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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51] 손흥민 이강인 하석주 그리고 백태클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1.06 09:59
  • 수정 2019.11.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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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 4일 구디슨 파크에서 벌어진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스 선수에게 백태클을 시도해서 큰 부상을 입히고 퇴장을 당한 플레이가 한동안 세계 축구계를 시끄럽게 했었다.

그러나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손흥민에게 3게임 출장 정지를 내렸다가 취소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 세다.

손흥민은 4일 열렸던 에버턴전에서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는데, 고메스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세르지 오리에와 엉키면서 발목 골절 부상을 입었다. 고메스는 이튿날인 5일 발목 수술을 받았는데, 경과가 좋아서 빠르면 6~7개월 이내에 복귀도 가능하다. 2019~20시즌 막판인 내년 4~5월경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즉 FA는 손흥민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토트넘이 곧바로 항소했다. FA는 사항을 면밀하게 분석을 한 후 판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결국 FA는 토트넘의 항의를 받아들여 손흥민에 대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철회한 것이다.

손흥민이 안드레 고메스에 백태클을 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 퇴장을 당했다(EPA= 연합뉴스).
손흥민이 안드레 고메스에 백태클을 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 퇴장을 당했다(EPA= 연합뉴스).

울보 손흥민 이번에는 오열

손흥민은 안드레 고메스 선수가 발목을 잡고 나 뒹구는 모습을 보고 큰 부상을 입힌 데 대한 자책으로 머리를 싸잡고 주저앉으며 오열을 했다.

평소에 축구장에서 잘 우는 손흥민은 이번에는 아예 머리를 두 손으로 싸잡으며 오열을 한 것이다.

손흥민이 오열을 하자, 팀 동료는 물론 상대 팀인 에버튼 선수들까지 다가와서 위로를 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었던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제티노 감독은 “축구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전혀 고의성이 없는 파울이었다”고 말했다.

상대 팀인 에버턴의 마르코 실바 감독도 “손흥민에게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오늘은 모두에게 슬픈 날이다”며 오히려 손흥민을 감쌌다. 에버튼의 주장 시무스 콜먼은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에서 울고 있는 손흥민을 찾아가 위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버풀 출신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지낸 ‘스탄 콜리모어’는 손흥민이 백태클을 한 후 과도하고 지나친 행동은 자신에게 다가올 비난(재제)에 대한 후폭풍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난을 했고, 중국 언론은 손흥민이 백태클을 하기 2~3분 전에 안드레 고메스 선수에게 팔꿈치로 얻어맞아 그라운드에 주저앉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고의로 부상을 입힌 것이라고 보도를 하기도 했다.

백태클 퇴장에 관한 한 이강인도 경험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발렌시아의 이강인도 지난 10월 1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에 투입되었지만, 겨우 10여 분간 뛰고 백태클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었다.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 46분경, 산티아고 아리아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고, 비디오판독(VAR) 결과 레드카드를 받고 고개를 푹 숙이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강인은 라커룸에서도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강인의 퇴장에 대해 당시 스페인 언론은 “프리메라리그에서 21세기에 태어난 최초의 퇴장선수”라고 이강인의 당돌한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셀라테스 감독은 “이강인의 플레이가 지나치기는 했지만, 고의성은 없었다”며 감쌌다.

이강인이 지난달 2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서 산티아고 아리아스에게 태클해 퇴장을 당했다(로이터=연합뉴스).
이강인이 지난달 2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서 산티아고 아리아스에게 태클해 퇴장을 당했다(로이터=연합뉴스).

백태클 퇴장의 원조는 하석주

하석주 선수는 한국 축구사상 왼발에 관한 한 달인급에 속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 멕시코 전에서도 전반전 28분 월드컵 역사에 남을 만한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을 성공 시켜 한국축구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첫 골을 넣은 지 불과 3분이 지난 31분경, 멕시코의 라몬 라미레스 선수에게 백태클을 해 퇴장을 당했다.

