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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46] 손흥민 전설, 차범근과 나란히 하다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0.23 08:37
  • 수정 2019.10.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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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가 10월 23일 새벽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16분과 44분 두골을 터트렸다.

영국의 권위 있는 언론 BBC 스포츠는 손흥민의 활약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BBC 스포츠는 “손흥민은 토트넘 안방의 하이클래스 선수였다. 또한 손흥민은 토트넘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달라질 수 있던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유럽이 주목해야 할 만한 선수임을 증명한 재능을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후스코어드 닷 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9.8점을 줬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거의 만점 활약을 했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팀이 5대0 대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토트넘은 승점 3점을 챙겨 1승 1무 1패로 조 최하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조1위는 3연승을 올리고 있는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팀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골, 챔피언스리그 3골 등 모두 5골을 터트리고 있다. 또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프리미어리그, 컵 대회,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프로축구 1부 리그 통산 121호 골을 기록해 독일 축구에서 전설을 남긴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 최다 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제 한 골만 더하면 차 전 감독을 넘어서게 된다.

또한 손흥민 선수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프랑스 말로 황금공) 후보 30명 안에 뽑혔다. 아시아선수로는 손흥민 선수가 유일하게 30명 후보 안에 들어간 것이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1956년부터 제정된 발롱도르는 해마다 최고의 선수 한 명에게 돌아간다. 최종 수상자는 전 세계 180개국 기자투표(한 기자당 1위부터 5위까지 5명 선정)로 결정 된다. 그래서 매우 공정하다고할 수 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각각 5번씩 받았었고, 지난해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준우승으로 이끈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설기현, 박지성 선수가 각각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적이 있었다.

2002년에는 설기현이 월드컵과 벨기에 안더레흐트 팀에서의 활약으로, 2005년에는 박지성이 네덜란드 PSV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최종후보 5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두 선수 모두 득표에는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 손흥민이 1표 이상 얻게 될 경우 한국인 첫 득표자가 된다.

올해는 리버풀의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 51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의 2파전이 예상되고, 손흥민은 한국 선수 최초로 표를 받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발롱도르는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해 운영된 적이 있지만, 현재는 피파와 분리해 최고의 선수를 뽑고 있다. 피파는 지난달 리오넬 메시를 올해의 선수로 뽑았었다. 2019 발롱도르 시상식은 12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10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손흥민이 교체되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10일 오후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손흥민이 교체되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차범근 감독이 자신이 독일에서 기록한 121골과 타이기록을 세운 손흥민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차범근 ; 흥민아! 축하한다. 정말 스피드, 결정력 대단했다.

손흥민 ; 선생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차범근 ; 그리고 나와 똑같이 121골 달성한 것도 축하한다.

손흥민 ; 뭐 9년 만에 달성해서 11년의 선생님 보다 불과 2년 단축한 기록인데요.

차범근 ; (자신보다 2년 먼저 달성했다는 말에 약간 기분이 상한 듯) 그런데 너~ 아니, 난 121골 가운데 PK(페널티 킥 골)골이 하나도 없어 전부 필드 골 이라구.

손흥민 ; 저도 PK 트라우마가 있어서 거의 없는데요.

차범근 ; 뭐~거의...난 단 한 골도 없었다구.

손흥민 선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프랑스 말로 황금공) 후보 30명 안에 뽑혔다. 아시아선수로는 손흥민 선수가 유일하게 30명 후보 안에 들었다(사진= 연합뉴스).
손흥민 선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프랑스 말로 황금공) 후보 30명 안에 뽑혔다. 아시아선수로는 손흥민 선수가 유일하게 30명 후보 안에 들었다(사진= 연합뉴스).

 

P.S 손흥민의 페널티 킥 트라우마

2018년 3월 2일 토트넘과 로치데일의 2017-2018 FA컵 16강전 재경기.

손흥민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0분 5번째 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후반 14분에는 페르난도 요렌테의 세 번째 골까지 도왔다.

그러나 손흥민은 전반 27분 페널티킥 골 때문에 논란이 되었다.

손흥민이 PK 킥 도중 멈칫하자 폴 티어니 주심은 PK 골을 무효로 선언한 것은 물론 옐로카드까지 내보였다. VAR(비디오 판독시스템) 판정을 거쳤지만 티어니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전 프리미어리그 심판 크리스 포이는 손흥민의 페널티킥에 대해 '불법적인 페인팅이었다, 카드는 아주 적절했고 결정도 옳았다“면서 손흥민의 PK 습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한 손흥민은 ‘다이버’로 불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9년 2월 10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쐐기 골을 터트리며 팀의 3-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전반 15분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해리 맥과이어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느린 화면에도 발이 걸린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이 아닌 손흥민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할리우드 액션’ 즉 다이버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손흥민이 억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영국 'BBC'의 해설위원 스티브 시드웰은 '맥과이어가 미처 다리를 빼지 못했다. 손흥민과 접촉이 있었다. 내 생각에는 페널티킥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카이스포츠'의 해설가들 역시 손흥민이 넘어진 장면을 분석하며 페널티킥을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 A 매치에서도 PK골을 잇따라 두 번 실축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10일 스리랑카와의 경기에서는 팀이 4대0으로 앞섰을 때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자신이 직접 PK를 차겠다고 자청해서 골을 성공시켜, ‘PK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차범근 분데스리가에서 만 98골

차범근은 지난 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등을 거치면서 11년간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는 89년 레버쿠젠에서 은퇴할 당시 리그에서만 98골로 당시 외국인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명예롭게 퇴장했다.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외에 유럽컵 등에서 23골을 터트려 통산 121골을 기록했었다. 121골 가운데는 PK골이 한 골도 없었는데, 동료들이 쉽게 골을 기록할 수 있는 PK 기회를 차 붐에게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기록은 10년 뒤 1999년 스위스의 스테판 샤퓌자가 106골로 갱신할 때까지 분데스리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유지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함부르크에서 18세 나이로 데뷔해, ‘전설’ 차범근이 뛰었던 레버쿠젠을 거쳐 지난 2015년 현재의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트레이드되었다.

손흥민은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에서 9년 만에 121골을 기록하면서 차범근보다 2년 더 이른 시간 안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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