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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쭉정이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10.1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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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정이>

결실 맺지 못한 마음들이 
찬바람 맞으며 거리를 헤매일 때
숲의 나무들도 우수수 잎을 떨군다
지난해까지는 뭔가 희망이 있었는데
꿈이 있었는데
해거리 탓일까
밤이며 도토리 튼실하게 열매 맺지 못하고
쭉정이만 툭툭 떨어지는 가을의 오후
숲길 지나간 발자국마다 사연 많은데
첫사랑 불태웠던 젊은 날의 추억
짧아지는 가을해와 함께 산등성이 너머로 몸을 감추고
강한 짐승에게 먹히는 약한 짐승의 비명소리 
찬 달빛 아래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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