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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97] 콘서트 프리뷰: 오페라 카르멘, 솔오페라단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11.08 09:16
  • 수정 2019.11.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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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1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3회 공연으로 열려

2019년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이 솔오페라단에 의해 올려진다. 오페라 <카르멘>은 잘 모르더라도 거기서 나오는 '하바네라'와 '투우사의 노래'는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 익숙한 아리아 일터, 1800년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세비야 지방의 마을을 배경으로 집시여인 카르멘과 우직한 군인 돈 호세, 그리고 섹시하고 잘생긴 투우사 에스카밀료와의 치명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11월 15일 금요일부터 17일 일요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솔오페라단에 의해 공연되는 오페라 카르멘 공식포스터
11월 15일 금요일부터 17일 일요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솔오페라단에 의해 공연되는 오페라 카르멘 공식포스터

기요르기 비제(Georges Bizet)의 히트작이자 이국적인 배경에 스페인 민속음악적인 색채 그리고 박진감 넘치고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오페라 <카르멘>은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도니제키의 <사랑의 묘약>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유럽 전역에서 최고의 카르멘으로 각광 받고 있는 쥬세피나 파운티와 한국의 추희명이 '카르멘'역으로, '돈 호세' 역으로 테너 세르지오 에스코바르가, 그리고 '에스카밀료' 역에 베이스 엘리아 파비왕과 우주호가 맡으며 알베르토 베노네시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15일 금요일은 오후 8시, 16일 토요일은 오후 7시, 마지막 공연인 일요일 17일은 오후 5시에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3일 3회 공연으로 열린다. 누구도 길들일 수 없는 자유분방한 집시여인 카르멘은 모든 남자가 자신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는 방면 무심히 맡은 바 임무에만 집중하는 과묵하고 충성심 강한 제복 입은 남자 돈 호세에게 관심이 가서 감각적인 노래를 부르며 그를 유혹하는데 그게 바로 유명한 <하바네라>이다.

결국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간 돈 호세는 동료와 다투다 체포된 카르멘을 자신이 평생 생명같이 여겼던 군인의 신조와 명령을 어겨서까지 구해주고 심지어 상관을 폭행하기까지 이르 돈 호세는 탈여하여 집시 무리와 함께 산으로 들어간다. 유랑 생활에 지쳐가던 중 지고지순한 약혼녀 미카엘라가 찾아와 어머니의 위독한 소식을 전하면서 돈 호세는 고향으로 향한다. 청순한 현모양처인 미카엘라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카르멘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온 돈 호세는 이미 투우사 에스카밀료와 눈이 맞아 돈 호세를 매정하게 거절하는 카르멘에게 분개하여 단도로 그녀를 찌르고 그녀의 주검을 끌어안고 절규하다 스스로도 목숨을 끊는다는 성실한 남자가 요부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전형적인 신파극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2막에서 나오는 돈 호세의 연적이자 돈 호세와 180도 다른 대척점에 서 있는 정열의 스페인과 남성성을 상징하는 투우사 에스카밀료가 부르는 <투우사의 노래>다.

한국에서 오페라 공연은 생소하다. 평생 오페라 한 번도 본 적도 없으며 오페라라고 하면 왠지 실생활과 동떨어진 고급예술, 돈 있고 배운 사람만 즐기는 부르주아의 문화상품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송가인에 열광하고 트로트를 즐기는 우리 국민들은 오페라에 주역이 누가 되었든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며 그저 지인이 하니, 초대받았으니, 오페라의 명맥을 유지해야 되니 등의 이유로 극장을 찾고 자리를 채웠다가 간다. 필자의 지인인 돈 호세와 같은 대한민국 예비역 군인인 50대의 평범한 남자분은 전역 후 클래식과 오페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라노 독창회의 1부만 보고 발길을 돌릴 정도였다.그러나 같이 보러간 뮤지컬 관람 시는 오페라 못지 않게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내용을 알아가면서 웃고 즐기면서 그 뮤지컬과 주연배우들의 팬이 되어 회전문 관객으로 발전하면서 무려 6번이나 같은 뮤지컬을, 그것도 본인의 사비를 들여 주변 동료, 지인들을 초대해서 보러 가면서 입소문 마케팅의 선두주자가 되었는데 그게 바로 거부할 수 없고 교육과 이해로 바꿀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우리 국민의 DNA이다. 그건 문화적 척도, 수준의 문제가 아닌 서양의 엔터테인먼트를 우리가 들여와 어쩔 수 없이 연명을 하는 환경이다. 아프리카에서 얼음을 파는 꼴이다.

이번 솔오페라단의 <카르멘>은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에 관심 있는 사회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전문적으로 성악을 기성 음악인들에게 배우는 벨라비타 수료자 중 자원자 들이 연기체험 및 공연을 함께 하는 형식으로 참여하여 합창단 또는 배우들이 되어 같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만들어가니 그들에게는 기라성 같은 세계적인 가수들과 함께 한 무대에 서서 배우고 노래하고 같이 한다는 잊지 못하는 추억을 선사하고 그들을 보기 위해 평상시 오페라와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없던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공연장으로 발길을 향해 새로운 관객 및 팬이 유입될 것이다. 이런 시도는 생활예술, 참여 예술의 본보기이자 모범적인 예가 될 터 예술을 예술전공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기지 말고 개방을 시도해서 언어와 생활풍토, 환경, 역사가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계속된 홍보와 보급을 통해 오페라 역시 민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시대정신과 정서를 반영한 '유희'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지 일자리가 창출되고 음악인들이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으며 음악애호 인구가 늘어난다.

솔오페라단 카르멘 스케줄표
솔오페라단 카르멘 스케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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