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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19] 류현진, 무덤에서 부활할까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07.29 10:55
  • 수정 2019.09.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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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성적 및 사이영상 향방 가를 쿠어스필드 경기 중요해

류현진 투수가 지난 7월 27일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 경기에서 6과3분의2이닝 1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11승2패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방어율은 1.76에서 1.74로 약간 좋아졌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류현진의 후반기 성적은 2게임에 나가서 1승을 올리고 있지만, 특유의 커맨드(투수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가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보더라인(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 가상의 직사각형)을 살짝살짝 넘나드는 정교한 피칭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타를 맞지 않는다. 그러나 후반기 2게임을 보면 7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볼넷을 3개(삼진 7개)나 허용했다. 올해 들어서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가장 많은 볼넷이었다. 7월 27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8안타 1실점을 당했는데, 8피안타 가운데 5개 정도가 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얻어맞았다. 볼넷 1개도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1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8회 1사까지 노히트 경기를 펼친 류현진은 헤라르도 파라 선수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 안타가 8이닝 동안에 맞은 유일한 안타였었다. 그날 류현진은 116개의 공을 던져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었다. 워싱턴 타자들이 지난 5월 13일 류현진과 올 시즌 처음 만나서는 겨우 1안타에 그쳤었는데, 7월 27일 두 번째 만난 경기에서는 8안타를 빼앗을 정도로 단단히 분석하고 나온 것으로 보였다)

8월 1일 콜로라도 로키즈 전이 후반기 또는 올 시즌 판도를 좌우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dodger blue. com 갈무리).
8월 1일 콜로라도 로키즈 전이 후반기 또는 올 시즌 판도를 좌우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사진=dodger blue. com 갈무리).

류현진은 8월 1일 콜로라도 로키즈 전이 후반기 또는 올 시즌 판도를 좌우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9일 콜로라도 원정 마운드에 올라 4이닝 9피안타 7실점의 시즌 최악 투구를 펼쳤고, 방어율이 1.27에서 1.83으로 치솟기도 했다. 류현진은 전반기를 마치고 소감을 묻는 국내외 기자들에게 “99점을 주고 싶다. 6월 29일 콜로라도 로키즈와의 경기를 엉망으로 치렀기 때문에 1점을 깎았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류현진으로서는 콜로라도 로키즈 팀과의 경기는 비록 천적 롤란 아레나도가 있기는 하지만 해 볼 만하다. 그러나 경기 장소가 투수들의 무덤으로 알려진 쿠어스필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6월 29일 경기에서도 3회부터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더니 5회에는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공 끝이 무뎌져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쿠어스필드를 왜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하는지 실감한 셈이다.

8월 1일 경기는 류현진에게 매우 불리한 여건 속에 벌어질 예정이다. 우선 류현진은 밤 경기보다 낮 경기에 약한데 낮에 벌어진다(한국시간 8월 1일 새벽 4시10분). 그리고 콜로라도 로키즈 팀의 선발 투수도 에이스인 허먼 마르케스다. 마르케스는 10승5패 방어율 4.88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5차례 등판해서 1승4패 방어율 9.25로 좋지 않다. 그러나 기록에서 봤듯이 1승을 올린 경기도 있다. 5년 전인 2014년 쿠어스필드에서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류현진이 5년 전 1승을 올릴 때처럼 좋은 투구내용을 보이면 좋겠지만, 만약 지난 6월 29일 경기처럼 참패를 당하면 1점대 방어율, 사이영상 등이 일찌감치 물 건너갈 가능성도 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7월 29일 새벽,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2안타 1실점(9탈삼진)으로 승리투수(14승4패)가 된 워싱턴 내셔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급부상하고 있다. 스트라스버그는 벌써 14승을 올리고 있어, 류현진 보다 3승이 더 많지만 방어율이 3점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사이영상 투표를 할 때까지 그 기록을 유지한다면 매우 유리한 기록이다. 8월 1일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질 콜로라도 로키즈와의 경기는 류현진에게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이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해서 12승에 실패한 후 기분전환을 위해서 부인 배지현 씨와 LA 외곽에 있는 한 식당에서 외식했다.

쿠어스필드, 콜로라도 로키즈 팀의 홈구장이다. 해발 고도는 메이저리그(MLB)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높은 1600m. 낮은 지대에 비해 산소가 희박해 공기 저항이 적다. 따라서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고, 변화구가 덜 꺾인다. 타자들은 떨어졌던 타격 감각과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지만, 투수에게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다. 올 시즌 MLB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에서는 부진했다(통산 5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9.15).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시즌 첫 쿠어스필드 등판에서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당시 1.27이었던 평균자책점이 그 경기 이후 1.83으로 치솟았다. 더구나 콜로라도 로키즈 3루수이자 중심타선에는 천적 롤런 아레나도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 0.609(23타수 14안타), OPS 1.944를 기록했다. OPS는 출루율+ 장타율을 말하는데, 0.800을 넘으면 정상수친데 무려 2배 이상이다. 올 시즌에는 더 좋다. 타율 0.750(4타수 3안타)에 OPS는 2.550이나 된다.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의 희박한 공기와 천적 롤런 아레나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쿠어스필드, 콜로라도 로키즈 팀의 홈구장이다. 해발 고도는 메이저리그(MLB)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높은 1600m. 낮은 지대에 비해 산소가 희박해 공기 저항이 적다. 따라서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고, 변화구가 덜 꺾인다. 타자들은 떨어졌던 타격 감각과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지만, 투수에게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다. 올 시즌 MLB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에서는 부진했다(통산 5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9.15).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시즌 첫 쿠어스필드 등판에서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당시 1.27이었던 평균자책점이 그 경기 이후 1.83으로 치솟았다. 더구나 콜로라도 로키즈 3루수이자 중심타선에는 천적 롤런 아레나도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 0.609(23타수 14안타), OPS 1.944를 기록했다. OPS는 출루율+ 장타율을 말하는데, 0.800을 넘으면 정상수친데 무려 2배 이상이다. 올 시즌에는 더 좋다. 타율 0.750(4타수 3안타)에 OPS는 2.550이나 된다.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의 희박한 공기와 천적 롤런 아레나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배지현 ; (창밖의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이 레스토랑에만 오면 기분이 좋아져요, 저 태평양 바다 좀 봐요. 현진 씨 오늘 경기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방어율을 지켰잖아요.

류현진 ; (혼잣말처럼) 뭐~ 늘~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야. 또 우리 팀이 이겼잖아.

배지현 ; 문제는 이번 주 목요일(8월1일) 쿠어스필드 경기잖아요.

류현진 ; 난 그 경기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아.

배지현 ; !?!

류현진 ; 지난번 6월 29일 경기,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 필드에서 아예 묻혔었잖아.

배지현 ; 그~렇~다~고~봐~야~죠.

류현진 ; 그러니까 이제 부활하는 일만 남은 거야.

배지현 ; 맞아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정신으로 하면 안 될 게 뭐 있겠어요?

<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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