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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63] 사랑도 복수도 모두 잃은 모리뉴 그리고 흥민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2.05 08:25
  • 수정 2019.12.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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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새벽 올드 트래퍼드 구장에서 벌어진 토트넘 홋스퍼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경기는 두 팀 모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모리뉴 감독은 지난해 12월 자신을 경질한 팀에 대한 복수극이고, 토트넘팀을 맡은 이후 4연승(챔피언스리그 1경기 포함)이 걸린 경기였다.

손흥민 선수는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가 걸려있었고,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3경기에서 5개의 공격 포인트(1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어 ‘모리뉴의 자식’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손흥민은 2015년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 골문을 한 번도 열지 못했다. 이번에 그 징크스마저 깨트려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근 한 달 동안 승리가 없어(2무승부) 승점 3점이 꼭 필요했고, 모리뉴를 경질한 것이 정당했다는 것을 홈팬들에게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모리뉴의 토트넘을 무너트려야 했다.

더구나 올레 군나르 솔사르 맨유 감독은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승점을 따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며 감독직까지 걸었었다.

맨유는 토트넘을 꺾으면 승점에서 역전(18대20에서 21대20)이 역전이 되면서 순위도 역전(5위 대 9위에서 8위 대 6위)이 되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모리뉴 감독은 맨유와의 경기에 앞서 지난 4일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축하해주고 싶다. 2015년 2017년에 이어 3번째 AFC 아시아 올해의 선수상 수상을 축하한다. 그리고 난 손흥민과 사랑에 빠졌다”고 오버를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대1로 이겨 모든 것을 가져갔고, 토트넘의 모리뉴와 손흥민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땅을 치고 울어야 했다. 전반전 6분 만에 홈팀 맨유가 먼저 골을 넣었다. 토트넘 수비수 산체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볼을 맨유의 래시포드가 가로챘다. 래시포드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오른발로 강슛을 날렸는데, 그 볼이 골 퍼스트와 가차니가 골키퍼 사이를 예리하게 뚫었다. 1대0. 전반 39분, 손흥민이 맨유의 왼쪽을 돌파하다가 베르통언에게 패스를 했고, 그의 크로스가 맨유 골문 앞을 흘렀다. 알리가 문전에서 공을 공중에 뛰었다가 내려오는 것을 다이렉트로 차 넣었다. 마치 ‘축구황제 펠레’ 전성기의 묘기를 보는 것 같았다. 1대1.

그러나 후반 초반에 승부가 갈라졌다. 후반 2분경 첫 골을 넣은 래시포드가 개인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애매하기는 했지만 주심의 판정은 단호했다. 래시포드는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슛에 성공을 했다. 2대1. 손흥민은 단 한 번의 슈팅이 수비수 발을 맞고 나간 것이 아쉬웠다. 슈팅 1, 드리블 성공 8, 패스 성공률 83%의 기록을 남겼지만 창조적인 플레이가 아쉬웠다. 역시 맨 유와 손흥민은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이제 토트넘의 손흥민은 12월 7일 밤 12시 번리와의 경기에서 다시 공격 포인트를 챙겨야 하고, 모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3월 14일 밤 12시)에서 친정팀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할 것 같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올드 트래퍼드에서 토트넘 감독 부임 이후 첫 패배를 당한 모리뉴 감독을 ‘풋볼 런던’이 다시 만났다.

풋볼 런던 ; 토트넘 감독 부임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그것도 자신을 경질한 친정팀에게......

모리뉴 ; 이것이 친정에게 베푸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없다.

풋볼 런던 ; 아직도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리뉴 ; “나는 내가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를 능가하는 감독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말을 다시 반복해야 하는가?

풋볼 런던 ; 어제 우리와 인터뷰 때 (손)흥민 선수를 사랑한다고 했었다. (토트넘의) 다른 선수들이 시기하지 않을까?

모리뉴 ; 여기서 조사가 중요하다. 손흥민을 사랑한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손흥민’만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P.S 야구계에서는 뉴욕 양키즈팀의 포수였었던 요기 베라가 명언을 가장 많이 남겼다. 요기 베라는 야구장 안에서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고 중얼중얼했다. 타자가 바뀔 때마다 참견을 하고, 주자로 1루에 나가면 1루수에게 2루에 나가면 2루수나 유격수에게 말을 건다. 그런데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한다. 그러다 보니까 명언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10개나 낀 요기 베라는 2015년 90살을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가 남긴 “야구는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뿐 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아니 인생의 명언이기도 하다. 그밖에 “야구는 90%는 정신력이다. 나머지 10%는 몸이고”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연장전까지 가며 3시간을 훌쩍 넘기자, 당시 내셔널리그 올스타였던 스탠 뮤지얼 선수에게 “너 지루하다고 그랬지. 그럼 내가 빨리 끝내줄게”라고 말한 뒤 마치 영화처럼 끝내기 홈런을 친 적이 있다고 한다.

야구계의 요기 베라처럼 축구계에서는 조세 모리뉴 감독이 명언제조기로 불린다. 하루는 바르샤 기자가 모리뉴에게 누가 봐도 무례한 말을 했다.

바르샤 기가; 모리뉴, 당신은 바르샤에서 통역관이나 했었던 주제에 왜 이렇게 바르샤(바르셀로나)팀에게 무례한가?

모리뉴 ; 그래 당신 말이 맞다. 그 때는 통역관이었지만 지금의 난 명문 첼시팀의 감독이다, 그런데 내가 일개 통역관에서 명문팀 감독이 될 때까지 당신은 여전히 삼류 기자 나부랭이에 멈춰 있다. 지금까지 당신은 뭐를 했나?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경기에 패한 후, 기자들이 특정선수의 실수를 지적하자. “오늘 경기를 가지고 우리 선수들을 비난하고 싶거든, 우선 나를 죽이고 나서 해 보시지”

첼시 감독 시절, 더 선지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이긴 다면 그건 선수들이 잘한 것이고, 만약 팀이 패하면 그건 나의 전술이 잘 못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축구감독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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