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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털 선생 님"

나정헌 전문기자
  • 입력 2019.12.0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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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견문록(2)

'돼지 털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장희 님

노인 사회활동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인천서구 노인복지관의 아홉 분 독서 도우미 중 "돼지 털 선생"이라 불리는 이정희 님(당 74세)의 활동을 오늘 따라가 보았다.

이분은 20년 전에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등 뒤에서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아래 한글'이 컴맹 탈출의 시작이었다.
타법은 독수리타법이지만 컴퓨터 일 하는 대는 별 지장 없더라고 했다.
처음에는 키보드를 사용하는 손가락 연습을 해보니 한 달을
 
두들겨도 늘지 않고 지루해서 포기할까 했는데 부군께서 "자판에서 글자가 어디 있는지만 알면 글자는 찍을 수 있으니 굳이 양 손가락의 운지법을 익히려고 지루한 운지법 연습을 하면 어른들은 힘들어 대부분 포기해요." 라고 했다. 남편은 교회에서 5년간 실버학교의 컴퓨터 강사를 5년이나 해서 노인들을 잘 안내한 경험이 있었다. 
 
등소평의 '흑묘백묘론’- ‘까만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다’라는 말처럼 글자만 잘 쳐넣으면 되므로 어른신들이 굳은 손갇락으로 굳이 힌든 운지법 연습에 질려 컴퓨터 익히기를 포기하게해선 안된다는 그의 가르침 주장.
등소평의 '흑묘백묘론’- ‘까만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다’라는 말처럼 글자만 잘 쳐넣으면 되므로 어른신들이 굳은 손가락으로 굳이 힘든 운지법 연습에 질려 컴퓨터 익히기를 포기하게해선 안된다는 그의 가르침 주장.

'애국가 가사'나 '주기도문', '사도신경', '찬송가 가사'는 다 외우고 있으니 눈은 자판을 보면서 양손 검지와 중지, 네 개의 손가락만으로 타자를 연습해서 자판의 글자 위치가 한순간에 들어올 때까지 '애국가', '주기도문, '사도신경', '좋아하는 찬송가' 가사를 하루에 아침,점심,저녁 식사후에 세 번,  한 번에 삼십 번씩만, 아들이 학교 간 후에 쉬는 컴퓨터로 타자 연습을 하라고 제안해서 그대로 따라 하기를 한 달쯤 노력했더니 독수리 타법이든간에 컴퓨터 만지는 게 재미있어졌어요. 그 후로 신문을 인터넷으로 보고, 메일도 보내고, 성경쓰기도하고 프로그램 사용법을 하나씩 익힌 지가 20년째라 했다. 어언 일흔둘이 넘어 ' 노인 사회활동'이란 걸 듣고 활동자를 모집한다기에 2017년에는 웹진 기자로 활동했는데.  3700여 명 활동노인들 중 컴퓨터를 다룰 줄 알아야만 기자를 하는 데  당시 다섯 분 기자중 한 분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기자직이 없어져 '독서 도우미'에 참여했다고 했다.
2018년 2월에 한 달간 독서도우미교육을 받은 후 실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나가보니
단독 반 아동들은 스무 명 내외, 합반하면 마흔 명 내외 아동들인데 A4용지 두 장
크기의 동화책을 한 손에 펼쳐 들고 구연을 해보니 동화 그림책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아동들이 집중이 잘 안 되고, 분위기가 산만해졌어요.
페이지 넘기기도 한쪽씩 정확하게 넘겨지기보다는 두 쪽이 한꺼번에 넘겨져
페이지를 맞추느라 시간이 걸리다 보니 구연이 끊겨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중대한 결함을 체험했지요.
남도 그런가, 큰 책은 없는가 싶어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독서도우미'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전부다 저와같았어요. 책을 들고 읽는 방식으로 활동하고있었습니다.
남도 그런가, 큰 책은 없는가 싶어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독서도우미'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전부다 저와같았어요. 책을 들고 읽는 방식으로 활동하고있었습니다.

"아!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미처 몰랐던 독서 도우미 활동의 이 같은 문제점을 속히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기존의 모든 동화책은 학부모와 지녀 간에 1:1 혹은 1:2로 읽어 주기용 책이라.' 20명 이상 단체 독서 도우미 수업에는 더 큰 크기의 동화책이라야 아동들이 집중을 잘할게 분명했지요. 아이들이 "자주 책이 안 보여요, 그림이 안 보여요" 했기 때문이지요.

작은 크기의 동화책으로는 글자는 아예 안 보였고 최소한 32인치 모니터 크기의 그림책이라야
아동들이 집중하기에 좋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그런 크기의 책은 없잖아요? 'A4 용지 4배크기로 출력해서 만들려고 계산해보니
책값보더 더 비싼거예요.'
저비용으로 더 크게 보여주는 방법을 찾아보자 하고는 활동 후
귀가해서 유튜브와 구글 이미지로 '독서 도우미', '독서지도'를 검색하니 전부 보통 책을
펼쳐 들고 읽어주는 동영상과 사진뿐이었고, '동화구연'을 검색하니 구연자의 얼굴만 보여주는
구연 동영상들로 실제 구연 내용인 그림을 보여주는 자료는 단 한편도 없는거얘요.
전 세계 유치원 아동 독서지도방법이 동화책을 들고 가르치는 방법이더군요.

