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50] 한(限) 많은 종목 500m 일인자 확인한 황대헌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1.04 09:09
  • 수정 2019.11.04 18: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대헌, 한 많은 종목 500m 세계 1인자 되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쇼트트랙 세계 최강국 한국에게는 한(限)이 많은 종목이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 올림픽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 한 대회 적어도 2개 많으면 6개까지 금메달을 휩쓸었지만, 남녀를 통틀어 단 한 번만 금메달을 땄을 뿐이다.

그동안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세계 최강국 답게 김기훈, 김동성, 전이경, 안현수, 진선유, 최민정, 심석희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꾸준히 배출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채지훈 선수가 유일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1000m 또는 1500m의 경우 지구력이 필요하지만, 500m는 스타트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순발력이 중요하다. 111.12m를 채 5바퀴도 돌지 않는 짧은 거리의 500m는 스타트에서 선두를 빼앗길 경우 역전을 하기 쉽지 않다.

그동안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지구력 위주의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1000m, 1500m 3000m(남자는 5000m) 계주에서는 중국과 캐나다 등의 도전을 받기는 했지만 거의 석권했었다.

그런데 황대헌이라는 괴물이 나타난 것이다.

황대헌이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일인자라는 것을 다시 재확인한 대회가 미국(11월 3일~4일)에서 벌어진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500m 1차 대회’ 결승전은 현재 세계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500m 4인방이 모두 결승전에 올라 그야말로 지구촌 ‘500m 최고수’를 가렸다.

한국의 황대헌은 2017~2018, 2018~2019 세계선수권 500m 2연패에 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황대헌은 떠오르는 강자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안현수(빅토르 안)는 2011년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백전노장이다. 빅토르 안은 500m에서부터 3000m까지 모두 뛰어난 만능선수다. 홈에서 치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500m에서 금메달을 땄고,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1000m 1500m 5000m 계주 3관왕) 때도 500m에서 동메달을 땄었다.

이번 대회 첫날 남자 500m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에 열린 2000m 혼성계주(여자 선수 2명, 남자 선수 2명)에서도 러시아의 마지막 주자로 중국에 이어 2위로 배턴을 넘겨받아 중국 선수를 제치고 역전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중국의 우다징은 최근 4~5년간 남자 500m 최강자로 군림했었다.

우다징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500m에서 빅토르 안에 이어 은메달에 그쳤었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홈그라운드의 황대헌(은메달), 임효준(동메달)의 견제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땄었다. 우다징은 평창 올림픽 준준결승전에서는 39초800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다징은 2014 몬트리올 세계선수권, 2015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6 서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었다.

헝가리의 산도르 류 사올린 선수는 헝가리 아버지와 중국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 선수다. 키가 1m83cm로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는 장신에 속한다. 더구나 순발력이 필요한 500m에서는 오히려 큰 키가 약점이기도 하다.

사올린 선수는 형제선수로 유명하기도 한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산도르 류 사올린, 산도르 류 사오앙 형제, 크노치, 부리안 등 4명의 선수가 헝가리 사상 최초로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류 샤올린은 2015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500m, 2016 서울 세계선수권대회 500m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2010년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후 항상 500m에서 메달 권에 있었다.

황대헌 선수가 이같이 세계쇼트트랙 500m 4인방이 모두 출전한 2019~2020 쇼트트랙 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500m 1차대회 결승전에서, 타고난 순발력으로 처음부터 선두로 나서 2위권 선수를 3~4m 앞서는 여유 있는 레이스를 벌이며 우승을 차지해 명실공히 500m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튿날인 11월 4일 벌어진 남자 500m 2차 대회에서는 우다징이 금메달을 땄고, 황대헌은 1000m에만 출전해서 빅토르 안을 첫날 500m에 이어 또다시 은메달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대들보 황대헌(한국체대)이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EPA= 연합뉴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대들보 황대헌(한국체대)이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EPA= 연합뉴스).

황대헌 선수가 월드컵 1차 대회 첫날 월등한 실력으로 500m를 제패하자 은메달을 딴 빅토르 안이 황대헌에게 다가왔다.

빅토르 안 ; 야~ 대헌아! 굉장한데......

황대헌 ; 뭘요, 아직 멀었어요.

빅토르 안 ; 그렇지 베이징 동계올림픽(2022년), 아직 멀었지.

황대헌 ; 그게 아니구요, 형처럼 되려면 아직 멀었다구요.

빅토르 안 ; 그럼 너~도 혹시 귀~ 화~

황대헌 ;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알래스카를 준다 해도 러시아 사람은 되기 싫어요.

빅토르 안 ; (그럼 푼돈도 못 받고 러시아로 귀화한 나는 뭐야) ?!?.....

황대헌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황대헌은 이날 39초729의 기록으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9초961)을 간발의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
황대헌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황대헌은 이날 39초729의 기록으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9초961)을 간발의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

 

P.S 스피드 스케이팅의 정식 명칭은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따라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과 구분하기 위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처음 열린 것은 1976년이었다. 처음에는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을 겸하는 경우가 매우 흔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게이튼 바우처(남자) 보니 블레어(여자) 선수다.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선구자 김기훈,, 이준호, 채지훈 선수 등도 원래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에서 전향을 한 경우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역시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면서부터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때 시범종목으로 채택이 되었다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종주국인 캐나다와 미국 영국, 아시아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었으나 1990년대부터 한국이 캐나다, 일본 등을 제치고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군림하기 시작했고, 중국의 여자선수들(양양 A 등)이 2000년대 들어서부터 한국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