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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詩) 쑥

서석훈
  • 입력 2013.04.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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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한 로


다시 또
봄이 와

쑥을
보면
옥이가
생각난다

지지리도 박복한
옥이 기집애

비 한차례 내리곤
하이얗게 설운 목련

보다
백배나 고와라
언덕바지 쑥


시작 메모
시골에서는 이맘때면 논둑이나 밭두렁에 파랗게 쑥이 돋았다. 봄볕 언덕바지 위에 쪼그려 쑥을 캐던 어머니와 누나, 동생, 처자들. 해진 노랑 회장저고리에 때묻은 다홍치마, 하나같이 가난하고 박복하던 평생 땅강아지 그 처자들. 나이가 먹을수록 짓무른 눈에 더욱더 그립다. 이 안양 바닥에서는 어디로 가야 쑥을 보랴.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 얼핏, 남부시장 노점상 할매 신문지 위에서나 본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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