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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詩) 구들장

서석훈
  • 입력 2013.05.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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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
윤 한 로

이 땅에는
꽃보다도 별보다도 아침 이슬보다도
더 아름다운 이름 하나 있네
방구들장
머리 치렁치렁 길렀다가
스님처럼, 고등학생처럼 빡빡 밀었다가
강정마을로 용산 현장으로 삼보일배로
달릴 때까지 달리네 사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대하고 싸우네
괴팍스럽기 이를 데 없어라
방구들장 신부님
그러나 손 한번 잡아볼라우
세상에 그토록 부드러운 손
다시는 없을 걸세
머슴도 숫제 상머슴처럼 살고파
앞으론 나를 꼭
방구들장이라고만 불러주세요
구들장 신부님
제발, 푹 꺼지질랑 마소서




시작 메모
안중근도마 의사를 가장 존경하고 존경하다 못해 왜적 이토히루부미를 권총으로 쏘는 동상을 세우시고, 하느님께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걸로 하나 봉헌해 드려야지 그래 좋아하는 회 또한 평생 안 드시고, 우리나라 곳곳을 짯짯이 사랑하여 본적마저 갈고자 경기에서 저 전라도 장성 땅으로 파가시곤, 용산으로 강정마을로 삼보일배로 몸을 던지며, 투사로 애국자로 농사꾼으로 어부로 머슴으로 사제로, 맨날맨날 싸우기 위해 아니 사랑하기 위해 그 이름조차 구들장으로 바꾸신 방구들장 신부님.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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