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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프리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래식 히어로 II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07.31 08:40
  • 수정 2019.07.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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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일 목요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8월의 첫날,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15회 정기연주회는 클래식 히어로 II란 제목으로 정치용의 지휘 하에 이영조의 아리랑 축제, 임지영이 협연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차이로프스키의 교향곡 4번이 연주된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215회 정기연주회 공식 포스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215회 정기연주회 공식 포스터

 1985년 창단되어 순수 관현악 연주회 외에도 국립극장 전속 오케스트라 그리고 예술의 전당 상주 오케스트라로 지정되어 오페라, 발레, 합창단의 정규 레퍼토리에 참여하여 발레 공연이면 으레 코리안심포니가 연상될 정도의 인지도를 쌓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초대 홍연택 음악감독부터 시작하여 현재 정치용 제6대 예술감독까지 교향악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첫 곡은 우리 창작곡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역임한 이영조 작곡가의 <아리랑 축제>라는 작품인데 형식이 다양한 서양의 그릇 안에 한국적인 소재를 넣은 혼합주의적 음악을 주장해온 그이기에 이번 작품은 어떤 식으로 그의 철학이 작품에 용해될지 궁금하다. 아리랑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이 넘치는 마당에 거기에 축제라는 이미 곡 제목에서부터 곡의 성격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버리는 인상을 주지만 그런 <아리랑>과 <축제>라는 창작음악에서의 보편적인 두 이디엄이 한국 작곡계의 거장에 의해 어떻게 버무려져 관객 앞에 한 그릇 안에 소복히 담겨 나올지 기대를 해본다.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20세의 어린 나이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수상한 임지영이 협연하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영조의 아리랑 축제만큼 민족적인 색채가 강렬한 곡이다. 서양음악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가장 오른쪽 핀란드에서 북구 특유의 어두운 기운과 핀란드 민속음악적인 요소를 한데 혼합해서 보편적인 클래식 음악의 반열에 올려놓은 시벨리우스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걸작으로 칭송 받은 곡이 시벨리우스의 협주곡이다. 음악원에 재학 중, 원래는 바이올리니스트를 목표로 작곡보다는 바이올린을 주로 했고, 교내 현악사중주에서 제2바이올린을 맡기도 했던 시벨리우스 였기에 바이올린을 위한 작곡에는 자신이 있었다. 작곡가가 어느 악기에 대해 스스로 연주할 줄 알면 연주테크닉과 악기 매커니즘에 대허 연주자의 조언에 굳이 구애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기교에 실험정신과 상상력을 가미하여 명작을 만들어 낸다. 비루투오소 작곡가들의 많은 곡들이 지나치게 악기의 기교적인 면만 부각되어 음악적 내용과 텍스트가 부실한 작품이 많은 반면 시벨리우스의 협주곡은 상술한 것처럼 본인이 바이올린에 대한 풍부한 지식에 북유럽의 백야와 같은 음울하면서도 심연 깊숙한 곳을 자극하는 선율과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용광로와 같은 뜨거움이 혼합된 수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들이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연주하고 싶은 매력적인 곡으로 꼽힌다.

지휘자 정치용과 협연자 임지영의 프로필
지휘자 정치용과 협연자 임지영의 프로필

 2부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은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멜랑코니를 넘어 극렬한 감정 기복이 심하고 격렬함과 우울함이 혼합되어 있는 과다한 감성이 넘치는 신파류의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콤팩트하고 논리적이진 못하지만 여름에 삼계탕을 먹으면서 보양하고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맡기면서 "시원하다~~"를 내뱉는 우리네 민족성과 일치하는 감정이 있어 듣고 나면 시원하고 호탕하다. 한바탕 후련하게 카타르시스를 분출한 느낌이다. 특히나 4악장은 차이코프스키 스스로도 <민중들의 축제>라고 명명했는데 그건 바로 이 날 음악회의 첫 곡인 아리랑 축제와 일맥상통한다. 우리 민족의 정서인 흥과 한으로서 순수한 즐거움의 환희라기 보다 힘든 삶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인 한풀이이다. 그래서 4악장엔 타악기들이 가세되어 박력을 보태고 시끌벅적한 장터의 축제를 벌인다. 이날도 연주회를 다 듣고 돌아가는 관객들 얼굴을 한바탕 잘 놀았다라는 흥겨움이 묻어나 있을거고 입에서는 "잘 들었다~ 시원하다"를 연발할 거라는 걸 벌써부터 예언한다. 축제는 벌써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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