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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詩) 엄니 말씀

서석훈
  • 입력 2013.09.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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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말씀
윤 한 로


해가
똥구멍에 뜰 때까지 내쳐 자더니
밥 먹듯 지각을 하더이
내 웬일로 꼭두새벽같이
학교에 올라간다
푸르스름한 안개 속 애들같이

이눔아 것두 오입이여 오입
당장 빗자루 몽셍이로 줴지를 듯
쟁쟁하셔라 엄니 말씀
옳으시고도, 또
지랄은 웬 지랄이여 니눔이
엄청 고우시고나

허물어진 고향 똥투간 지붕
이슬 묻어
노랑 호박꽃 활짝 피드키





시작 메모
산동네에서 어머니는 걸핏하면 동네 사람들과 싸웠다. 동네 사람은 어머니한테 삿대질을 하며 개똥쇠니 뭐니 하며 년자를 마구 써댔다. 우리 애들도 악을 악을 썼고 개들까지 달겨들어 제 쥔을 보탰다. 아무튼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느라 무척 고생을 하셨다. 아버지가 오입을 다녀온 날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펄펄 뛰며 할퀴고 물어뜯었는데, 아버지한테 복숭아 나무 회초리로 맞기도 많이 맞으셨다. 악착 같은 귀신한텐 복숭아나무 회초리가 약이라고.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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