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56] 한국야구, 도쿄행 티켓 땄지만 절반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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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56] 한국야구, 도쿄행 티켓 땄지만 절반의 실패
  • 기영노 전문기자
    기영노 전문기자 kisports@naver.com
  • 승인 2019.11.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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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가 일본에서 벌어진 제2회 ‘프리미어 12’에서 일본에 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야구는 고척돔에서 치러진 ‘프리미어 12’ 예선 라운드에서는 호주, 캐나다, 쿠바에 3연승을 올리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러나 슈퍼라운드에서 대만에 0대7로 패했고,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8대10으로 패하더니 결승전에서도 3대5로 무너져 2연패에 실패했다.

한국의 패인은 핵심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감독의 작전 실패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결승전 선발투수 양현종은 1회 초 한국 타자들이 홈런 2방(김하성 투런, 김현수 솔로)으로 일본의 선발투수 야마구치 슌에게 3점을 뽑아 줬으나, 3이닝 동안 3점 홈런을 포함해서 4실점하며 무너졌다.

양현종은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인데 결승전에서는 구속(최고 145km)도 올라오지 않았고, 제구도 정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의 이나바 야쓰노리 감독이 과감하게 선발투수 야마구치를 1회만 던지게 하고 2회부터 계투작전으로 한국 타선을 무력화시킨 반면, 김경문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양현종을 3회까지 고집한 것이 결국 패인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일본의 이나바 야쓰노리 감독처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양현종을 1회만 던지게 하고 계투 작전으로 나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한국의 마운드는 결승전에 들어가기 전 몸이 좋지 않다고 한 김광현과 전날인 16일 선발로 나와 2이닝 동안 6실점을 당한 이승호 투수를 제외하고 모든 투수가 대기하고 있었다.

마운드에서 김광현(대만전 3과3분의1이닝 8안타 3실점 패전), 양현종이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고, 타선에서는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28타수 5안타 10삼진)가 홈런 1개도 치지 못했고, 타격왕(0.354) 양의지가 23타수 2안타(8푼7리)로 팔푼이가 된 것이 뼈아팠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공격(12타수5안타 4타점)과 수비(투수 리드)에서 맹활약한 박세혁 포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일본은 2009년 WBC 대회 이후 10년 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라이벌 한국을 연파하면서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2020 도쿄올림픽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무안타에 그친 최정을 포함해서 3루수만 3명(최정, 허경민, 황재균)을 선발한 것도 결과적으로 선수운영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최정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3삼진)를 기록해 팀이 3연패로 탈락하는 빌미를 제공해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을 타율 0.292(503타수 147안타), 29홈런(공동 2위)을 기록한 최정을 끝내 고집했고, 이번에 김경문 감독도 염경엽 감독의 실패를 똑같이 반복했다.

그러나 이번 2회 ‘프리미어 12’에서 베스트 11에 뽑힌 외야수 이정후(26타수10안타, 2루타 5개)와 유격수 김하성(27타수9안타, 홈런 1개, 6타점)의 존재감 확인, 그리고 강백호, 이영하, 조상우 등이 가능성을 보인 것은 커다란 수확이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은 이정후와 함께 타격왕을 다투었고,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일본이 0대3으로 뒤졌을 때 추격하는 2루타(첫 타점)를 때린 일본의 스즈키 세이야(0.444)가 차지했다.

한편 멕시코는 3·4위전(도쿄 올림픽 미주 티켓 쟁탈전)에서 미국에 승부치기로 이겨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6개국 가운데 개최국 일본과 이번 대회에서 호주와 대만을 이겨 아시아 1위를 차지한 한국 그리고 멕시코 3개국이 확정되었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시상식.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 박병호가 아쉬워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시상식.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 박병호가 아쉬워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2015년 제1프리미어리그 12’ 대회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김인식 감독이 김경문 감독에 전화를 걸었다.

 

김인식 ; 김 감독! 수고 많았어.

 

김경문 ; 어이쿠! 감독님~다 보셨지요?

 

김인식 ;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김경문 ; 그렇지요?

 

김인식 ; () 현종이 공이 1회부터 안으로 자꾸 몰렸어,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증거지.

 

김경문 ; 그래도 ()광현이가 갑자기 던질 수 없다고 해서 (양현종)을 좀 더 끌고 갈 수밖에 없었어요.

 

김인식 ; 어차피 자네는 뚝심의 야구니까변하기 어려웠겠지.

 

김경문 ; 감독님 2연패 실패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김인식 ; 아냐, 괜찮아, 자네가 야구의 신()’인가 올림픽도 아닌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을 하게.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뒤 타석에서 한국 양의지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뒤 타석에서 한국 양의지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P.S 도쿄돔의 추억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은 사실 한국야구에게는 승리의 보증수표였었다.

이번 2회 ‘프리미어 12’에서는 일본에게 2연패의 수모를 당했지만, 그동안 번번이 일본야구를 제압한, 우리에게는 ‘약속의 구장’이었다.

2006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열린 월드베이스볼 즉 WBC 1회 대회, 이승엽 선수는 2006년 3월 5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 라운드 일본과 3차전에서 1-2로 뒤진 8회 초 1사 1루 볼카운트 1-3에서 상대 투수 이시이 히로토시로부터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통렬한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승엽의 역전 2점포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구대성,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박찬호의 완벽 마무리에 힘입어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승엽은 1회 WBC대회에서 5홈런 10타점으로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역시 도쿄돔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이종범이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로 일본을 또 다시 제압했다.

그리고 2015년에 벌어진 1회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는 0대3으로 끌려가다가 9회에 4점을 올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올랐다. 상대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지만, 한국은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대0으로 이겨 초대 챔피언이 되었다.

 

지난 2015년 11월 21일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가 8-0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나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 2015년 11월 21일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가 8-0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나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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