한국 축구는 하석주가 퇴장으로 빠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10명이 싸우다 체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주고 1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한국 축구는 두 번째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무려 5골을 내주고 패하면서 결국 차범근 감독이 중도에 경질되고 귀국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하석주, 차범근 두 사람은 그 후 20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 하석주가 차 감독을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2018년 7월 5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촬영에서 월드컵 특집으로 출연해 극적으로 만났다. 하석주는 차 감독을 만나서 자신의 실수로 차 전 감독이 물러나게 되면서 충격과 죄책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석주는 “제가 시력이 나쁜 데도 차범근 감독님은 멀리서도 다 보였다. 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차마 감독님 앞에 설 자신이 없어 피하고 도망 다녔는데 그 시간이 벌써 20년이나 되었다”고 말했다. 하 석주는 차 전 감독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었다.

손흥민 선수가 백태클 퇴장으로 수심에 젖어 있을 때 후배 이강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손흥민 ; 형! 고메즈를 뒤에서 걸었다면서요, 여기(스페인)까지 난리가 났어요. 고메즈가 (스페인과) 이웃 나라 포르투갈 선수 아니에요.

손흥민 ; 그렇게 됐다.

이강인 ; 형이 전에 내가 레드카드 받고 퇴장을 당했었을 때 “레드카드건 엘로우 카드건 그것도 축구의 일부”라고 했잖아요.

손흥민 ; 그래 맞다. 너도 지난달 백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았었지.

이강인 ; 또 형이 지난번 오리에 선수에게 한 말도 인상적이었어요, 오리에가 퇴장을 당하자 “축구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우리는 그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었잖아요. 그런데, 발목이 부러지고 싶어 하는 선수도 없을걸요?

손흥민 ; 너~ 나 위로하려고 전화한 거 맞니?

P.S 가린샤 클럽

카린샤 클럽 가입 선수는 모두 6명이다.

가린샤 클럽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후 퇴장을 당한 선수들이 가입되어 있다.

가린샤 클럽은 1962년 칠레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9분과 32분 연속골을 넣고 후반 37분 퇴장당한 브라질의 가린샤에서 따온 말이다. 가린샤는 두 골을 넣고 흥분한 나머지 상대 선수를 발길질로 걷어차 퇴장을 당했었다. (같은 칠레 월드컵 우루과이 대 유고의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루벤 카브레라 선수도 역시 골을 넣은 후 퇴장을 당했다. 루벤 카브레라 선수가 기린샤 보다 먼저 퇴장을 당했지만, 가린샤가 더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에 가린샤 클럽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국의 하석주 선수는 가린샤 클럽 3호 가입자이고, 4호 가입자 브라질의 호나우지뉴 선수는 2002 한일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브라질과 잉글랜드가 1대1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순간 후반 5분경 환상적인 골을 넣은 후 대니 밀스 선수의 다리를 밟아서 경고를 받은 후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가중 처벌로 퇴장을 당했다.

그때 호나우지뉴의 나이가 겨우 22살이었고, 브라질은 10명이 싸우고도 2대1 리드를 끝까지 지켜 준결승전에 올랐었다.

2002 한일월드컵 때 5호 가린샤 클럽 가입자가 나왔는데, 덴마크와 세네갈이 맞붙은 조별리그에서 세네갈의 살리프 디아오 선수가 0대1로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지만, 상대를 걷어차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프랑스의 지네디 지단은 6호이자 마지막 가입자다.

2006 독일월드컵 프랑스와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지단의 페널티 킥으로 부폰이 지키는 이탈리아에 선제골을 터트려 프랑스가 이탈리아에 1대0으로 앞서갔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마테라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후 연장 후반 5분경,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박아 쓰러트린 후 장렬하게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10명이 싸운 프랑스가 이탈리아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1대1 상황에서 승부차기 5대3으로 이탈리아 승)

지단은 결승전에서 가린샤 클럽에 가입한 첫 번째 선수이기도 했다. 지단은 또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의 페드로 몬손과 구스타보 데소티,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 때 프랑스의 마르셀 드사이에 이어 결승에서 퇴장당한 4번째 선수다.

그 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7호 가린샤 클럽 가입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과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호 가입자가 나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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