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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 통신 32] 김대중대통령 서거10주기 추모 음악회를 마치고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08.17 09:44
  • 수정 2019.08.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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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동하는 양심과 김대중평화센터 주최, 16일 금요일 마포중앙도서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음악이 권력과 사회, 자본에서 독립적인 경우는 없었다. 음악과 예술은 기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에야 많이 살아남았고 지위를 보장받았다. 힘이라는 게 꼭 정치권력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 권력에 음악이 완전히 종속되어버린 현 세태에 음악이 음악으로서의 독자성을 띨래 면 음악이 상품으로서의 또는 예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대중들 위에 군림해야 한다. 음악은 고용된 상태다. 독재자든 악덕 기업주든 예술은 나쁘고 착하고를 떠나 권력에 귀속되어 의뢰인들을에 의해 탄생되고 지속되며 그 먹이사슬을 끊어버리려면 예술이 예술로서 독립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종교음악은 기능에 맞게 “찬양”의 목적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작품이 “교회 의식적 음악”이라거나 “무용곡”이라고 말하며 기능을 드러내는 개념을 따르는 관련이 있다. 어떤 음악이 기능적으로 또는 자율적으로 고찰되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엄격한 방식에 의해서 사회적 영역과 미적 영역을 구분하는 것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찬송가 또는 춤음악 등의 기능적 음악도 예술적 이해를 요구하며 또한 서양음악사에서 걸작으로 높이 평가된 예술 작품도 오로지 미적 척도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많은 경우 사회적 효용의 욕구에서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6일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렸던 추모 음악회의 마포, 서대문, 은평, 종로 4개의 연합합창단
16일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렸던 추모 음악회의 마포, 서대문, 은평, 종로 4개의 연합합창단

그럼 추모음악회의 본질은 무엇인가? 누가 출연했고 누가 나왔냐(Who)보다 무엇을(what)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곡이나 콘텐츠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단계별 접근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15일의 KBS 홀 음악회와 16일의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음악회는 너무 대척점에 둘이 마주 보고 있다. 하나가 <강요된 애국>을 달성 시키기 위해 주제에 대한 전달 방식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며 주입적이어서 과하다면 다른 하나, 즉 추모음악회는 느슨했고 개별적이며 분산되었다. 오페라에서 삭주 이상룡 역을 맡은 사람을 부각시키지 않고 <삭주 이상룡>과 안동이라는 고장과 웅도 경북에 집중했다면 추모음악회의 1부는 초대가수의 무대로 추모 가수를 위하 자리였다. 행사에서 초대가수를 부르는 건 흥행의 보장 때문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사람 때문에 오느냐에 따라 초대가수의 몸값이 정해지는 게 자본주의의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인데 클래식 음악계에서만 해당 분야의 권위자란 칭호에 따라 시장과 무관하게 브랜드 가치가 형성되어 버린다. 

추모 음악회가 열렸던 마포 중앙도서관에 음악회 배너와 홍보물이 부착되어있다.
추모 음악회가 열렸던 마포 중앙도서관에 음악회 배너와 홍보물이 부착되어있다.

김대중 정신으로 무장하여 극일 특장을 빈틈 없이 감행하는 일이야말로 10주기를 맞이하여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올바르게 추모하는 일이 될 터, 학술 심포지엄이 아나기 때문에 어떤 정신이 가장 김대중의 철학에 올바르게 부여되는지 무의미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임청각은 안동의 보배'라고 확실히 각인시킨 것처럼 김대중 하면 뭔가가 핵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될 수 있었다. 김홍국 박사에 의해 작시된 4편의 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뒷받침되었어야 했다. 추모 시를 제외하고는 음악화 된 어떤 시도 제대로 된 가사를 읽을 수 없고 볼 수도 없었고 낭독도 없었다. 프로그램에 그래도 오늘 초연되는 의미 있는 곡(이게 오늘은 내용이다)의 가사를 삽입하거나 PPT라도 있었어야 했는데 시의 배경과 의미 등을 알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정작 음악회의 핵심 중의 핵심이 되어야 할 2부 합창회는 15일의 삭주 이상룡 오페라가 걸었던 단점의 길인 옴니버스 식의 평면적인 나열을 그대로 답습했다. 일례로 김홍국 박사의 <한반도여>는 한반도를 아우르는 평화를 상징하는 노래가 없음을 안타까워해서 만든 미래에 다가올 통일 한국을 그리며 한국이 세계로 뻗어가는 웅대한 기상으로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노래하는 시이자 노래다. 이거야말로 김대중 정신을 한마디로 요약한 액기스 아닌가? 8곡을 하고 4개의 구립 합창단이 출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곡이야말로 제대로 정리하고 '임청각은 안동의 보배' 같이 주지 시켜야 했다.

