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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왕자? 자연의 청소부인가?

노영대 전문기자
  • 입력 2019.10.23 19:53
  • 수정 2019.10.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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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검독수리, 크게 다른 생태다!

생태계의 청소부인가, 사냥꾼인가?(동영상은 맨 아래)

- 독수리와 검독수리, 크게 다른 생태다!

□ 이름과 생김새

맹금류가운데 덩치가 크면 '독수리', 심지어 언론에서도 '대머리독수리'로 말하는 이들이 적잖다. 참수리, 흰꼬리수리, 물수리가 독수리와는 전혀 다르고 독수리와 검독수리 두종도 전혀 다른 종이다. 말과 소가 다르듯이. 적어도 독수리와 검독수리만이라도 바르게 알았으면 좋겠다.

'독수리'와 '검독수리'는 같은 맹금류(猛禽類)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제 243호에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아주 독특한 차이를 갖고 있는 새다.

(천연기념물 제 243호에 흰꼬리수리와 참수리도 다 함께 포함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이제 이들을 각각 종별로 지정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 수리과의 두 새는 이름부터가 서로 다르다. '독수리'는 수리 앞에, 대머리 독(禿)자가 붙은 새다. 좀 지난 얘긴데 일간지와 방송국에서 「대머리독수리 떼죽음… 운운」이라는 내용을 읽고 들었다. 옳지 않은 말이다. '역전 앞'이나 다름없는 이야기다. 독수리는 우리의 국명(國名)이고, 영명은 'Cinereous vulture'이다. 독수리의 영명에는 아예 'Eagle'이라는 단어가 전혀 없다. 정수리에 털이 벗겨져 있다. 목 주위에는 갈기가 보인다. 몸 전체는 어릴 때는 검게 보이나 나이가 먹을수록 흑갈색으로 변한다. 날개의 폭은 매우 길고 넓지만 꼬리는 짧다. 날 때 긴 날개의 끝은 갈라지고 위로 휘어진다. 몸길이는 100~112cm, 양쪽 두 날개 끝의 길이 250~295cm 정도로 맹금류 가운데 가장 크다.

이에 반해 '검독수리'는 이름에 좀 문제가 있다. 영어인 'Golden Eagle'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머리도 검지 않고 대머리가 벗겨져 있지도 않다. 그렇다. 머리와 목에 금색(황갈색)의 깃털이 빛나는 수리, 그 '금수리'가 옳아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 도감에는 그렇게 ‘검독수리’로 적혀있다. 옳지 않게 쓰고 있는 것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이지만 일부는 꼬리 기부와 날개덮깃에 흰색 또는 노란색이 섞이기도 한다. 몸길이는 81.5~89cm, 양쪽 두 날개 끝의 길이 167~213cm 정도이나 독수리에 비해 덩치가 작다.

독수리와 소나무
독수리와 소나무

□ 번식 생태

필자가 20여년 동안 몽골에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독수리와 검독수리의 번식 생태는 사뭇 달랐다. 우선 독수리의 산란기는 3월 중순 전후. 알을 오직 1개만을 낳는다. 대부분 바위산 절벽에 커다란 둥지를 마련한다. 나뭇가지 둥지로 높이와 너비는 3m쯤 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있는 둥지를 이용하여 알자리만 손을 본다. 나뭇가지와 털, 천 등으로 속 알둥지를 만든다.(이에 반해 유럽의 독수리는 주로 나무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2월과 4월사이에 단 하나의 알을 낳는다. 알의 크기가 장경이 평균 90cm이며 단경은 65cm니다. 54에서-56일쯤에 알을 품는다. 이후 깨어난 새끼는 104-120일쯤 둥지에 머물며 떠날 때까지 어미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게 된다.

검독수리의 산란기는 3월 중순 전후. 독수리와 둥지가 매우 다르다. 암벽에 독수리 보다 작은 둥지, 곧 지름이 약 1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소재는 나뭇가지 보다 털이나 가죽, 헝겊 등으로 삼는다. 한배의 산란 수는 2개이며 알의 긴 길이는 평균 70cm, 짧은 길이 평균57cm정도이다. 무게는 130~139cm정도이며 알 품는 기간은 44~45일정도이다. 알에서 깨어나 새끼를 키우는 기간은 약 70~80일이 걸리는데 이때 비로소 새끼들은 이소(移巢), 곧 둥지를 떠나게 된다.

독수리 무리
독수리 무리
월동지 파주 적성의 독수리 무리
월동지 파주 적성의 독수리 무리
검독수(Golden Eagle). 몽골 카자크 검독수리 응사 아다이와 가족들. 2000년 필자는 아다이 도움으로 자연다큐멘터리 '알타이의 제왕, 검독수'를 제작했고 MBC에 방영도.
검독수(Golden Eagle). 몽골 카자크 검독수리 응사 아다이와 가족들. 2000년 필자는 아다이 도움으로 자연다큐멘터리 '알타이의 제왕, 검독수'를 제작했고 MBC에 방영도.

□ 청소부가, 사냥꾼인가?

사람들 가운데는 독수리가 하늘의 왕자쯤으로 생각해 여러 가지 짐승들을 사납게 사냥하는 맹금류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필자는 독수리가 겨울나기를 위해 찾은 한국이나 번식지인 몽골에서 사냥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죽은 말, 소, 양, 염소, 낙타 같은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사체를 먹이로 삼는 게 고작이다. 그것도 썩은 것을 오히려 즐기는 것 같았다. 한국을 찾아 온 독수리 떼의 경우 먹이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양계장이나 양돈장 주변의 주검을 넘나드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어떤 것들은 무나 배추 잎사귀로 허기를 채우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사냥꾼’이라기 보다는 ‘청소부’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러나 검독수리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그야말로 사나운 맹금류 가운데도 왕, 곧 하늘의 제왕(帝王)이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이 새를 `쥬피터의 새'(Bird Of Jove/Jove=Jupiter: 신들의 왕인 쥬피터)로 불러왔다. 위풍당당한 맹금류 검독수리는 사냥을 한다. 멧토끼, 꿩 같은 작은 동물은 물론 여우나 심지어 늑대같은 대형 포유류도 사냥을 한다. 마치 우리나라 매사냥처럼, 몽골에서도 검독수리 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2000년 1년동안 몽골 서북쪽 바얀울기에서 살면서, 카자흐크족이 검독수리를 포획, 훈련을 시켜 늑대 사냥을 하는 장면과 생태계를 자연다큐멘터리로 제작, MBC에 방영한 바 있디. 아래 동영상은 '독수리의 긴 여행'과 '알타이의 제왕, 검독수리' 자료의 일부를 발췌해 '독수리'와 '검독수리' 특징과 생태를 간략하게 Youtube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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