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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선생 (윤한로 詩)

서석훈
  • 입력 2010.07.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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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선생
윤 한 로

중국 밭 산비얄
진종일 딸랑방울
불알 노린내 풍치며

명아주 쇠비름
야금야금 뜯어먹어
동글동글 마른 똥
힘 센 우리 염소

꼬신 바람 선낫에도
반질반질 짝째기 눈
각중에 빛나니
괴약스런 우리 염소

애기처럼 가는 울음은
슬픈 듯 기쁘고녀
기쁜 듯 슬프고녀

때론 중늙은이 모즈락 턱수염만
한동안 치떨기도
아, 참된
염소 선생

뻗정다리
끝끝내 버팅기다
터덜썩 무릎꿇는
착해빠진 우리 염소


시작(詩作) 메모
염소, 거위, 당나귀와 같은 옛날 짐승들이 좋다. 고욤나무, 추자나무, 홰나무 이런 옛날 나무들이 좋다. 인구 아재, 원시 할매, 당숙모 그 옛날 친척들이 좋다. ‘해야 해야 나오너라 복죽개로 물 떠먹고 장고 치고 나오너라’ 옛날 해가, 옛날 애놈들이, 옛날 복죽개가, 옛날 노래들이 좋다. 들어도 들어도 좋다. 산과 들녘에 우리네 얼기미 햇빛 쬐며 다리 한짝 걷어 부치고 정강이에 남실바람 한줄기 부닐으니 정겹고나. 산비탈 염소 딸랑 방울 소리 진종일 들어도 지읍지 않으이.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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