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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촛불은 결국 횃불로 바뀌는가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12.01 02:44
  • 수정 2019.12.0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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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결국 횃불로 바뀌는가>

탈무드의 한 부문을 먼저 살펴본다. 어떤 나그네가 길을 걷고 있었다. 다리가 몹시 아파 힘들어 할 때 마침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마차를 만났다. 나그네는 너무나 다리가 아파서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마부는 기쁜 마음으로 태워주었다. 나그네가 마부에게 물었다.

"예루살렘까지 여기서 얼마나 먼가요?"

마부가 답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30분 정도 걸리지요."

나그네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너무피곤하여 깜박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30분 정도 지났다.

"예루살렘에 다 왔나요?"

마부가 말했다.

"여기서 1시간 거리입니다."

"아니 아까 30분 거리라고 했고 또 30분이 지났으니 예루살렘이 아닌가요?"

마부가 말했다.

"이 마차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마차요."

방향이 맞으면 설령 늦어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결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

최근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꼭 이모양이다. 정치에 관심 끊고 살고자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개인 생활을 규정하는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다.

11월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의 농민과 노동자들이 모여 '자유한국당 해체, 문재인 정권 역주행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연대(전농), 전국빈민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으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2019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두번째로 개최된 대규모 민중대회다.이번 집회에는 촛불 대신 횃불이 등장했다.

특히 미국이 방위비를 올해 분담금의 5~6배 수준인 50억달러에 근접하는 액수를 요구한 가운데, 농민들은 방위비 인상을 반대하며 미국 대사관 앞까지 행진하고 박을 터뜨리는 행사를 열며 미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민중공동행동은 문재인정권에 Δ노동개악 중단 Δ농민과 빈민의 생존권 보장 Δ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 미국 규탄 Δ차별금지·안전정책 시행 등을 요구하며 규탄 대회를 열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중들이 힘겹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인권의 둑이 문재인 정부의 꼼수와 역주행으로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비정규직 근절은 자회사 정책 강요로 무너졌고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조법 개악시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차지하는 이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라며 자신들은 우월하다는 신기루 같은 헛꿈을 꾸며 세치혀를 놀린다"며 "사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 세력과 다름없는 탐욕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한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이 도를 넘고 있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지소미아 연장을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을 줄줄이 파견해 요구했고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박근혜 탄핵 소추안에 국회에서 가결되기 며칠 전에 국민 의사를 무시하고 진행된 적폐 협정이라 파기돼야 한다"며 "지소미아를 연장한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군은 기존 액수의 6배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동맹국에서 유무형의 편익을 모조리 뜻어가고 심지어 웃돈까지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날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당에 대해서도 강하게 규탄하며 해체를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이자 적폐 잔당인 한국당과 적폐세력들은 국회 의석과 자신의 기득권을 방패삼아 촛불 민의의 실현을 가로막았다"며 "급기야 정부의 실정을 틈타 적폐언론과 극단적 수구개신교 세력과 사실상 연합전선을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유치원3법과 민식이법 등 국회에 제출된 198개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며 막장의 끝을 보여줬다"며 "이들은 국민의 힘으로 해체되지 않고서 이 땅에서 민주주의와 민중 생존을 실현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는 <촛불의 꿈은 사그라드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 바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촛불의 꿈은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다. 이 큰 줄기를 내팽개치고 곁가지 붙들고 아귀다툼을 벌일 시간이 없다. 남북간 철도와 도로도 연결해야 하고 개성공단도 재가동해야 하며 금강산 관광도 재계해야 한다. 백두산도 우리 땅을 밟고 가야하지 않는가. 촛불이 정권을 바꾼 초기에는 부푼 꿈이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당장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 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촛불의 꿈을 짓밟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공 안보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촛불의 꿈을 사그러트리려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촛불은 이미 다시 불붙었다. 억압의 바람이 거셀수록 촛불은 더 힘차게 활활 타오를 것이다. 아니 횃불이 되어 혼돈의 정치를 정리할 것이다」

이같은 필자의 주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소위 개판으로 흘러가는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민중들의 분노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드는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사사건건 무조건 반대 만을 일삼는 자유한국당을 해체하고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뜻을 거스르는 역주행을 즉각 멈춰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정의롭게 발전할 수 있다.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이어졌던 촛불민심의 국민들 명령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달린다면 어느 정치세력이든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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