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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동맹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12.1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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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진돗개 구름이와 함께 산길을 걷는다

서로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

찬바람이 불어온다

찬바람 맞으며 서로 의지하며 걷는다

걷다보면 찬바람만 있는 게 아니다

울퉁불퉁 얼어붙은 길들이 몸부림친다

불쑥불쑥 삐져나온 돌부리들이 발목을 위협한다

윙윙 우는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친다

농도 짙어진 미세먼지가 산맥을 넘어와 공격한다

아비규환 속에서 우리는 걷는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배반하지 않는다

뭐라도 하나라도 심지어 반쪽이라도 더 주려고 힘쓴다

단 한번도 서로를 싫어한 적 없다

언제나 반갑고 기쁘다

헤어졌다가 만나면 더 그렇다

우리는 동맹을 맺는다

동맹은 동맹을 괴롭히지 않는다

동맹이 동맹을 괴롭힌다면 그건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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