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시(示)의 역할
보일 시(示)는 내가 보는 것이 아니고 상대에게 내가 보인다는 뜻이다. 이처럼 ‘示’는 옛날 세 발 달린 상 모양을 형상화 한 글자다. 한자에서 ‘示’는 상 위에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니 ‘조상님’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示’가 다른 부수와 결합해서 쓰일 때는 ‘礻’로 변형되기도 한다.
제사 제(祭)는 육달월(月)과 또 우(又)인데 ‘又’는 ‘오른 손’ 의미도 있다. 그 아래에 보일 시(示)가 합쳐진 것이다. 고기 육(肉)은 다른 부수와 만나면 달 월(月)과 같은 모양으로 변형이 된다. 또한 붉은 색으로 표시한 고기 ‘육’ 발음과 ‘달 월’ 발음이 합쳐지면 ‘육달월’로 해석된다.
여기서 ‘육달월’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이 아니라 육체(肉體), 육신(肉身)처럼 신체 부위를 뜻한다. 이처럼 ‘月’의 70% 이상은 ‘육달월’ 의미로 쓰인다.
제사 제(祭)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손[又]으로 고기[月]를 상[示] 위에 올리는 모습을 상형화한 것이다.
제사를 지낼 때 제일 먼저 맏형이 제사상에 술을 올리는 형상이 빌 축(祝)이다. 예로부터 조상님 제사를 잘 모셔야 집안이 잘된다는 풍속에서 ‘祝’은 집안 제일 큰 형님이 먼저 제례를 갖추고 조상님께 빈다는 뜻이다.
간혹 준비한 음식을 빼놓고 제사를 지냈다가 뒤늦게 알아차리는 일을 주부들은 한두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살필 찰(察)은 집[宀]에서 제사[祭] 지낼 때 워낙 여러 가지 음식을 차리다보니 혹시 빠진 음식이 있나 상을 다 차려놓고 살펴본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문지를 찰(擦)은 살필 찰(察)에서 음을 받고, 손을 의미하는 [扌]가 추가되면서 ‘문지르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것 같아도 각각의 부수가 더해지면서 달라지는 상황을 떠올리면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것이 한자만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