미국, 일본, 영국, 스페인, 이태리등의 외국 구글로 검색을 해보아도 역시 보통 책을 펼쳐 들고 읽는 사진과 동영상뿐이라 참고할만한 "대형 책 만들기 아이디어"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없다고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귀여운 아이들이 책 읽기, 그림 읽기를 잘 배우도록 도와주려면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밤낮 동화책을 크게 보여주는 방법을 찾으려 궁리했더니 꿈에도 큰 그림책이 보였는데
큰 그림책 만드는 방법은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던 한날 남편에게 활동의 불편한 점을 말하고 큰 그림책 해결법을 아느냐고 물어보았어요. 남편은 20년째 영상작업으로 '개인 영상 전기'를 전문 제작하는 분이라, 얘기를 듣더니
"내일 유치원에 가시거든 교실 내 사진을 여러 방향에서 좀 찍어 오라" 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보여줬더니
"아! 여기 모니터가 있네, 선생님 책상에 모니터가 있는 걸 보니 유치원 교실에 컴퓨터가 있네요." 한다.
그의 작업실로 나를 데려가서 스마트폰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의 이 모니터 크기가 얼마만 하던가요?"하고 묻는다.
나는 남편의 듀얼 모니터를 가리키며
"이보다는 크고 내방 TV만 하던데요."라고 대답하니
남편 모니터는 32인치라 했고요. 유치원 모니터가 이보다는 크네요.
"알았어요. 할머니 교재 동화책을 전부 가져와 봐요." 했다.
교재 여덟권 동화책을 갖다 보였더니 찬찬히 살펴 보고는
"할머니, 이 동화책을 페이지마다 스캔을 좀 떠 줘요, 스캔은 잘 하잖아요.
전기영화 만들 때 할머니가 사진들 스캔해준 것처럼요.
크기는 내가 스캐너에 설정해 줄 테니 일단 스캔해서 이 폴더 안에
페이지 번호를 01, 02, 03, 으로 그림파일 이름을 정해서 저장해주세요." 했어요.
이 말을 듣고 "동영상을 만들려고요?" 물었어요.
"아니오, 지금 설명해도 모를 것이니 다 만들어서 보여줄 테니까
사용해보고 쓸만한지를 느껴 보시고 말해요." 했다.
남편은 20년 전 대기업을 퇴임하고 지난 이십 년간 홈 이벤트업을 운영하면서 자신이
20년 전에 창안,개발한 '개인 전기영화'의 제작 주문이 들어오면 일손이 모자라 제가 스캔을
전담해줬기에 스캔은 정말 자신 있었어요. 이렇게 돕다 보니 기본적인 포토샵 기술도 저절로 조금씩 익히게 되었어요.
"동화책 좌우 양쪽이 평면스캐너 안에 다 올려지지 않으면 이렇게 스캔하세요"
라고 가르쳐주길래 시키는 대로 스캔작업을 했지요.
스므 페이지면 양쪽 마흔 번을 스캔 하는 작업이라 2시간 정도 걸려 스캔을 했어요.
다음날 남편이 불러서 갔더니 "컴퓨터 바탕화면의 빨간 아이콘을 클릭해보세요"라고 해요.
그러자 화려한 그림책 표지가 '쓰윽~ 촥! 책장 넘기는 소리'와 함께 펼쳐졌어요.
"우와! 바로 이거요! 책장 넘기는 소리도 실감나고 배경음악도 있고 글자들도
휘리릭 날아서 가지런히 펼쳐지네요. 글자가 애니메이션이네요.
책도 엄청나게 크고 참 좋네요, 이거면 충분해요. 내가 읽어볼게요"하고
한 페이지씩 활동할 때 처럼 구연해보니 정날 멋진 대형 그림책이 된 것이죠.
아주 흡족했어요. 고맙습니다. " 했지요.
보통의 동화책과 디지털 큰 그림책 화면
보통의 동화책과 디지털 큰 그림책 화면비교

그 날부터 남편이 가르쳐 주는 대로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대로 열심히 따라 연습하면서  '디지털 동화책'을 한 권씩 차곡차곡 만들었지요.

