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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8월의 크리스마스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2.12 08:10
  • 수정 2019.12.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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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논공행상(論功行賞)’과 ‘스토브리그’의 계절이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상 수상식이 있었고, 각 매스컴별로 자체 시상식도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 김응룡 대한소프트볼야구연맹 회장의 팔순 잔치도 마련되었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윈터리그를 통해 선수들을 사고팔고 있고, 국내 프로야구도 물 밑에서 FA선수 잡기와 트레이드 교섭이 한창이다.

한국야구위원회 KBO는 12월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고 투수, 포수, 지명타자 등 10개 포지션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을 선정했다.

그러나 시상식의 마지막,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양의지가 수상 소감을 말할 찰나,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다. 이어서 다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CG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생방송으로 시상식 중계를 하다 보니까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클린베이스볼 즉 선행을 많이 해서 사랑의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SK 박종훈 선수의 수상 장면과 소감은 중계방송을 하기 전에 해서 시청자들이 보지도 못했다.

아예 중계 프로그램에 넣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MC들의 잡담을 조금만 줄여도 되는데, KBO와 방송국 등의 너무 배려가 없었다.

올 시즌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을 받은 SK 와이번스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평소 성실하게 팬 서비스를 하기로 잘 알려졌다.

2018년부터 1승당 100만 원을 적립해 기부하는 '행복드림 캠페인'에 참여해 올 시즌 올린 8승으로 800만 원을 기부할 예정이다.박종훈은 이미 지난해 14승을 기록하며 1400만 원을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한 바 있다. 또한,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위한 '희망더하기 캠페인'에도 참여해 1이닝당 10만 원을 적립해 700만 원을 기부했었다.

‘클린 베이스볼’이라 불리는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은 1982년 원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는 없었다. 지난 1999년에 처음 수상하기 시작했다.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대리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대리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류현진 “8월에 엄청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2019 동아스포츠대상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류현진은 사회자가 2019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말에 '8월이었다. 한 달 동안 무지막지하게 맞았다'고 밝혀 참석자들에게 웃게 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 LA 다저스 선발투수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한 시즌 내내 잘한 것만은 아니었다.

한 시즌 동안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지만, 8월에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1승 3패 방어율 7.48로 부진했다. 만약 8월에 부진하지 않았다면 1점대 방어율로 게릿 콜과의 사이 영 상 경쟁에서 충분히 해 볼 만 했다.

김응룡 팔순, 사실은 얻어맞으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1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김 회장의 팔순 연에 청와대 행정관 편으로 축전과 꽃다발을 보내 “김응용 감독님의 팔순을 축하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감독님의 인생이 곧 한국야구의 역사다. 선수로서는 실업야구 최고의 거포였고 국가대표 붙박이 4번 타자였다”고 평가했다.

“제자들에게 잘못 한 게 많아서 사실은 얻어맞으러 왔다”며 농담을 던진 김응룡 감독의 말에 제자들은 “코끼리!”라고 외치며 화답을 했다.

10번 한국시리즈에 올라서 100% 우승을 차지한 김응룡 씨의 팔순 잔치의 의미는 매우 컸다.

김응룡 씨는 해태 타이거즈에서 9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9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었고,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한번 한국시리즈에 올라서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에만 진출하면 우승 확률이 100%였다.

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의 팔순잔치는 해태 삼성 감독 시절 지도했던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과 이순철 SBS 해설위원 등 제자들이 모두 뜻을 모아 마련했다.

80~90년대 해태 왕조의 주역 김성한, 유승안, 한대화, 선동열, 조계현, 이종범, 등과 2000년대 삼성에서 함께 했던 류중일, 이승엽, 마해영 등 프로야구계를 화려하게 수놓았었던 수많은 애제자가 김 감독의 팔순을 축하하며, 건강을 기원했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10일 열린 팔순 잔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10일 열린 팔순 잔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게릿 콜,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 달성

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게릿 콜은 ‘악의 제국’ 뉴욕 양키즈와 9년간 3억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뉴욕 양키즈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끌어 모아서 우승을 휩쓴다(27번 우승)고 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악의 제국’으로 불린다.

게릿 콜은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첫째 투수 부문 종전 최고액은 워싱턴 내셔널스와 재계약한 스테픈 스트라스버그의 2억4500만 달러(7년)이었는데, 콜이 7900만 달러나 경신했다.

연봉기준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의 3440만 달러가 가장 많았는데, 콜이 3600만 달러로 160만 달러가 더 많다. 그리고 투수 9년 계약기간은 역시 콜이 최장기간이다.

타자로는 필라델피아 필리즈의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3억3000만 달러로 가장 많다. 계약 기간도 13년으로 가장 길다. 그러나 브라이스 하퍼의 평균연봉은 2538만 달러로 게릿 콜 연봉(3600만 달러)의 약 70%밖에 안 된다.

게릿 콜(Texas, 연합= UPI).
게릿 콜(Texas, 연합= UPI).

게릿 콜이 9년간 3억2400만 달러에 뉴욕 양키즈와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류현진에게 야구 담당 기자가 전화를 걸었다.

야구 기자 ; 콜 소식 들었나?

류현진 ; 들었다, 그야말로 달러를 ‘콜’했다.

야구 기자 ; 표현이 그럴 듯하다, 달러를 콜하다니.

류현진 ; 내 이름도 ‘류현 콜’이라고 지을 걸 그랬다.

야구 기자 ; 스트라스버그의 7년간 2억4500만 달러에 이어서 콜의 9년간 3억2400만 달러.....어 휴~류 선수에게도 억만 달러 냄새가 난다.

류현진 ; 계약 기간이 문제일 뿐.......이제 류현억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ㅎㅎㅎ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CMS와 함께하는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CMS와 함께하는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P.S 메이저리그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

KBO의 사랑의 골든글러브상 원조 격인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은 30개 구단별로 후보를 추천, 커미셔너와 클레멘테의 부인 베라 클레멘테(지난 11월 17일 사망), 메이저리그 중계 방송사(MLB 네트워크, FOX스포츠, ESPN, TBS)와 MLB.com 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투표와 팬 투표 결과를 더해 매년 한명씩 수상자를 선정한다.

원래 1971년과 1972년에는 ‘커미셔너’ s 어워드라고 불렸다.

그러나 1972년 시즌이 끝난 후 니카라과 대지진 피해현장에 구호물자를 전하러 자신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악천후로 비행기가 추락해서 사망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이름이 붙여졌다,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면서도 도미니카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하거나 타의 모범이 되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선수에게 수여된다. 선수들은 사이 영 상이나 MVP 수상에 버금가는 영광으로 여긴다.

1971년 1회 수상자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윌리 메이스가 받았었고, 2012년에 시즌이 끝난 후 부인과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가는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받았다. 그리고 2019년 수상자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카를로스 카라스코 선수였다.

윌리 메이스는 흑인선수로 뉴욕 할렘가에 가서 어린이들과 스틱 볼을 즐겼고, 모든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친구처럼 어울렸다. 실력(660홈런, 3283안타, 12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만큼 인품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카를로스 카라스코 선수는 백혈병으로 2019년 5월 30일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투병생활을 하던 도중에도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을 방문해 위로하고 재정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카라스코는 오프 시즌 기간에는 자신의 집이 있는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매주 일요일 노숙자 500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또한 두 명의 미혼모에게 매년 1만 달러의 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퇴역 군인들을 위해 매년 5000달러를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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