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용원 음악통신 68] 콘서트 프리뷰: 고양시 교향악단/콘체르토 시리즈 4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10.02 08: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5일 토요일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려

 고양시를 대표할 교향악단으로 2018년에 새롭게 창단한 고양시 교향악단은 105만 고양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격조 높은 클래식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이 함께 공모를 거쳐 선정한 고양아람누리의 교향악단 상주단체다. 낭만을 가득 담은 거장의 명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명곡을 바탕으로 한 정통 클래식과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역동적인 교감을 조합한 ‘다이내믹 클래식’을 지향하는 고양시 교향악단은 2018년 7월 14일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첫 화음을 울림으로써 여정을 시작하였다. 전통적 말밥굽형 오페라하우스인 아람극장과 국내 최고의 건축 음향시설인 아람음악당, 최첨단 가변형 극장인 새라새극장 등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물적·인적 기반이 모두 갖춰진 고양아람누리에서 교향악단이 상주하는 것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사업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적 수준으로의 도약에도 밑받침이 될 것인바 10월 5일 토요일 오후 5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과 함께 '다이내믹 클래식, 콘체르트 시리즈 IV'를 개최한다.

10월 5일 토요일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고양시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포스터
10월 5일 토요일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고양시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포스터

무엇보다도 기대되는 건 레스피기의 로마 연작 시리즈 중의 2곡인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와 <로마의 축제>다. 이탈리아 작곡가인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 1879~1936)의 로마 시리즈는 직장인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학교의 교수와 교장으로 재직 시 매일 다니던 로마의 풍경과 인상을 하나의 오브제를 정해 거기에 맞는 4개의 악곡을 묶어 모음곡으로 엮은 곡이다. 회화적인 시정을 오케스트라로 표현해, 음악으로 로마의 여러 랜드마크와 로다의 골목 등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과 거기에 스며 있는 전설과 삶의 흔적을 그린 음악풍경화이다. 고도 로마에 우뚝 솟아 있는 많은 소나무들은 사시장청 푸른빛으로 과거의 영광을 추모하고 레스피기 생존 시 급변하는 정세를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으며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변치 않는 로마 시민들의 안식처이다. <로마의 소나무> 중 4번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는 로마로부터 동남쪽에 있는 아피아 가도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로 따지면 한강대로 정도?)는 2천 년 전에 완성한 대로로 로마가 흥성했을 무렵 군대들이 오가고 수많은 물자들이 다녔던 문자 그대로 '모든 길은 로마로 향한다'의 살아 있는 증거다. 지금은 폐허가 된 이곳에 서 있는 소나무를 보며 지난날 로마의 영광과 흥망 성사를 그리며 당당한 보루의 개선행진곡을 박력 있게 나타냈다. 

로마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로마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로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로마의 축제>는 지금 서울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는 여러 축제들, 예를 들어 서초 서리풀, 한화 불꽃, 여의도 벚꽃 등과 같은 여러 제전에 관한 이야기이자 행사를 음악으로 재현한 것이다. 단순한 먹거리, 볼거리 축제가 아닌 유서 깊은 도시이자 기독교 문명의 중심지요 다양한 문명이 공존했던 코스모폴리탄 로마의 과거 특색 있는 전설들이 음악으로 생생하게 부활한다. 이중 4번의 주현절(La befana)은 예수가 세상에 태어나신 날을 기념하는 축제인데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는 되는 1월 6일에 거행되는 구원의 기쁨에 충만한 성대한 잔치이다. 그래서 음악도 3박자의 약동하는 이태리 전통 춤곡인 '산타첼로'가 벌어지며 왁자지껄 떠드는 방언의 향연이 펼쳐진다. 

간과하면 안되는 게 오늘의 협연자로 출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다. 파가니니가 누구인가? 불세출의 기교로 비루투오소 시대를 개창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 이탈리아 제노바 태생의 한 시대를 풍미한 원조 슈퍼스타가 파가니니다. 배음과 바이올린의 4줄 중 한 줄로만 연주하는 혀를 내두르는 듯한 섬세함, 왼손을 줄을 튕기면서 오른손은 활로 현을 동시에 그어대는 주법 등 파가니니가 자신의 독창적인 기교를 현란하게 과시하기 위해 쓴 테크닉의 종합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협주곡 1번을 양인모가 재현하니 미리 예언한다. 파가니니가 끝나자마자 아이돌팬들의 함성과 같은 환호성과 바이올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테크닉에 넋이 나가 눈이 휘둥그레진 관객들의 표정을.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