맘속으로는 일흔넷인 남편이 영상 작업하느라 늘 밤새워 일하고 자기 방에서 눈뜨면
출근이요 고단해서 누우면 퇴근이라는 영상편집작업을 20년째 해오면서
개인 전기영상을 1600여 편이나 만든 분이지요.  저도 그를 도와 일하면서 전기영상용
옛 사진들 스캔을 영화 한 편당 100장 이상 씩을 스캔하면서 도왔으니 20년간 16만 장
사진들을 스캔한 셈이죠. 저도 계산해보고 놀라웠습니다. 20년 전 스캔법을 배울 때는
맘을 조리면서 조심조심 했었는대 이제와서 계산해보니 엄청난 스캔작업을 했었네요' 했다.
20년 전에 산 스캐너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고 작년에는 기념 영상제작 주문이 늘어 캐논
스캐너 한대를 더 샀다고 하더군요.
남편이 가르쳐준 대로 동화책을 찬찬히 스캔하면서 일주일에 한 권씩 만들었고 이걸로
구연 연습을 해보니 정말 편리했어요.
그 편리한 점들.
하나는 책 들던 손이 책을 않드니 자유롭고
둘은 페이지 넘기기는 엔터를 치면 간단히 넘어가고
셋은 글자들도 같은 비율로 커졌고
넷은 큰 화면에 그림도 모두 크게 보이고
다섯은 원본 그림보다 전자 책의 스캔 그림들이 더 선명하고 좋았어요.
여섯은 아이들도 불편하지않아 집중을 잘하게 해주니 30분 독서지도시간이 금새 지나갔어요.
드디어 큰 그림책으로 '독서도우미' 수업을 시작했다.
드디어 큰 그림책으로 '독서도우미' 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편리한 전자책을 동료 도우미들과 같이 활용하지못하고 저 혼자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지요. 혹시나 저작권 시비가 따를 수 있겠기에 저만 사용하는 것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고 정해진 교재 읽어주기가 끝나면 유치원에 소장한 옛 동화책들이나 저작권 시비대상이 않될 전래동화나 저작권자를 알 수 없는 오래된 옛 동화책을 골라 전자책을 만들어 유아 글 읽기 지도에 응용하고 있답니다."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아동들이 더 재미난 수업을 하도록 유튜브 동요 영상들을 골라 인터넷으로 불러내어 수업 시작 전후에 아동들과 함께 손뼉 치며 노래하니 아동들이 즐거워하는 글 읽기 시간을 잘 진행하게 됐어요. 일주일에 이틀을 활동하는 대 제가 교실에 들어가면 '돼지털 선생님'이다 하며 반갑게 맞아 주니 제 맘도 뿌듯하지요" 했다.

수업시작 전후에 동요 함께 부르기를 하니 어린이들이 좋아한답니다.
수업시작 전후에 동요 함께 부르기를 하니 어린이들이 좋아한답니다.

얘기를 들으면서 기자는 대단하신 할머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봄, 많은 연습 끝에 이 디지털 교재를 처음 사용하던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친구들! 오늘부터 할머니 선생님이 친구들이 보기 좋고, 듣기 좋게 해주려고
아주 큰 동화책을 만들어 왔어요. 여기 모니터를 보세요, 이것은 디지털 책이 얘요."
그러자 다섯 살 남자아이가 "돼지 털이요?"하고 묻는다.
순간 아이들은 와! 하! 하!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돼지 털! 돼지 털!" 하면서
'돼지 털 선생님'이라 말하고 또 웃는다. 이것으로 제 별명이 '돼지 털 선생'이 됐네요.
하면서 이정희 님이 웃으신다.
큰 그림책을 이용,지도하니 편리하고 아동들이 집중이 잘돼요. 한 부분을 따서연기를 시키고, 6~7세반은 직접 읽기를 시키기도 합니다.
큰 그림책을 이용,지도하니 편리하고 아동들이 집중이 잘돼요. 한 부분을 따서연기를 시키고, 6~7세반은 직접 읽기를 시키기도 합니다.

다음날 지금 활동 나가시는 유치원에 전화해서 원감 선생님께

"돼지 털 선생님 수업이 어떠시냐?"고 물으니
"수년간 이야기 할머니'등 여러 봉사단체에서 오셔서 수고하셨지만
'돼지 털 할머니 선생님'처럼 손수 전자책을 만들어 큰 화면으로 수업하시는 분은 없었어요
,
사실 젊은 저희들도 만들 엄두가 안나거든요. 칠순도 훨씬 넘으신 노인께서 컴퓨터를
잘 다루시고 구연해주시고 아이들과 손뼉치며 동요도 불러주시는 분은 이분 한 분 뿐이에요.
정말 첨단 할머님이세요. 어린이들도 참 좋아하고 학부모님들도 아이들 이야기 듣고 부모님들도 좋아하시면서 참관하러 오시겠다고 통신노트에 적어 보내주셔요. 내년에도 '돼지 털 선생님'이 계속 오셔서 수고해주십사하고 부탁했어요." 했다.
돼지 털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며 기자가 그 활동을 참관하며 느낀 점은 아동들에게 유익을 주려는 '아동 사랑 마음이 집념이 되어 기어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디지털 책 보여주고 읽기 방법'을 창조한 것이다.
극장 스크린크기의 4k(3840x2160픽셀)  화면에도 선명한 화질로 동화책을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아이디어 였다.
극장 스크린크기의 4k(3840x2160픽셀) 화면에도 선명한 화질로 동화책을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아이디어 였다.

취재차 방문한 자택에서 빔프로젝터로 100인치 스크린에 동화책을 비추는 것을 보니 더욱 놀라웠다. 동화책이 웅장해 보인다. 바로 극장 스크린 이다.

노력하는 노인의 정신은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도전하는 노인정신은 바로 精神一到何事不成 (정신일도 하사 불성-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성어의 산 증인임이 분명하다.
"돼지털 선생님! 화이팅!"하며 악수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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