참 위인님들'여겨졌고 "큰 바위 얼굴"이란 옛 단편소설이 떠올랐다. 큰 바위 얼굴, 큰 바위 얼굴, 마침 영암 월출산의 큰바위 얼굴을 닮아 보이는 선세훈 님이 바로 큰 바위 얼굴이시네요.                              "아름다운 어르신들 부디 만수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합니다."

영암 월출산 큰 바위얼굴을 닮아보이는 선세훈 선생을 보고 또 보았다.
영암 월출산 큰 바위얼굴을 닮아보이는 선세훈 선생을 보고 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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