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동시
윤한로
찌질하다고
존만 하다고
개무시당하는 날
내 마음
되려 맑데요
왜냐하면
실제, 난 존만 하고 찌질하고
또 우울하니까요
확 찌그러져선
피슬피슬 쪼개는데
내 맘 그거이
갈 은행구린내 같다고나 할까
엄청 맑더라구요
시작 메모
이즈음 옛날 내 동시 ‘분교 마을의 봄’ 같은 <서정 동시> 또는 <순정 동시>는 먹히지 않는다. <잔혹 동시>까지는 몰라도 <몹쓸 동시>니 <저질 동시>까지 세게 가야 한다. 젠장할, 그거이 난 끽, 종이컵 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