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45] 손흥민, 강인아 퇴장도 축구의 일부다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45] 손흥민, 강인아 퇴장도 축구의 일부다
  • 기영노 전문기자
    기영노 전문기자 kisports@naver.com
  • 승인 2019.10.2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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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A 매치 기간 동안 스페인(잉글랜드)에서 서울, 베이징, 평양, 베이징, 서울 다시 스페인(잉글랜드)의 긴 여행을 마친 이강인(발렌시아),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에서 부진한 플레이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손흥민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치러진 북한과의 경기에서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 해도 다행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축구가 아닌 ‘축 투기’를 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이강인은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김일성 경기장에서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호텔 화장실까지 감시를 당하고, 격투기를 연상하는 A 매치를 보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된 채 낯선 나라에서의 짧고도 긴 1박2일을 보냈었다.

북한 축구 선수들의 과격한 플레이를 봐서 그런지 이강인이 지난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에 투입, 불과 10여 분간 뛰고도 레드카드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이강인의 퇴장에 대해 스페인 언론은 “21세기에 태어난 프리메라리가 최초의 퇴장선수”라고 비꼬기도 했다.

발렌시아의 셀라테스 감독은 18살 이강인이 A 매치 기간 동안 평양에 다녀오는 등 긴 여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서 체력이 있다고 보았는지, 팀이 1대0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32분 투입했다.

팀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된 이강인은 체력이 남아돈다는 듯이 운동장 곳곳을 누볐다.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정교한 패스로 팀의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고, 날카로운 패스로 아틀레티코 수비수 들의 뒷공간을 노리는 등 위협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강인이 투입된 이후 바뀐 분위기에서 디니 파레호의 프리킥 동점골(1대1)을 넣었다.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 46분경, 산티아고 아리아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고, 비디오판독(VAR) 결과 레드카드를 받으며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경기종료 1~2분을 남겨 놓고 퇴장을 당해 10명이 뛰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경기력에 그다지 지장을 받지 않은 채 1대1 동점을 그대로 유지하며 경기를 끝냈다.

다만, 유럽진출 이후 처음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이강인이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이강인의 팀 동료 파울리스타는 “복잡한 심경이다. 이강인이 라커룸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10월 28일 월요일 새벽 5시에 벌어지는 오사수나와 프리메라리그 10라운드 등 프리메라리가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10월 24일 목요일 새벽 4시 릴과의 챔피언스리그에는 유럽축구연맹이 주관하기 때문에 출전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도 지난 19일 밤 11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 교체선수로 출전, 왓포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왓포드는 프리미어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팀이었고, 또한 토트넘 홈구장 경기였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승점 1점을 챙기는데 머물렀다. 토트넘은 승점 12점으로 리그 7위로 올라서기는 했다. 왓포드는 승점 4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 “찬스를 많이 놓쳤다. 팀에 기여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평양원정 경기 등으로) 체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체력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승점을 많이 챙겨야 하는데, 암튼 23일 수요일 새벽 4시 츠베르나 츠베즈다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홈경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골을 넣고 승점 3점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1일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회복훈련 당시 이강인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 10월 11일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회복훈련 당시 이강인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손흥민이 이강인이 레드카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 전화를 했다.

손흥민 ; 강인아! (산티아고 아리아스를) 뒤에서 걸었다며.

이강인 ; 그렇게 됐어요.

손흥민 ; 레드카드건 엘로우 카드건 그것도 축구의 일부란다.

이강인 ; 맞아요, 형! 형도 레드카드 받고 3게임이나 못 뛰었었잖아요.

손흥민 ; 그래, 지난해 37라운드 본머스 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서, 마지막 38라운드와 이번 시즌 1·2라운드 등 3게임에 출전하지 못했었지.

이강인 ; 형이 지난번 오리에 선수에게 한 말도 인상적이었어요, 오리에가 퇴장을 당하자 “축구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우리는 그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었잖아요.

손흥민 ; 그래, 아마 그때 오리에는 전반 24분에 퇴장을 당했으니까 경기가 66분이나 남았었고, 이번에 너는 불과 1~2분밖에 남지 않았어, 퇴장을 당하는 것도 남은 시간이 매우 중요해. 암튼~ 강인아 이번에 큰 경험을 했다.

이강인 ; 맞아요, 남은 시간도 중요하지만, 시기가 못지않게 중요해요, 시즌 막판 팀 순위 경쟁을 하거나 시즌 초 힘차게 출발할 때 팀을 위해서 뛰지 못하면 정말 난감할 거예요.

손흥민 ;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그것도 축구의 일부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10월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10월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P.S 축구의 레드카드

축구 규칙 제 12조 파울과 부정행위(Fouls and Misconduct)에서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했을 때 레드카드를 주게 되어있다.

현저히 부정한 플레이를 하거나 난폭한 행위를 한 경우. 침을 뱉거나 골키퍼를 제외하고 의도적으로 공에 손을 대서 상대팀의 득점을 저지한 경우, 명백한 득점 상황에서 파울을 범하거나 상대팀 선수를 모욕하거나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경우, 한 경기에서 두 번 옐로카드를 받거나 위협적인 백태클을 한 경우(이번에 이강인 선수의 경우) 또한 의도적으로 상대선수에게 머리를 박거나 손이나 팔꿈치를 사용해서 때린 경우 등이다.

축구규칙 12조에는 백태클에 대해서 더 엄격하게 보게 되어있다.

두발이 동시에 들어오거나, 다리를 쭉 뻗거나, 스쿼드(축구화 발바닥)가 보이거나, 점프를 해서 태클을 들어가거나 속도가 빠른 경우 등에서 2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퇴장을 주도록 되어있다.

퇴장을 당하면 최소한 1경기 이상 출장이 정지된다.

이번에 이강인의 경우는 경고(엘로 카드) 없이 바로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1경기 이상 출장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높고,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게임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토트넘 대 본머스 전, 손흥민의 경우는 파울이 심했다고 봐서 3게임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당한 것이다. 퇴장을 당한 선수는 추가적인 징계(벌금)처분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그는 백태클에 대해 별도규정을 정했는데, 어떤 상황에서든 뒤에서 들어온 태클, 주의력이 부족한 태클, 아킬레스건을 향한 태클은 퇴장시키도록 되어있다. 이강인은 그에 해당하는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또한 축구는 한 팀이 최소한 6명 이상으로 이뤄져야만 정식경기로 취급되기 때문에 한 팀이 5명 이상 퇴장을 하면 몰수 패(0대3)를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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