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배당에 거느니 차라리 발 느린 주식을 사고 말지 싶겠지만, 주식도 코스닥 쪽은 가히 로켓포의 위력을 갖춘 종목이 적지 않았다. 허나 수백 개 종목 중에서 그것들을 어떻게 찾아내겠는가? 그러니 직접 작전에 가담하고 있는 자의 내부 정보가 필요하다. 그냥 한 번 찔러보는 걸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미들도 작전에 걸린 주식을 알아보는 방법은 있다. 우리는 뛰고 있는 말에 돈을 걸 수는 없다. 주식은 몇 달에 걸친 긴 승부가 많아, 노련한 투자자는 거래량과 주가 움직임, 정보 노출도 등을 감안해 적절한 타이밍에 돈을 걸 수 있다. 그러니까 주식 정보는 어느 정도는 시장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상대적으로 경마는 뛰기 전에 모든 걸 파악해야 한다.
아무튼 큰 승부에서 패한 당나귀 신사 백팔만은, 정보통의 사타구니를 움켜진 마돈걸의 손에서 냉커피를 받아 마시며, 이번엔 평소에 눈여겨 본 ‘광풍’과 ‘뒷발’에 걸었다. 마돈걸이 어디에 걸었는지는 마돈걸 만이 알고 있었다. 승부는 계속 패로 끝났고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은 단 한 레이스도 건지지 못했다. 그런 날이 있다. 패패패패패패패로 끝나는 날이. 그리고 그런 날이 오늘인 것뿐이다. 백팔만은 그렇게 자위하였다.
경기가 끝난 후의 빈 필드에 노란 불빛만이 외롭게 깔려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경마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백팔만과 마돈걸도 끼어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있었다. ‘루저의 손이 왜 이렇게 따뜻할까?’ ‘경주는 모두 빗나갔지만 이 이유만은 알아맞힐 수 있을까?’ 하고 백팔만은 생각했다. (다음 주에 계속)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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