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승마대회, 때아닌 ‘압박 붕대’ 논란
전국체전 승마대회, 때아닌 ‘압박 붕대’ 논란
  • 황인성 기자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 승인 2019.10.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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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공지 ‘붕대 착용 불허’ 규정, 대회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채 판정
공문 및 대표자회의 통해 각 시도에 해당 내용 전달
착용 여부 성적 영향 미미···일부 지역협회, 항의 이어져
정식 상소 없어···대회 정상 종료돼
심판위원장, "잘못 없는 다수 선수 희생시킬 수 없단 판단"

[미디어피아] 황인성 기자=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제100회 전국체전 승마대회’가 압박 붕대(cohesive bandage) 규정으로 인해 때아닌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승마협회가 사전 공지한 ‘압박 붕대 불허 규정’이 대회에서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시·도 협회의 항의에도 심판위원장은 대회를 강행해 논란이 인 것이다.

승마대회를 주관한 대한승마협회는 전국체전을 앞둔 8월 30일 각 시도협회에 공문을 통해 전국체전 승마대회에서 ‘압박 붕대’ 착용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 9월 17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대표자 회의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재차 설명해 ‘압박 붕대’ 사용 금지를 공식화했다.

그럼에도 정작 전국체전 승마대회장에서는 당초 공지됐던 규정이 고려되지 않은 채 판정이 이뤄졌다.

규정을 지킨 일부 선수와 지역협회 관계자들이 대장애물·중장애물 1라운드 경기가 열리던 10월 5일 압박 붕대를 착용한 선수가 경기에 출전했음에도 제재하지 않는 심판진을 보고 이에 항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승마협회 관계자는 “대한승마협회가 대회 규정을 미리 고지해놓고, 정작 규정대로 판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명망 있는 승마대회에서 심판들이 대회 규정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대회장에 나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반적인 승마대회 운영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승마협회는 대회에서 정식적인 상소가 이뤄지지 않았고, 항의에 대한 인지는 있었지만, 심판위원장의 판단으로 대회가 속개됐다는 입장이다. 대회 판정과 관련해서는 심판위원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데 그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승마협회는 전국체전을 앞둔 8월 30일 각 시도협회에 공문을 통해 전국체전 승마대회에서 ‘압박 붕대’ 착용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 9월 17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대표자 회의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재차 설명해 ‘압박 붕대’ 사용 금지를 공식화했다. ⓒ미디어피아 자료사진
대한승마협회는 전국체전을 앞둔 8월 30일 각 시도협회에 공문을 통해 전국체전 승마대회에서 ‘압박 붕대’ 착용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 9월 17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대표자 회의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재차 설명해 ‘압박 붕대’ 사용 금지를 공식화했다(사진= 경남승마협회). 

심판위원장은 “압박 붕대 불허 규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으며, 국제승마연맹(FEI)에서도 마찬가지이다”며, “해당 규정에 대해 작성한 분도 그런 의도로 규정을 명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규정을 위반한 경우라면 법대로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정상적이지 않았던 규정으로 인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선수 다수를 희생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심판장의 권한을 행사했다”며, “심판장으로 미리 고지된 규정을 정확히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압박 붕대(cohesive bandage)는 승마경기에 나서는 말들의 부상 방지 등을 위해 착용하는 것으로, 국제승마대회에서는 특별히 불허하고 있지는 않다. 단순히 압박 붕대 착용 유무에 따라 기량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붕대 안에 뾰족한 것을 넣어 말들의 기량 향상 행위를 막기 위해 스튜어드 등이 경기에 나서기 전 선수들이 말의 다리에 붕대를 감는 전 과정을 관찰한다. 국내에서는 이에 대해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대한승마협회는 “경기 종목 종료 후 30분 이내에 해당 선수만이 상소할 수 있다”는 대한승마협회 공인승마대회 규정에도 불구하고, 한 건의 상소도 발생하지 않아 상소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판의 판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해당 선수가 경기 종료 후 30분 이내 상소를 해야 하며, 그 이후에 상소위원회가 꾸려져 관련 내용을 심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식 상소가 접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의적으로 대회 운영위원장이 심판의 판정에 관여할 수 없으며, 그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회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전국체전 승마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한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비춰진다. ‘압박 붕대’ 착용 여부가 경기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와는 별개로 당초 공지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압박 붕대 불허 규정’을 공문으로 지역협회에 내려보내고, 대표자회의에서도 재차 언급했음에도 심판들에게도 관련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으며, 대회장에 나서는 심판위원과 스튜어드(감시원)도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않았다는 간접 정황이 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부 시·도 체육회는 대한체육회에 직접 소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회 동안에는 상소 기한을 넘겨 상소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주최인 대한체육회에 정식 이의 제기를 하겠단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제100회 전국체전 승마대회’가 압박 붕대(cohesive bandage) 규정으로 인해 때아닌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승마협회가 사전 공지한 ‘압박 붕대 불허 규정’이 대회에서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시·도 협회의 항의에도 심판위원장은 대회를 강행해 논란이 인 것이다. ⓒ미디어피아 자료사진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제100회 전국체전 승마대회’가 압박 붕대(cohesive bandage) 규정으로 인해 때아닌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승마협회가 사전 공지한 ‘압박 붕대 불허 규정’이 대회에서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시·도 협회의 항의에도 심판위원장은 대회를 강행해 논란이 인 것이다. ⓒ미디어피아 황인성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부 시·도 체육회는 대한체육회에 직접 소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회 동안에는 상소 기한을 넘겨 상소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주최인 대한체육회에 정식 이의 제기를 하겠단 것이다.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가 주최한다. ⓒ미디어피아 자료사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부 시·도 체육회는 대한체육회에 직접 소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회 동안에는 상소 기한을 넘겨 상소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주최인 대한체육회에 정식 이의 제기를 하겠단 것이다.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가 주최한다. ⓒ미디어피아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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