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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원의 말 7] 유소년 승마대회 관람에티켓

전성원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
  • 입력 2019.10.09 10:59
  • 수정 2019.10.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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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선수가 준수해야 할 경기규칙이 있듯이 관람객들도 지켜야할 에티켓이 있다. 우리 자신과 남의 행복을 위해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주길 바란다.

모 언론에 골프와 테니스 관람매너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잘못된 사례로 두 가지 일화를 꼽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미 PGA투어 CJ컵에서 한 선수가 티샷을 하려는 순간 어떤 갤러리가 큰 소리로 엉뚱한 선수 이름을 부르고 아무 일도 없듯이 행동했다고 한다. 2017년 프랑스 오픈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인들이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상대선수가 실수할 때 환호하여 심판에게 주의를 받았다고 한다. 국내 골프와 테니스 팬들의 관람 문화가 성숙해 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출처 = 연합뉴스
유소년 승마대회도 관람객들이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 아이들의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사진= 연합뉴스).

유소년 승마대회도 관람객들이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 유소년 승마경기에서 관람객은 대부분 선수 가족들이므로, 이들이 지킬 에티켓은 아이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하는 것이다. 먼저, 아이가 경기장에 들어서면 모든 것을 강사에게 맡기고 부모는 관람에만 집중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눈이 마주칠 때 엄지를 들어주면 된다. 조용한 응원이 시끄러운 간섭이나 환호보다 도움 된다. 다음으로 다른 기승자나 말에 대해 험담하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맨십은 승마 경기를 하는 사람 뿐 아니라 관람하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좋은 성적을 거둔 아이에게는 칭찬을, 그렇지 못한 선수와 가족들에겐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아이가 입상하지 못했을 땐 이기고 지는 것 보다 경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감독이나 코치에게는 심판 판정이나 경기 진행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불만을 표출하기보다 ‘감사합니다 또는 수고했습니다’라는 인사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는 에티켓 뿐 아니라 관람객이 준수해야할 사항도 알려준다. 말을 놀라게 하거나 기승자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시야를 가리거나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도 관람객 준수사항을 만들어 대회요강이나 팸플릿에 알려주면 경기진행이 원활해지고 품위 있는 관람객이 많아 질 것이다.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다음 주에 미 PGA투어 CJ컵이 제주에서 다시 열린다. 우리 자신과 남의 행복을 위해 승마뿐 아니라 골프에서도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주길 바란다.

전성원 /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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