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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중국 출장길의 에피소드

윤교원 전문기자
  • 입력 2019.11.07 22:39
  • 수정 2019.11.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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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났든 못났든 내 국가이고, 그 국가가 존재함으로 인하여 내가 외국에 가서도 당당하게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새삼 국가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나는 늘 바쁘게 살아간다. “갑”이 아닌 “을”의 삶을 살기 때문에 늘 바쁘다. 때로는 너무 바쁜 일정 속에서 정신 줄을 놓고 살아갈 때도 참 많다. 너무 바삐 지내는 일정 속에서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치고 살아갈 때가 참 많았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웃지 못할 사건이 하나 생겨서 그 내용을 기록해 본다.

APEC 카드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던 그 날 그 시각 그 비행기 모습
APEC 카드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던 그 날 그 시각 그 비행기 모습

여느 날처럼 나는 매일 아침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정신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다가 어느덧 저녁 늦은 시간 동료들과 또는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침대에 쓰러지기 바쁜 나날들 속에서 문득 베이징과 상하이에 급한 업무가 발생하여 다녀와야 할 일이 생겼다.

베이징과 상하이 관계자들과 만나는 일정과 해야 할 업무들을 정리하고, 항공권도 예매를 하고, 또 그렇게 전신없이 지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중국 비자 기간은 얼마나 남아있지? 평소 상용비자(복수비자)를 발급 받아서 1년 동안의 기간 동안 사용한다. 이제 일주일 쯤 후에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야하는 시점에 여권에 붙어있는 중국 비자를 살펴본다.

아뿔싸… 내가 비행기를 타야하는 시간은 6월 9일(일) 오전 11시, 그런데 비자 만료일은 6월 7일로 되어 있다. 발견한 시점은 6월 5일 저녁 8시… 어찌할까?

방법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니면 초고속으로 다시 비자를 발급 받거나 해야하는데…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국 대사관에서 상용비자 발급에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보통 상용비자는 1년 내 언제든 입국할 수 있고, 한 번 입국하면 90일간 체류가 가능했다. 그런데 이제는 90일간의 일정을 모두 기록해야 한단다. 사실상 비자 발급이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에서 발급한 APEC 카드
한국무역협회에서 발급한 APEC 카드

고민하고 있던 차에 직원이 의견을 제시한다. APEC 카드가 있으면 비자 없이도 중국을 방문할 수 있고, 입국하면 60일간 체류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 (주)한류TV서울은 2019년 1월 주요 경영진이 APEC 카드를 발급 받아 놓았었다. 설마? 그런게 있었어? 인터넷을 뒤져본다. 중국을 비롯하여 18개 나라에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단다.

진짜 그럴까? 지난 번 비자 없이 인천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항공권 발급이 안되었던 경험이 생각나서 묻고 또 묻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APEC카드로 탑승권을 받고 탑승을 기다리며...
APEC카드로 탑승권을 받고 탑승을 기다리며...

출발 당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여권과 APEC 카드를 제시하고 항공권의 발급을 요청했더니 아무 말 없이 상하이 행 항공권을 발급해 준다. 신기하다. 출국 과정에도 Special Line을 통하여 비교적 빨리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이제는 상하이 공항에서 어떨까?

상하이 공항 도착 후 역시 Special Line으로 갔더니 상당 수의 사람들이 이미 APEC 카드를 소지하고 입국 심사를 기다린다. 간단하게 비교적 빨리 입국 심사도 완료되었다.

그동안 중국에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불평하고, 푸념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국가의 존재와 대한민국의 위상에 대해 감사한다.

마침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하여 한국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고, 특히 중국 내에 기반을 둔 우리 사업 역시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그래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국가의 존재에 대한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잘났든 못났든 내 국가이고, 그 국가가 존재함으로 인하여 내가 외국에 가서도 당당하게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새삼 국가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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