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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62] 전북 현대 우승 주역, 이동국의 축구학 강의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2.03 07:49
  • 수정 2019.12.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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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우승 주역, 이동국의 축구학 강의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전북 현대는 지난 12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강원 FC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손준호 선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같은 시간에 벌어진 경기에서 선두였던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패하면서 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과 울산이 승점 79로 같았지만 다 득점에서 전북(72골)이 울산(71골)에 한 골 앞섰기 때문이다. 전북의 주장 이동국은 2009년 전북의 첫 우승부터 통산 7차례 우승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선수다.

이동국은 프로축구 통산 224골 77도움(공격 포인트 301개)을 기록 중이다.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300공격 포인트를 돌파한 베테랑 공격수다.전북 유니폼을 입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다. 올해 9골에 그쳐 11년 연속 도전은 실패했다.

이동국은 국내 스포츠맨 가운데 가장 자녀가 많은 다둥이 아빠다(사진= 연합뉴스).
이동국은 국내 스포츠맨 가운데 가장 자녀가 많은 다둥이 아빠다(사진= 연합뉴스).

다둥이 아빠 이동국

이동국은 국내 스포츠맨 가운데 가장 자녀가 많은 다둥이 아빠다.

2007년에 딸 쌍둥이(이재시, 이재아)를 낳았고, 6년 뒤인 2013년에 또 다시 딸 쌍둥이(이설아, 이수아)를 낳았다.

쌍둥이를 잇따라 낳을 확률은 10만분의 1도 안된다고 한다. 이동국은 2014년에 막내아들(이시안)을 낳았다.

이동국 집안은 모두 이씨 들 만 7명이다. 하와이 미스 코리아출신인 부인도 이 씨(이수진)이기 때문이다.

5자녀 가운데 이재아가 아빠를 닮아서 운동신경이 가장 뛰어나다. 미국에서 테니스 선수로 활약을 하고 있는데 미국 테니스 협회(USTA) 주최 12세 이하부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유망주다.

이동국 부부가 미국에서 테니스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이재아가 방학을 맞아서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이동국 ; 모처럼 우리 가족 7명이 다 모였네.

이재아 ; 아빠, 오늘은 우승까지 했으니까 축구에 대해서 물어보면 안되요?

이동국 ; 테니스 선수가 축구를 알아서 뭐하게.

이재아 ; 그래도 명색이 ‘국가대표 축구선수 딸’인데 기본적인 것은 알아야 겠더라구요.

이동국 ; 지난번에 알려준 업사이드는 잊어먹지 않았지?

이재시 ; 그건 제가 말할게요, 공격하는 선수가 상대 팀 선수나 공보다 먼저 들어가면 안 되는 거 에요, 단 상대팀 진영에서만 적용이 되구요.

이동국 ; 옳지, 내가 가르쳐준 보람이 있어. 그럼 오늘은 뭐를 알고 싶니?

이재아 ; 아빠! ‘빌드업’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이동국 ; 재아가 역시 운동선수답게 좋은 질문을 했다. 빌드업은 수비 진영(또는 우리 팀 선수가)에서 공을 잡은 다음 슈팅을 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말하는 거야.

이재아 ; 그러면 수비가 공을 잡아서 (기)성용 아저씨처럼 공격수에게 길게 차주는 건 뭐라고 해요?

이동국 ; 그것도 일종의 빌드업이야, 빌드업은 수비가 공을 잡아서 미드필더에게 짧게 차주거나, 바로 공격진에게 길게 차주거나, 아니면 수비가 그대로 공을 몰고 나와서 바로 슈팅을 하는 것도 모두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골키퍼가 공을 잡아서 수비 또는 공격진에게넘겨주는 것도 빌드업이라고 하지.

그 때 설거지를 하고 있던 이수진 씨가 이동국의 축구 강의에 끼어들었다.

이수진 ; 재시(쌍둥이 중에서도 큰 딸) 아빠!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동국 ; 뭔 데~

이수진 ; 2002 한 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 팀이 국제대회에 출전했을 때 였어요.

이동국 ; 아니 왜 아픈 과거를....(이동국은 2002 한일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의 축구 철학에 맞지 않아 발탁 되지 못했다, 그래서 월드컵 기간 동안 마치 폐인처럼 매일 술만 마시고 지냈다) 그래, 뭐~ 좋아 2002한 일 월드컵이 어때서......

이수진 ; 2002 한, 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 팀이 홍콩에서 벌어진 칼스버그 컵일 거에요, 그 대회 파라과이와 아마 준결승전이었을 거에요, 히딩크 체제에서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로 기용된 김병지 골키퍼가 전반전이 끝날 무렵이니까 아마 44분경, 갑자기 볼을 몰고 하프라인 쪽으로 돌진을 했어요.

이동국 ; 맞아! 맞아! 그래! 그랬어, 김병지 골키퍼가 골문 앞에서 잡은 볼을 차내는 듯한 모션을 취하더니 곧바로 땅에 내려놓고 드리블을 하며 오른쪽 하프라인을 향해 질주를 하는 거야. 하지만 하프라인 부근에서 파라과이의 구스타보 선수에게 볼을 빼앗기고 말았고, 한국 수비수들은 김병지가 나갔기 때문에 텅 빈 골문을 지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어, 다행히 김병지 골키퍼가 다시 구스타보로부터 볼을 빼앗아 위기를 모면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벤치에서 일어나 안절부절 못했지 아마.....그 이후 김병지 골키퍼는 히딩크 감독 밑에서는 단 한 번도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수진 ; 여보 그 것도 빌드업인가요? 김병지 아저씨처럼 골키퍼가 직접 볼을 몰고 나온 것도요.

이동국 ; (어휴! 이 여자, 하와이 있을때 축구만 봤나?)으~응 그것도 빌드업의 일종이라고 봐야지~ 아마~도(이동국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P.S 빌드업(Build-up)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요소이다.

공을 잡은 골키퍼 또는 수비에서부터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 수에 이르기까지의 패스나 드리블(주로 패스) 과정을 빌드업이라고 한다. 그 팀이 얼마나 양질의 빌드업을 하느냐에 따라 강팀 약팀이 구분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차범근 씨가 해설을 할 때 이를 ‘공격 작업’이라고도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상대 팀으로 볼 때는 빌드업을 깨트리는 것을 압박이라고 한다. 또한 압박을 벗어나는 것을 ‘탈 압박’이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과 압박은 양대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 한다면 전환이다.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 즉 빌드업 작업을 하다가 공을 빼앗기면 바로 수비로 전환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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