18일 10주기 공식추도식의 사회까지 봐야하는 바쁜 와중에 직접 기획과 섭외, 진행까지 도맡고 추모시를 포함, 4개의 김대중을 기리는 시를 쓴 김홍국 박사
18일 10주기 공식추도식의 사회까지 봐야하는 바쁜 와중에 직접 기획과 섭외, 진행까지 도맡고 추모시를 포함, 4개의 김대중을 기리는 시를 쓴 김홍국 박사

 안성혁 작곡, 김홍국 작시의 <불꽃처럼, 강물처럼>은 다양한 기법과 대위법적인 요소가 섞이며 3부분으로 변하는 악풍으로 인해 변화가 심한 합창곡이었는데 가사 중간에 처음으로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나와서 이 곡이 김대중과 연관이 있구나 간파할 수 있었다. 그전의 선곡은 연유가 있겠지만 청중 입장에선 알 수 없는 사정이라 민주주의라는 김대중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들릴 때 반갑고 귀에 번쩍 뜨였다. 안성혁 작곡가의 곡이 끝나고 합창단의 지휘자는 예의를 아는 분이었다. 초연곡이라는 사실을 알고 작곡가를 찾아 무대로 모셔 인사를 시키고 싶어 했는데 작곡가 안성혁 선생님이 무대나 객석에서 나오지 않고 멀리서 음악회 진행을 하다 등장해 인사를 해서 안타까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된 어쩔 수 없는 박수에 무대 뒤에서 뛰어나온 남자가 추모 음악회란 내용을 메꾸고 김대중의 정신을 기리는 음악 유산으로 남긴 주인공인지도 모르고 저 사람이 왜 인사를 하나 의아했을 것이다.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동 목사와 작곡가 안성혁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동 목사와 작곡가 안성혁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숭고한 인생과 불멸의 업적을 기린 김홍국 작시의 <위대한 인생>은 다시 한번 김대중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자 앞으로 세월이 흘러 오늘의 음악회를 통해 김대중 노래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이 장을 빌려 가사를 소개한다.



위대한 인생 -김대중 대통령 10주기에 부쳐 (김홍국 작시)

 

남해바다 헤쳐 나온, 흔들림 없는 정의의 여정

바르게 산 자에게 영원한 패배는 없을지니

살아서도 승자, 죽어서도 승자가 되는 꿈이여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버텨낸 우리 조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강철같은 신념으로 꽃피워낸 민주주의의 길

군부독재를 떨쳐내리, 국회를 빛낸 의회주의여

하늘에서도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

우리가 깨어 그대와 민주주의 지켜나가리, 민주주의 민주주의!

인동초 되어 견뎌낸 길, 수많은 눈물을 흩뿌리다

생각할수록 아름다운 인생, 끝끝내 함께 펼쳐올렸네

그대의 피와 눈물 속에 꽃 피어난 우리 한반도여

우리의 민주주의, 평등과 자유, 아, 김대중이여, 김대중 김대중!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며 백마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김대중이란 인물의 생과 업적을 압축한 문장인가!

정말 서거 10주년을 맞아 김대중을 기리며 그분을 회상하는 건 민중의 자발적인 욕구가 되어야 하고 민초들의 유일한 무기인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한다. 오늘 불린 곡들을 제대로 혼성 4부 합창단에 의해 부르게 하고 악보 작업을 해서 전파하고 녹음도 해야 한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인데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정의로운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나가야 한다. 서거 20주기 추모 음악회의 노래들이 자생적인 구전이 되어 시민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고 조금이라도 김대중을 알고 그가 후손들에게 남긴 업적을 우리가 알 때,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더없이 큰 보람을 느끼겠다. 음악회 시작하고 들리던 생전의 크 카랑카랑하고 쇠소리 비음이 섞인 김대중 대통령의 서남 방언이 들리자 절로 숙연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립다......그분이....그리고 그분만큼 문화를 외치고 예술을 고용하지 않고 존중해준 위대한 지도자도 없었으리.......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음악회 평화를 위하여 공식 포스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음악회 평화를 위하여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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