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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41] 허재의 아이솔레이션 실패의 추억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0.10 07:55
  • 수정 2019.10.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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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학교 농구부와 세화여대 가정학과의 단체 미팅은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있는 카페 ‘국화’에서 있었다.

동양대학교 농구부 2년차 5명과 세화여대 가정학과 2학년 5명 등 10명은 주말인 토요일 오후 3시에 국화에서 단체로 만났다.

“오늘 제가 임시 사회를 보겠습니다”

허재가 남녀 5명씩 10명이 다 모여 성원이 되자, 자청해서 사회를 보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9명 모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영의사를 보냈다.

“그러면 순서에 의해서 강렬이가 먼저 ‘5명의 미녀’ 가운데 마음에 드는 한 분 앞에 앉도록 하겠습니다”

허재가 일방적으로 강렬에게 선택권을 주자 세준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잠깐! 왜 강렬에게 선택권을 주는 건지......이유나 알아보자구”

“아~ 사실 강렬이가 이 모임의 주선을 했어, 저기 안경을 끼신 영분 씨와 강렬이가 사돈 관계라지 아마 그래서......”

“주선은 주선이고, 선택권을 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그러면 우리 영분이에게도 선택권을 줘야 맞는 거잖아요?”

이번에는 세화여대생 가운데 영분이 옆에 앉아 있던 금화가 발끈하고 나섰다.

“자~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강렬에게 먼저 선택권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강렬이가 먼저 선택한 여성분이 강렬이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자~ 이쯤하고 이 모임의 중매인에게 선택권을 주고 나머지 4명씩은 추첨으로 합시다”

“걍~ 봐~ 줍시다, 중매쟁이...뭐 생기는 것도 없는데.....”

“그럽시다”

“먼저 선택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냥 눈 감아 줍시다”

세준이를 제외한 다른 남학생들이 강렬이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나오자 반대의 목소리가 쏙 들어갔다.

“그러면 강렬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겠습니다”

“잠깐!”

이번에는 세화여대의 리더 격인 미란이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강렬이라는 분께 선택권을 주는 대신 우리에게 추천권을 주십시오”

“추천권이라뇨?”

허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강렬이라는 분이 우리 5명 가운데 먼저 한명을 고른다면 선택되지 않은 우리 나머지 4명은 시작부터 김이 새잖아요?”

“하긴 좀 그렇긴 하지요”

“그래서 우리 5명이 의논을 해서 한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추천이라뇨?”

“강렬 씨가 우리가 추천한 사람을 택하는 겁니다. 아니면 말구요”

미란이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게 공평할 것 같아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 그런 방법도 있네요”

“그럼 강렬 씨에게 선택권을 주고...... 우리도 자존심을 잃지 않고......”

세화여대 측 여기저기서 찬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번에는 허재도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좋습니다. 강렬아! 너도 괜찮지”

“으~ 응”

강렬이가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제 엎질러 진 물이 되었다.

5명의 세화여대생들이 함께 숙의를 하더니 5명 가운데 가장 뚱뚱하고, 얼굴도 못생긴 나래라는 여학생을 추천했다.

그러자 허재가 강렬에게 귓속말로 속 삮 였다.

“너~ 이번 주말 입대하기 때문에 어여쁜 애인 만들어 주려고 ‘아이솔레이션 작전’을 편 건데 .저 쪽에서 방어를 너무 잘 한 것 같아 이해해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리그가 10월 5일 개막했다. 지난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 이지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경기 모습(사진= 연합뉴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리그가 10월 5일 개막했다. 지난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 이지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경기 모습(사진= 연합뉴스).

 

P.S 아이솔레이션(Isolation)

농구의 공격전술 중 하나로 기량이 극히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에게 공을 몰아주고 공간을 확보해줘 최대한 그 선수를 활약시키는 공격방법이다. 속된 말로 ‘몰 빵’ 농구라고도 한다. 개인 능력의 차가 경기 전체를 좌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스포츠가 농구이기 때문에 아이솔레이션도 상당히 중요한 공격방법이다.

예를 들어 점수 차가 동점에서 많게는 3점차로 지고 있을 때 쿼터 혹은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개인 능력이 뛰어난 에이스에게 공을 주고 나머지는 공간을 넓혀준다.

그러면 에이스는 상대 수비수와 1대1을 하면 된다.

하지만 상대도 이 전술에 맞춰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를 붙이기 때문에 에이스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쓸 수 없는 전술이기도 하다. 공격 방식은 보통 코트를 세로로 잘라 한쪽 편에 위치한 에이스에게 공을 투입하고, 나머지 4명은 공이 없는 반대쪽 외곽 지역에 적절하게 모여 에이스의 슈팅을 보거나, 슈팅 찬스까지 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에이스가 밖으로 빼주는 공을 받을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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