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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단풍이 지면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11.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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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지면>

 

푸르른 날에 이루고자 했던 일들 이루지 못한 채

사소한 적폐조차 청산하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는데

울긋불긋 옷 바꿔 입으면 뭘하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의문을 품는 동안

푸르던 짙푸르던 날들은 가고

적폐의 시퍼런 칼들 다시 살아나

청산의 희망을 베어버리는구나

살아남은 이파리들 몸서리치고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살려고 발버둥칠 때

푸두득 산새 한마리 숲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산새의 날개짓에 놀란 단풍 우수수 지면

산새 날아간 하늘가 저녁노을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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