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 간을 빼 묵을라꼬 환장했냐!"

나정헌 전문기자
  • 입력 2019.12.08 22:11
  • 수정 2020.02.13 14: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사회활동' 스케치 (1)

2019년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를 보면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을 양적으로 확대하고, 일자리의 질도 개선해서 2019년에 총 61만 개의 '노인 일자리'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2019년 전국 최우수 노인사회활동 지원 자치단체로 선정된     인천 이재현 서구청장과 서구 노인복지관 공무원들
2019년 전국 최우수 노인사회활동 지원 자치단체로 선정된 인천 이재현 서구청장과 서구 노인복지관 공무원들

"인천 서구청의 37개 '노인사회활동'(이하 노인 일자리) 직종들 중 남다른 창의력으로 열정을 다해 활동해서 지지와 활동을 받고 있는 한 분을 동행해서 취재했다. 이분은 37개 활동 분야 중 "독서 도우미"로 활동하는 분이다.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 참여 노인들에대한 소양교육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 참여 노인들에대한 소양교육

11월 29일 오전 10시 10분 인천 서구 오류동 소재 "꼬마 정원 유치원(원장 심희용)“ 에 출장지도하는 이기숙 님(69세)이다. 인천시 서구 노인복지관 소속으로 소정의 '독서 도우미 교육 훈련'을 이수했고 노인 일자리 활동 전에는 초등학교 교직에 봉직타가 정년 퇴임한 분이다.

인천시 서구 오류동 '꼬마 정원 유치원'(원장 심 희용)
인천시 서구 오류동 '꼬마 정원 유치원'(원장 심 희용)

희망 노인들의 지원에 따라 37개 직종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는 데 기실 그 가족들과 이웃 지인들은 실제 노인사회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그 효과가 어떤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2019년 전국 '노인사회활동'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인천 서구청 노인복지관 소속으로 관내 유치원과 어린이 집에 파견되어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독서 도우미"로 활동하는 아홉 분의 '독서 도우미'들 중, 아동들과 유치원장, 교사들로부터 특별해서 재미있다고 소문난 이기숙 님의 활동을 스케치해본다.

손수제작 캐릭터 인형으로 열연중인 이기숙 님(당 69세)
손수제작 캐릭터 인형으로 열연중인 이기숙 님(당 69세)

흔히 각종 매체에 소개되는 독서 도우미들의 활동은 소정의 동화책을 아동들에게 단순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활동에 비해 이기숙 님은 '동화책 속의 주인공 각 캐릭터들을 손수 인형으로 만들어 동화 글 따라 동작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구연해주는 방식이다.'

캐릭터 연기와 이야기에 집중하는 아동들(5세~6세)
캐릭터 연기와 이야기에 집중하는 아동들(5세~6세)

동화 속 캐릭터들의 인형을 집 안의 자투리 옷감들을 이용, 직접 본을 뜨고 재단하여 바느질로 봉제완구를 만들고 목소리 연기를 곁들인 '독서 지도방식'이다. 아무나 하는 책 읽어주기보다 '캐릭터 인형에 성대모사가 어우러져 아동들의 흥미를 돋워준다. 인형들을 아동들이 직접 만져보게 하는 마무리 체험을 연출해주는것은 이야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아동들의 감성에 더욱 구체적으로 각인시키는 "작은 공연예술"이라 부를만 했다.

캐릭터를 안아보며 즐거워하는 귀여운 천사들!
캐릭터를 안아보며 즐거워하는 귀여운 천사들!

아동들은 모두 열광했고 집중해서 경청하는 아동들을 참관하는 기자도 감동이 된다. 참으로 오랫 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대부분 5세~6세로 한글 해독이 안 되는 아동들이라 책 읽기를 못 하는 대신 '이야기를 듣고 캐릭터들의 행동을 직접 보는 흥미에 몰입도가 높아 보였다.'

손수 만든 호랑이와 할머니 캐릭터
손수 만든 호랑이와 할머니 캐릭터

전래 동화나 명작동화, 창작동화들 한 편의 주인공 캐릭터 인형 2~3개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제작 기간은 최소 10일 정도이고 일일이 손바느질로 작업하다 보니 손가락 끝이 심하게 아프다는 것이 고충이라 했다. 현재 보유 중인 캐릭터는 60여 점. 20여 편의 작품을 연출, 독서지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꼬막손으로 겨우겨우 쓴 감사편지가 한 아름씩이나!
꼬막손으로 겨우겨우 쓴 감사편지가 한 아름씩이나!

평소 손바느질에 취미가 있었고 달리 봉제술을 배우지 않고도 인형을 만들 수 있었기에 착안한 것이라고 했다. 기자가 보기에는 '본을 뜨고 재단하고 바느질하여 속을 채우는 작업이 예삿일이 아니라서' 이런 재능이 있어야만 해낼 수 있는 "특수 재능작업"으로 보인다.' 관람하는 원장 님이나 교사들도 감탄한다. "다른 유치원엔 가지 마시고 우리 유치원에서 내년에도 계속 수고해달라고 요청한다"고들 했다. 이기숙 님의 독서 도움을 받은 아동들의 감사 편지가 마치 팬레터처럼 모여 있다. 기자가 직접 참관해보니 들은 바 입소문 그대로였고 "창의와 열정으로 가득한 노인 일자리에
지지와 찬사를 받으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흔히 매체에서 '노인일자리'라고 폄훼하듯이 표현하는 노인 일자리가 아닌 "창의와 열성으로 보람을 쌓아가시는 노년의 삶이 말 그대로 은빛, 실버 라이프로 빛나보인다." 기자가 받은 감동의 여운으로 혹 다른 이도 "인형 연출 동화읽기"가 있는 지 유투브를 검색해보니 단 한 편도 인형을 이용한 동영상이 없었다. 이기숙 님은 명실공히 ”자작 인형연출의 독서 도우미“로서 국내에 독보적인 분으로 보인다.

저작권 침해라며 협박과 협상을 일삼는 다는 악덕 변호사 관련 기사
저작권 침해라며 협박과 협상을 일삼는 다는 악덕 변호사 관련 기사

진지한 대화중에 이기숙 님은 '캐릭터 인형 자작이 혹여나 저작권 침해 문제를 일으킬까 봐 근래 발간된 창작동화 캐릭터는 아예 소재로 삼고 있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다'고 했다. 캐릭터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아동교육의 효율을 위해 무료 봉사활동에 잠시 활용할 뿐인데 얼마전 악의적인 수익을 노리는 자들이 '저작권 운운하고 위협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고소를 취하할 터이니 100만원만 내놓으라 하더란다. 법학대학원에서 양산된 변호사들이 벌이를 위해 이런 협박을 하는 것으로 보여 시비를 거는 자에게 "당신네 자식같은 어린아동들을 잘 가르치려고 무료봉사로 애쓰는 노인의 간을 빼 묵을라꼬 환장했냐!" 라고 소리 쳤더니 후딱 전화를 끊고는 그 후로 더 이상 시비를 걸지않더라고 말했다.

재능기부로 무료봉사하시기위해 근 일년 여를 밤새워 인형을 만드신 노 선생께 저작권 운운하는무례한 사례가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