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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38] 땅콩과 슈퍼땅콩들의 반란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10.02 12:12
  • 수정 2019.10.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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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경주서 콜먼·프라이스 우승

20세기가 저물어 갈 무렵인 지난 1999년 12월 15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위원장 등 전문가 6명의 심사를 거쳐 칼 루이스를 20세기 최고의 하계올림픽 남자선수로 뽑았다.

칼 루이스가 1896년 그리스에서 하계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치러진 20세기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최고의 영웅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는 모든 종목 가운데 육상, 그 가운데 남자육상 100m를 메인 종목으로 꼽는다.

하계올림픽을 치를 때도 다른 종목 경기에는 ID 카드로 출입이 가능하지만, 남자육상 100m 결승전을 할 때는 ID 카드가 있어도 입장을 할 수가 없다.

각 나라당 20장 안팎의 비표를 발행해,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입장료도 가장 높게 책정한다.

남자육상 100m(올림픽 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는 항상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존경을 받아오고 있고, 다른 종목의 스타플레이어(농구의 마이클 조던, 야구의 베이브 루드, 축구의 펠레 등)들 보다도 더 위대한 선수로 추앙을 받아오고 있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육상 100m에서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크라우칭 스타트(다른 선수들은 100m 경기임에도 오픈 스타트 자세) 자세를 취한 미국의 버크(12초F) 선수를 시작으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10초3의 기록으로 금메달(200m와 400m 계주 멀리뛰기까지 금메달을 따서 4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제시 오웬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단거리 강국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하고 10초0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독일의 하리 그리고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10초 벽을 깨고 9초9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미국의 하인즈 선수.

또한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소련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백색 탄환 보르초프(10초14)와 1984년 LA 올림픽에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제시 오웬스 처럼 4관왕(100m, 200m. 400m 계주와 멀리뛰기)을 차지한 흑색 탄환 칼 루이스와 21세기 최고의 스포츠맨 우사인 볼트에 이르기까지…

2017 런던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지구촌은 1m 96cm의 사상 최장신 스프린터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은퇴를 한 후 누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것인가 관심을 모았었다. 런던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때는 우사인 볼트가 현역으로 출전했고, 우사인 볼트는 미국의 저스틴 게이클린(9초92), 미국의 크리스티안 콜먼(9초94)에 이어 동메달(9초95)에 그치며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그래서 이번 2019 카타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관심을 모았었는데, 23살의 크리스티안 콜먼이 9초76이라는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땄고, 37살의 게이틀린이 콜먼보다 0.13초 뒤진 9초89의 기록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이제 남자육상 100m는 당분간 콜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남자육상 스프린터의 전성기가 20대 후반인데 콜먼은 이제 겨우 23살이고, 그동안 약점이었던 스타트(이번에 0.128초)를 강하고, 막판 스퍼트에 좀 더 힘이 실리면 9초6대 중반까지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콜먼의 키가 1m 75cm(한국 대표 김국영과 똑같다)로 스프린터치고는 작은 편이다. 우사인 볼트(1m 96cm)보다 무려 21cm나 작다. 따라서 그만큼 피치를 빨리해야 기록을 단축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번 대회 여자 100m 금메달리스트 자메이카의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콜먼보다 무려 20cm나 작은 1m 55cm(1m 52cm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작다)로 그야말로 슈퍼땅콩이다. 프레이저- 프라이스의 키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 1983년 제1회 (핀란드)헬싱키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가장 작은 스프린터인데도 벌써 8번째 금메달을 땄다. 그녀가 달리는 모습을 보면 마치 다리에 모터가 달린 듯 빠르게 돌아간다.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여자 스프린터로는 환갑이 훨씬 지난 33살이고, 지난 2017년 8월, 아들을 낳기도 했다.

프라이스는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딴 후 육상 트랙에서 아들을 안고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아들 세리머니를 한 후 라커룸에서 남편을 만났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아들 지온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도하 AP=연합뉴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아들 지온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도하 AP=연합뉴스).

 

남편 제이슨 ; 여보 정말 장해 너무너무 축하해.

(프라이스가 너무 좋아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프라이스 ; 고마워요,

남편 제이슨 ; 특히 지온이를 안고 관중석의 환호를 받을 때는 너무 자랑스러웠어.

프라이스 ; 정말 보기 좋았어?

남편 제이슨 ; 그렇다니깐 마치 ‘땅콩 잼’ 같았거든.

프라이스 ; 내가 땅콩이니까…아니 아들보고 쨈이라니…

남편 제이슨 ; 그럼 취소할게, 땅콩버터…그것도 아니지 암튼 보기 좋았어.

프라이스 ; !?!

P.S 올림픽이건 아시안게임이건 중계방송진이 십중팔구는 틀리는 것이 하나 있다.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SBS-SPORTS가 독점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데, 역시 해설이 틀렸다.

현재 여자육상 100m 세계신기록은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 선수가 가진 10초49다.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는 1998년 지병인 뇌전증 성 혈관종으로 39살 아까운 나이에 요절했다.

그리피스 조이너는 1988년 7월 16일 미국 인디에나 폴리스에서 벌어진 서울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 준준 결승전에서 10초49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국내외 대부분의 육상해설가(전문가)들은 그리피스 조이너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말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그리피스 조이너는 10초54의 자신이 세웠던 세계신기록보다 0.05초 뒤진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그리피스 조이너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200m 21초34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녀가 사망한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1988 서울 올림픽 미국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세웠던 100m(10초49)와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기록한 200m 21초34의 세계신기록은 31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고 그리피스 조이너의 100m, 200m 세계신기록은 1985년 마리타 코흐(당시 동독)가 세운 여자 400m 47초60과 함께 ‘3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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