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의 미덕>
구학산과 주론산 허리를 감싸고 만들어진 산책길
나무들 허리 꼿꼿이 세우고 하늘로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누가 더 빨리 크나 키재기 한다
낙엽송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
이름모를 수많은 나무들
왜 높이 오르기만 하는 것일까
하늘에 무엇이 있어 그저 쑥쑥 자라기만 하는 것일까
끝없이 경쟁하는 건 사람인줄 알았더니 나무들도 그렇구나
끝없는 경쟁에 지친 나무 한그루 슬그머니 옆으로 물러선다
옆으로 옆으로 가지 뻗는다
남들이 위로 위로만 오르려할 때
옆으로 가지를 뻗는 나무
낮은 곳에도 아름다움이 있구나
행복이 있구나
오르려고만 할 때는 몰랐었는데
옆을 둘러보니 즐거움이 가득하구나 행복이 넘치는구나
위에 있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